제주말에도 문법이 잇수다
[제주어기획/"어멍아방 영 살았져"](95)제주말 문법
(우연히 길을 가다가 둘이 만남)
콩셍이 : 야, 셍이야, 오래간만이여. 그 사이에 전화도 번 못고, 잘 지넴시냐?
셍이 : 야, 나도 마찬가지여. 이녁은 어떵 살암서.
콩셍이 : 으, 그런대로 잘 지넴저. 요샌 웰빙이여, 헬스여 여노난, 먹거리 장만영 식구덜 멕여사곡, 트멍엔 인터넷곡, 또로 올레길 걷곡 젠 난 르젼 경 한걸 펜이 아니여게.
셍이 : 아이고, 미지게 르 읏이 살암고나게. 잘염저. 난 아으덜토 나가부난, 하르방광 나만인디 하르방도 놀레 나가불민 나만 울럿이 앚안 테레비나 보곡 단, 룬 어떵단 ‘제주말 선생 육성 과정’ 교육이 싯젠 연, 속으론 벨일도 다 잇젠멍 강 봄이나 젠 그걸 신청지 아니여시냐. 느 알거니 나도 제주말을 잘 는 축에 드느녜이. 나 셈엔 나도 제주말은 놈만인 여지는 걸로 알안, 강 번 자랑이나 여보젠 거랏주게.
콩셍이 : 재미 이신 말이여게. 우리 어디 강 차나 잔 영 가게.
셍이 : 기여, 요레 가게.
셍이 : 교육을 받으레 간 보난 벨일이라라. 나만 와져시카부덴 난 50명도 넘게 하간듸서 와서라덜. 또로 온 사름덜토 제주 사름덜만이 아니라, 들어왕 사는 바끳사름덜토 하영덜 와선게.
콩셍이 : 덜 우리 또레라냐.
셍이 : 아니, 남, 여, 젊은이, 나이 든 사름 거 읏이 덜 와선게. 번찍 셍각도 못 일이랏주게.
콩셍이 : 게난 그듼 간 무신 걸 배완디?
셍이 : 그듸 가난 교재옌 멍 주는 걸 보난 난, 제주말을 글로 써 놓아신디 그걸 보난 왁왁이라라. 그초록도 어려우카? 잘도 어려와고게. 나가 제주말을 아노렌 게 헛노롯이라고.
콩셍이 : 그 자락 경 어려와냐?
셍이 : 그것도 경헷주마는, 우린 말로만 앙 알아먹음만 민 뒈는 중 알아신디, 제주말 문법이옌 멍 아가난, 아이고 나 무사 와져신고 여젼게. 경주마는 리치는 선생이 체얌읜 왁왁는지 모른덴 멍, 근근 아가난 경헤도 알아지는 것도 션게.
콩셍이 : 제주말에도 문법이 셔냐? 난 표준어만 문법이 신 걸로 알아신디.
셍이 : 경난 선생이 제주말은 표준말광 달르난 제주말이여 표준어여 는 거옌 아고. 또 말이 달르난 그에 란 문법도 달르곡, 또 튼 말이라도 말는 방법이 달르난 쓰는 것도 달른덴 아고.
콩셍이 : 어떤 것이 경 달라?
셍이 : 달른 건 하고. ‘가당 보민, 가단 보난’이옝 는 것도 어느 게 맞고 어느 게, 잘못 뒌 걸 몰르멍 썸젠. ‘가당 보난’이옝 쓰는 건 잘못 뒈엿젠. 우리라 아고.
콩셍이 : 나도 ‘가당 보난’이옝도 곡 ‘가단 보난’이옝도 쓴다. 어떤 듸선 ‘갓뎅 아라’나 ‘갓덴 아라’도 튼 뜻으로 쓴덴 는 듸도 셔라. 그게 잘못 뒈엿젠?
셍이 : 으, 치 우리 선생은 그건 잘 연구여 보도 아니 하연 는 거옌 안게. 주로 ‘ㄴ’으로 발음 걸 ‘ㅇ’으로 발음 때가 싯긴 디 그것광은 달르덴. ‘무신 거, 이신 거, 모든 거’는 ‘무싱 거, 이싱 거, 모등 거’옝 발음이 되어도 쓸 땐 ‘무신 거, 이신 거, 모든 거’옝 써산덴. 경멍, ‘먹엉, 먹언’에 써진 ‘-ㅇ’광 ‘-ㄴ’은 앞의 그것광은 치 달른 거옌 아고. 경멍 그건 어려와부난 교육을 잘 받읍센 멍 그것도 배왓주.
콩셍이 : 아이고, 난 그게 무신 말산디도 왁왁연 몰르키여. 제주말에도 무신 문법이시냐?
셍이 : 어떤 사름이 선생신디 경 으난, 선생이 불끈멍, 경 제주말을 우습게 아난, 제주말이 멜라져 부는 게 아니겐 아고. 경멍 제주말을 살리멍 육성젱 민 제주말에 대 인식부터 잘 정 이서사 덴 아고.
콩셍이 : 제주말에 대 인식을 어떵렌?
셍이 : 게메, 나도 잘은 모르커라마는 그 선생이, 제주사름덜은 모든 사물을 제주말로 나타낸덴 멍 그 사물에 대 가치도 그 말에 랑 결정뒌덴 아고. 경난 튼 사물이라도 제주 사름이 보는 것광 다른듸 사름이 보는 게 달를 수가 잇덴도 아고. 경난 제주 사름은 제주말을 쓰는 거고, 또로 그걸로 영 이녁네 정체성을 나타내는 거옌 안게. 경난 제주말은 표준어광 을 필요도 읏고, 그초록 달른 것이 표준어에 도움을 줄 수 이실 수도 잇덴 안게. 표준언 알고보민 지방말이 모연 뒌 거옌도 아고. 경난 표준어광 제주말은 서로 도와주는 관계가 뒈여산덴도 안게.
콩셍이 : 게메이, 난 듣긴 들어도 무신 말산디 왁왁다.
셍이 : 이녁도 다음에랑 번 그듸 강 들어봐. 처음읜 왁왁여도 들어가난 알아졈직도 여고. 경고, 제주말에 ‘잇저, 시냐, 이시냐, 싯더라도’덜은 표준언 ‘있-’하나만 이신디 이초록 ‘잇, 싯-, 이시-, 시-’가 이신 건 제주말 체계에 란 이신 거옌도 아고. 우리말은 ‘씨끝/어미’가 발달 언어라부난 ‘잇저, 잇나’ 따위도 쓰젠 난 경 뒌 거 닯덴 아라. ‘잇나, 곱나’초록은 표준어에선 안 쓰는 말이라.
콩셍이 : 게민 ‘잇나, 곱나’덜은 어떵 표준어로 풀어?
셍이 : ‘있는다, 곱는다’로 풀 수바끠 잘못 쓴 걸로 보민 안 뒌덴. 제주 사름덜은 제주말이 만이라도 이상여붸민 제주말이라부난 이상게 쓰는 걸로 알앙, 그걸 잘못이렝만 는 것 답덴 아고. 이런 건 제주 사름덜의 문법체계에 란 경 뒌 걸 몰라부난 경는 거주, 잘못뒌 게 아니렌 여고.
콩셍이 : 아이고, 제주말도 정말 어렵다이. 나도 트멍 나민 번 그레 내컬어보키여.
셍이 : 으, 이녁도 제주말 잘 여진덴 지 아니염서? 강 들어보라, 경 여도 새롭게 들을 게 할 거 닮아라.
콩셍이 : 게메 경 여사 컨게.
셍이 : 아이고, 이녁 오래간만의 만난, 나 배운 거만 자랑멍 이녁신디 아먹어진 거 닮다. 잘도 속 씨원게 서꺼졋져. 이제랑 가보게.
콩셍이 : 아따, 오 이녁 만난 좋은말 잘 들어서. 나도 번 가보커라.
모두 : 잘 가이, 또 보게.
글 송상조 문학박사·㈔제주어보전회 고문
㈔제주어보전회(www.jejueo.co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