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아프리카서 의료봉사
[제민일보 선정 올해의 제주인] '말라위'의 천사 백영심 간호사
1990년 안정된 삶 뒤로 하고 아프리카행
병원·간호대학 설립 등 인력양성도 앞장
제민일보는 2012년도 '올해의 제주인'으로 20년간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말라위의 천사' 백영심 간호사(50)를 선정했다.
제주여고와 제주한라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백 간호사는 1984년부터 6년간 고려대 부속병원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백 간호사는 대학병원 간호사라는 보장된 삶을 뒤로하고 '더 어려운 환자'를 찾아 1990년 아프리카 케냐로 의료봉사를 떠났다. 이후 1993년 말라위로 옮겨 지금까지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백 간호사가 주도적으로 앞장서 2008년 릴롱궤 외곽에 건립한 대양누가병원은 현재 200병상 규모로 성장했으며 외래 환자만 1일 평균 2500명, 신생아 출산은 월 평균 200명에 이른다.
또한 백 간호사는 2010년에는 병원 옆에 간호대학을 세웠으며, 앞으로 의과대학 설립도 계획하고 있는 등 의료 인력 양성을 위한 토대를 쌓고 있다.
특히 백 간호사는 최근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치료를 위해 6개월 마다 한국에 다녀가야 상황에서도 아프리카 환자들 곁을 지키며 사랑을 실천하는 등 제주의 명예를 높였다.
그는 "제가 누굴 돕는다는 것보다 오히려 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누구나 치열하게 살아가듯이 아프리카로 자리를 옮겨 그들과 함께 사는 것 뿐인데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백 간호사는 "사실 처음에는 100년이 지나도 이 사람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막막했다"며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내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이곳에서의 삶을 선택한 이유와 가치가 충분하다고 마음을 고쳤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도 가난한 말라위에는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하루빨리 의과대학을 설립해 그들을 치료할 수 있는 의사를 많이 양성해 하는 등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백 간호사는 "도민들도 아프리카의 어려운 환자를 돕는데 관심을 가져달라"며 "우리가 조금만 힘을 보태준다면 그들의 생명을 살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자신의 몸보다는 질병으로 고통받는 말라위 사람들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백 간호사는 대양누가병원의 인력 충원에 대한 고민과 말라위에 의과대학 설립의 꿈을 안고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한편 제민일보는 지난 1990년부터 각 분야별로 제주를 알리거나 제주의 명예를 신장시킨 인물을 심사해 '올해의 제주인'으로 선정, 시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