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경관 무시한 설계 중산간 훼손

기획 / 한라산으로 향하는 관광개발 (중)
사업지구내 관광일정 소화 '경제효과 미흡'
행정, 무분별한 공유지 매각 난개발 부추겨
중산간 개발 명확한 '원칙·기준' 마련 필요

2013-08-08     강승남 기자
▲ 중산간 일대에 추진 중인 대규모관광개발사업이 주변을 무시한 설계로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새별오름 입구에서 바라본 아덴힐리조트와 차이나비욘드 힐 관광단지 사업부지. 강승남 기자
제주 중산간 일대에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관광개발사업의 경우 주변경관이 무시된 설계로, 제주의 오름·해안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행정 역시 무분별하게 공유지를 매각, 난개발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중산간 개발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되고 있다.
 
△ 제주경관 조망 장애물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연결하는 평화로는 제주의 오름과 해안경관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도로다.
 
한라산 방향으로는 바리메 오름과 괴오름, 폭낭오름 등 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하는 오름군락이 솟아 있다. 또 반대 방향에는 한림지역 해안선과 비양도까지 조망할 수 있는 등 도민·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제주시에서 서귀포 방면 평화로 왼쪽에 '장애물'이 나타난다. 해발 440~520m에 들어선 '아덴힐 리조트'는 인근 왕이메오름·돔박이오름 등을 무시한 주황색 계통으로 채색하면서 중산간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게다가 콘도 298실 규모의 아덴힐 리조트 인근에 콘도 1080실·관광호텔 823실 규모 '차이나 비욘드 힐 관광단지'조성사업도 추진, 경관 훼손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 지역경제 파급효과 미흡
 
중산간 일대에 추진되는 관광개발사업의 인한 지역경제 파급효과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도심과 떨어진 지리적 여건 상 단지 내 상가·위락 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광개발 사업자들이 콘도·관광호텔 등 숙박시설 이외에도 상가·관광식당·컨벤션센터·휘트니스센터 등을 조성하면서 사업지구 내에서 모든 관광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개발사업에 따른 이익도 역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제주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년 전 제주지역에 골프텔이 잇따라 건립되면서 소비성향이 강한 고부가가치 골프관광객이 골프장에서만 모든 일정을 소화, 지역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미흡하고, 경관훼손이 우려되는 중산간 일대 난개발을 행정이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애월읍 '상가 관광지 조성사업'의 전체 사업부지 47만6262㎡ 가운데 공유지는 18만3048㎡(18%)로, 중산간 고지대 개발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기준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강승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