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산업구조 개선·일자리 창출 긍정 평가

기획 / 새로운 국제자유도시를 모색한다
5. 첨단과학기술단지

2013-09-24     강승남 기자
▲ 제주국제자유도시 핵심 프로젝트 가운데 2010년 가장 먼저 준공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지역 산업구조 개선과 고용창출 등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부지 전경. 강승남 기자
핵심 프로젝트 중 처음 준공…91개 기업 입주
2018년까지 3910억 투입…제2과기단지 조성
연구·기술사업화 지원 등 기업 육성방안 필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제1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시행계획(2002~2011년)의 핵심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먼저 완공, 국제자유도시 개발사업의 신호탄을 알렸다. 특히 1·3차 산업 중심의 제주경제 산업구조의 틀을 바꾸는 '차세대 동력 인프라'와 국제자유도시를 견인할 글로벌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 첨단과학단지 순항
 
제주지역은 농업·관광 등 1·3차 중심의 산업구조로 산업간 불균형이 심화, 지역경제 팽창과 일자리 창출에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개방으로 1·3차 산업 위축이 불가피, 이들 산업의 균형조정자로서 2차 산업인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도 등은 제주지역의 새로운 성장 산업이자 핵심 산업인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 환경기술(ET) 등 첨단 고부가가치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인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사업'을 국제자유도시 핵심 프로젝트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제주시 아라동 일원 109만6000㎡에 4500억원을 투입, 첨단과학기술단지를 조성, 지난 2010년 6월 준공됐다.
 
JDC는 국내·외 유수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회와 국제적 환경을 제공하고 지역 대학·유관 기업과의 산·학·연 클러스터를 구축해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메카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첨단과학기술단지는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민일보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미래리서치(대표 양진철)에 의뢰, 8월9~17일 공무원·기업인·대학교수·연구원·정치인·마을이장 등 256명을 대상으로 6대 핵심프로젝트 가운데 추진성과가 높은 프로젝트를 물은 결과 첨단과학기술단지는 32%로 영어교육도시(60.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기업인의 44%가 추진성과가 높다고 답해, 제주 산업구조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입주기업 유치 성공
 
JDC와 제주도 등이 제주첨단과학단지 활성화를 위해 IT·BT·R&D 기업 유치에 나선 결과, 지난 8월 현재 91개 기업이 입주해 도내 첨단지식산업 및 산·학·연 클러스터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산업시설용지는 22개 기업에 100% 분양 완료됐으며, 지원(임대)시설은 65%(60개 기업)가 분양됐다.
 
입주기업의 면면도 화려하다.
 
국내 굴지의 IT 기업 가운데 하나인 ㈜다음커뮤커뮤니케이션은 2012년 4월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연면적 9184㎡,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스페이스 닷원'을 완공, 본사를 이전해 '제주시대'를 열었다.
 
㈜다음은 또한 2014년 완공을 목표로 두번째 사옥인 '스페이스 닷투' 신축공사에 착공했다.
 
또한 홈시어터 TV·노트북·로봇청소기 등을 생산하는 IT 가전업체인 ㈜모뉴엘도 총사업비 50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9월 신사옥 건립에 착공,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뉴엘의 지난해 연매출액은 4600억원으로, 미국·중국 등 4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또 다른 IT가전업체인 ㈜온코퍼레이션도 지난 7월 242억원을 투입, 연면적 7228㎡,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본사·연구소를 지난 7월 완공해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새둥지를 틀었다.
 
또 '알집' 등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인 ㈜이스트소프트도 총사업비 111억원을 누입,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연구소를 설립했다.
 
IT기업 이외에도 첨단과학기술단지에는 제약회사인 한국BMI와 일본 코칸도 그룹 등 다수의 BT 기업들이 첨단과학단지에서 '제2의 창업'에 나서고 있다.
 
▲ 첨단과학기술단지내 스마트엘리트빌딩(위)과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본사 '스페이스 닷원' 전경. 강승남 기자
△ 지역경제 파급효과
 
이처럼 첨단기업들이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입주하면서 지역경제에도 큰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제주 이전으로 실제 제주가 얻는 이득은 무엇보다 현지 고용창출이다. ㈜다음의 자회사인 다음서비스의 직원 400여명 가운데 90% 이상이 제주출신이다.
 
넥슨네트웍스는 2009년 제주 내 지점을 설치한 후 현지 채용 인력이 200명 정도 늘어나 2010년 12월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해 왔다. 넥슨 지주회사 엔엑스씨도 30% 이상을 현지 인력으로 채웠다.
 
중·장기적으로는 제주 지역 산업구조 변화와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다음 제주 본사이전으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2014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 6.6% 증가, 고용 창출 효과 1000여명으로 분석됐다.
 
또한 JDC에 따르면 2010년 단지 준공 후 올해 7월말까지 산업시설 용지 입주계약 체결 업체 17개 기업이 투자한 건설비 1814억원 가운데 1644억원이 도내 건설업체가 수주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지역 내 일자리 창출·가계소득 향상·소비력 증대 등을 통해 제주 경제지표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 외에도 '젊은 기업'의 기업 문화가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도 있다. 다음의 사회 공헌 활동 '인터넷 하는 돌하르방', 넥슨 엔엑스씨가 운영하는 문화 공헌 카페 '닐모리동동' 등은 지역 주민과의 교류를 통해 젊은 IT 기업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외에도 세계 유수의 과학단지와 네트워크를 구축, 국제적 수준의 과학단지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 제2첨단과기단지
 
JDC는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시행계획(2012~2021년)에 제주의 신성장 산업인 첨단지식산업 육성을 위해 3910억원을 투입, 제2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IT·BT·에너지 관련 첨단지식산업 및 풍력·태양열·스마트그리드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을 유치할 방침이다.
 
현재의 첨단과학기술단지의 개선사항인 창업보육, 비즈니스 기능을 강화하는 등 산업육성전략을 '유치와 이전'에서 '창업과 배양'으로 전환한다. 생산을 통한 수익이 이미 발생하고 있는 기업들은 제주 이전 동기가 희박하기 때문에 국내·외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 지원하겠다는 복안이다.
 
제2첨단과학기술단지는 국가산업단지 공영개발로 시행하고 필요시 자유무역지역(지식경제부), 벤처육성촉진지구(중소기업청), 지방과학연구단지(교육과학기술부) 등의 지정도 추진한다.
 
JDC는 2015년 부지 및 기반시설 조성을 시장으로 2016년 건축공사 착수, 2018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 향후 과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제주의 취약한 첨단지식산업 기반 강화 기여 등 긍정적 평가와 함께 과제도 산적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제주형 첨단지식산업 육성전략의 정교화가 요구된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 취지에 부합하는 산업특화 및 산업단지 관리 전략이 부재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한 타 핵심사업과의 연계와 외국기업 투자유치가 미흡, 성과를 극대화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는 점도 개선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첨단과학기술단지 활성화를 통해 1·3차 산업으로 한정됐던 제주의 산업구조를 확대, 제주국제자유도시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 부분이 과제가 떠올랐다.
 
때문에 신규 창업 활성화와 기업 연구개발 및 기술사업화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등 구체적인 기업 육성방안을 정부·제주도·JDC가 공동으로 도출해야 한다.
 
향후 첨단과학기술단지가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능가하는 혁신 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민들의 관심과 지원도 요구된다. 강승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