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분뇨 적절히 처리하면서 친환경 전기 생산
[탄소없는 섬 제주 세계적 녹색산업 메카로]
2부 제주형 녹색산업 발전모델 찾아라
3. 두 마리 토끼잡는 바이오가스발전
2013-10-14 김용현 기자
숙성 과정 메탄가스로 발전기 가동 전기판매 수익
양질 액비·퇴비 생산 농가에 보급 '일석이조' 효과
제주지역은 양돈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축산분뇨 악취 및 처리난이라는 사회적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런던협정 발효에 따라 지난해부터 축산분뇨 해양투기가 금지되면서 액비살포처리 비중이 높아졌고, 이 때문에 악취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분뇨숙성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바이오가스발전이 '두마리 토끼를 잡는' 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 축산분뇨 악취 해결책 부각
제주지역 가축분뇨 발생량은 지난해 기준 1407t이며, 이 중 액비처리가 661t으로 47%를 차지하고 있고, 퇴비 422t(30%), 공공처리 81t, 세척수·기타 243t 등이다.
그러나 상당수 농가와 처리업체가 3개월 이상 숙성해 악취를 최대한 제거한 후 초지나 밭 등에 살포해야 하지만 미숙성액비를 뿌리면서 악취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처리장을 조성하고 있지만 건설 및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 현재 6%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축산분뇨처리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바이오가스발전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바이오가스발전은 가축분뇨와 음식물쓰레기 등을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원료로 발전기를 가동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다.
특히 발전기가동에 필요한 메탄가스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축산분뇨를 충분히 숙성해야 하기 때문에 악취없고 양질의 퇴비와 액비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발전기를 가동하면서 발생하는 폐열을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 분뇨 적정처리 전기도 생산
돼지 1000마리의 분뇨에서 하루 158㎾h의 전기생산이 가능하다. 현재 제주지역서 사육중인 돼지는 54만6055마리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8만8900㎾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제주지역은 양돈장이 단지화돼 있어 가축분뇨를 쉽게 확보할 수 있고, 분뇨이동거리도 짧아 다른 지역보다 바이오가스발전산업 육성에 유리한 점이 많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우선 2017년까지 300억원을 투자해 1일 축산분뇨 100t 처리규모의 바이오가스발전시설 4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시범사업으로 ㈜제주축산바이오가 20억원(자부담 14억원, 지방비 6억원)을 투입해 2010년 한림읍 상대리에 1일 50t처리 규모의 바이오가스발전시설을 준공하고 운영중이다.
제주축산바이오의 바이오가스발전시설은 집수조(200t), 발효조(2400t) 3기, 액비저장조(1000t), 100㎾급 발전기 등으로 구성됐다.
제주축산바이오는 자체적으로 운영중인 양돈장에서 1만4000마리의 가축분뇨를 통해 1일 평균 1100㎾h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제주축산바이오는 이 시설을 운영하면서 1㎾당 130원에 전기를 판매하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고, 양질의 액비·퇴비를 만들어 비료로 재활용하고 있다. 특히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악취발생을 차단하면서 환경도 보호하고 있다.
또한 안덕면에 하루 100t 규모의 바이오가스발전시설 조성사업이 추진중이며 현재 허가절차가 완료돼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 산적한 과제 해결해야
제주도의 계획처럼 시범사업 1곳을 포함해 5곳의 바이오가스발전시설이 가동되면 연간 메탄가스 4727t을 만들어 394만2000㎾h의 전기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가스발전산업이 제주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해결할 과제도 산적하다.
현재 바이오가스발전산업은 초기시설투자 비용이 많고, 기술력 부족으로 분뇨의 특성과 농도에 따라 발전효율이 크게 저하되는 등 불안정성을 갖고 있다.
더구나 바이오가스 시설 및 장비 대부분이 독일이나 덴마크 등 외국기술에 의존하면서 유지·보수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발전시설 고장시 부품과 전문기술자 확보 등에 어려움이 있어 수리기간이 오래 걸리는 실정이다.
바이오가스발전시설의 전기구매 비용은 태양광발전의 13%에 그치는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분야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도 떨어진다.
이에 따라 우선 바이오가스발전 산업의 국산화를 위해 정부차원의 육성정책이 필요하고 전기구매액도 태양광과 풍력과 동등하게 높여야 한다.
바이오가스발전시설에서 발생하는 액비와 퇴비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친환경농업을 함께 육성시켜야 한다. 김용현 기자
인터뷰 / 이기현 ㈜제주축산바이오 팀장
"가축분뇨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면서 동시에 전기도 생산하는 등 많은 효과를 얻고 있다. 하지만 기술력과 전문인력이 부족해 유지·보수에 어려움이 있어 대책도 절실하다"
이기현 ㈜제주축산바이오 팀장은 "현재 제주축산바이오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1만4000마리 규모의 양돈장에서 발생하는 축산분뇨를 이용해 바이오가스발전시설을 가동하고 있다"며 "하루 50t정도 축분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발전기를 가동시킬 정도의 메탄가스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온에 축분을 완벽히 숙성해야하기 때문에 냄새가 거의 없는 양질의 액비와 퇴비도 생산하고 있다"며 "친환경비료자원을 인근 농가에 공급해 가축분뇨 처리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바이오가스발전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당 140원에 판매하면서 한달에 4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정부와 제주도가 신재생에너지산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팀장은 "바이오가스시설이 독일기술로 만들어졌고, 제주도에 전문업체나 인력이 없어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발전기의 고장이 잦고, 전기생산용량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발전기를 수리하려면 타지역서 전문기술자를 불러야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현재 발전기 상태가 완전치 않아 전기생산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완벽히 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기술국산화와 전문인력만 충분히 확보된다면 바이오가스발전산업은 제주에서 성공적으로 도입될 수 있다"며 "축산업 비중이 높은 제주는 반드시 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