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관광객 급증 '엇갈린 시선'
기획 / 제주 '차이나 열풍' 어떻게 봐야 하나 (상)
2013-11-06 강승남 기자
업체 9곳 3조원 투자…제주 방문 연간 200만명 육박
지역경제 활성화 도움 기대…무분별한 개발 등 우려
중국 자본의 제주 투자가 이어지고 중국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도민사회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 자본·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와 중국 자본의 투기 의혹과 무분별한 관광개발에 따른 환경훼손 등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 얼마나 늘었나
제주에 부는 '차이나 열풍'을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관광업계다.
5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00년 5만7236명에 불과했던 제주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2004년 1만1236명 △2009년 25만8414명 △2010년 40만6164명 △2011년 57만247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2012년 사상 첫 중국인 관광객 100만명(108만4049명)을 돌파했고 올해 9월말 현재 166만4890명으로 연말까지 200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또 제주에 투자를 하거나 계획 중인 중국기업은 8월말 기준 9곳으로 제주도의 외국인 투자기업 14곳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투자규모도 3조 349억원으로 외국인 전체 투자사업비 투자사업비 5조6782억원의 53.4%다.
또 이들 업체의 FDI(외국인직접투자)신고액 4449억원 가운데 1658억원(37.2%)이 실제 투자된 것으로 집계됐다.
도내 중국인 토지취득 현황도 2007년 3분기 8필지·2만2019㎡에서 올해 3분기 2917필지·301만5029㎡로 늘었다.
△ 차이나 열풍 이유는
2009년 중국 정부는 자원에너지·제조업 외에 부동산서비스 분야 투자에 대해서도 개방했다. 특히 중앙 정부가 갖고 있는 투자승인권한을 금액에 따라 지방정부로 이양되면서 근거리에 위치한 제주에 대한 투자가 이어졌다.
또 지난 2008년 2월부터 제주도에 한해 30일 동안 '비자' 없이 머물 수 있도록 허용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다.
제주도 역시 제주투자진흥지구 제도와 부동산영주권제도 도입 등을 통해 중국 자본 유치에 나선 것도 주효했다.
또 2008년 12월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북경에서 단독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또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설명회 개최·유력 지도자 활용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 나갔다.
결국 중국 자본유치·관광객 증가는 중국의 정책변화와 제주도의 마케팅의 합작품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중국 자본의 제주투자 사업이 한라산 중산간 일대 집중에 따른 난개발과 환경파괴 논란, 토지 잠식 우려, 공공장소에서의 오물투기·고성 등 무질서 행위 등으로 인해 도민사회 일각에서 중국 자본·관광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김정학 도국제자유도시과장은 "중국자본 투자유치와 중국인 관광객 증가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투기자본·불량기업을 구별하기 위해 투자유치 초기단계에서 평가하고 있으며 중국인 토지소유 현황도 아직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승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