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도령 일어나문 큰 일 나카부덴 모두 달아나는구나
[김창집 연작소설 '뚜럼열전']-세경할망 자청비(11)
청비가 궂인새를 려뒁 백년해로 여 보젠 열심히 노력멍 살단 보난, 옥항에선 착덴 는 소문이 방에 퍼지게 뒈엿다. 경여 가난 궁안 남덜이 그걸 시기연, 문도령을 죽여뒁 청비를 푸데 젠 소근닥엿다. 이 실 안 청비는 또시 꿰를 내게 뒌다.
“낭군님! 지금 궁안의선 우리가 정이 좋은 걸 시기여 낭군님을 읏이대기젱 난리난, 얼매간 이딜 피는 것이 좋구다. 알엣을에 려가문 서천꼿밧 꼿생인 집의 신디, 소첩이 그 집 말젯아기신디 여여 연유로 장게 들언 놔둬시메, 나 대신 그 집의 들어강 삽서. 강, 양지가 어떵연 영 나부러시냐 건, ‘과거(科擧)예 멧 번 떨어지단 보난 애안 이 모냥이렌 읍서.’ 경곡, 그디서만 살젱 마랑 그디 선보름 살곡, 후보름은 이디 왕 살렴을 여사 니다.”
멍 피신을 시켜신디, 아명여도 새 것이 좋은고라, 꽃생인 말젯아기신디 딱 붙엉 살멍 옥항 청비는 베린 척도 안게 뒌다. 청비는 ‘이 노릇을 어떵리. 죽건 살건 디 붙엉 살 걸. 가문 간 딧 심이엔 영게, 또 뚜럼이 나 꿰에 나가 넘어가는구나.’ 멍, 그짓말로 ‘어머님 아바님이 아판 다 죽어감수다.’ 펜지 쎤 셍이 개기에 전 보내난, 겁나신고라 급 지멍에 망건을 씨는 게 행경을 둘러씨고, 두루막을 입는 게 둑지에만 걸쳔 청비신디 려드난, 청빈 머리 풀언 빗젠 단 머리를 훽 걷어줴연 찝겁으로 무껀 베꼇더레 나간 문도령을 맞게 뒌다. …그로부터 부모 초상 낭 바쁜 정황, 즉 성복 전읜 통두건 씌곡 두루마긴 둑지에 걸치는 풍십이 마련 뒈고, 여상제는 머리 풀엉 찝겁으로 무끄는 법이 생겨낫젠 다.
문도령이 옥항에 올라온 걸 어떵사 알아신디 궁안에선 냑 먹으레 오렌 초청을 엿다. 청비가 꿰를 내연 서방 가심더레 소게 뭉텡일 담아주멍,
“낭군님! 궁안에서 사름덜이 낭군님을 죽여두고 날 푸데 젠 는 건 잘 알암지예. 오밤의 잔칫상 려 앚졍 궁녀가 술을 권건, 먹는 척멍 가리 알러레 비우곡 안주도 조심영 먹곡 멍 정신 바짝 려사 니다.”
연 단들연 보내엿다. 문도령은 궁안의 간 궁녀가 술 권난 각시가 은 대로 먹는 척멍 가심더레 딱 뿔루완 취 척여 가난, 궁안의선 그 중도 몰르고 ‘저거 그만문 집의 가당 질레에서 죽넹.’ 멍 내보내여신디, 집더레 오단 보난 웨눈벡이 할망이 싯단,
“문도령님! 이 술 잔만 들엉, 술깝 꼼 동정여뒁 갑서. 냑거리 엇언마씀.”
연, 그 말을 들은 짐엔 냑이 주는 술 딱 가심더레 비와부난 속이 꼼 컬컬기도 고, 아무 생각 읏이 술깝 푼 뎃겨둰 받안 쫙 게 드르씨난, 직시 에서 털어지멍 죽어분다.
청비가 그 실을 알안, 날이 캄캄여지난 문도령을 업어단 구들러레 눅젼 이불 더꺼 놓고, 주월재열광 생이덜을 심어단 씰겁으로 묶언 공쟁이마다 걸어두고, 뒷녁날 낫이 뒈난 벌테 은 군졸덜이 푸데 레 몰려든다. 청빈 아무치도 아닌 체 공단클에 앚아둠서,
“당신네덜이 날 푸데 레 오랏주마는 난 보통 사름이 아니라. 혹 우리 낭군 먹는 음식이나 먹으문 청영 가카 몰라, 경 아니문 나 그디 가도 굶을 거난 도리가 읏수다.”
군졸덜이 그거 어떤 벨 건디 경 염시녠 멍 먹어보켄 난, 함박에 쒜로 멩근 배길 다 놓으난 아무도 못 먹언. 또시 우리 낭군 단 방석 선반 우틔 시메 당 아앚이렌 난 무쉐방석이란 베연 아무도 못연,
“아이고, 문도령이 영 심 좋은 사름이로구나.”
는디, 고만이 방에서 나는 소릴 들어보난, 주월재열 소리광 생이가 개 치멍 파닥거리는 걸 자멍 코 는 소리로 알아들언, 힘 씬 문도령이 일어나문 큰 일 나카부덴 나둘 딱 아나는구나. (계속)
려뒁 : 쫓아두고
푸데 : 사람을 큰 자루 속에 넣어 옮기거나 벌을 주는 일
읏이대기다 : 무엇을 다 없이 해버리다
아명여도 : 아무래도
행경 : 상이 났을 때 상주가 다리에 치는 천. 행전
찝겁 : 짚의 가는 줄기
소게 : 솜(綿)
뿔루다 : 물을 잦아 없어지게 하다
함박 : 나무 바가지로 남박보다 큰 것
배기 : 수제비의 일종. 가루를 되게 쪄 손으로 떼어 국 같은 데 넣은 것. 소설가·제주작가회의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