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햇빛 넘어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개발해야
[탄소없는 섬 제주 세계적 녹색산업 메카로]
2부 제주형 녹색산업 발전모델 찾아라
6. 제주에 있는 무한한 전력자원들
2013-11-26 김용현 기자
90%이상 풍력·태양광 의존 24시간 생산 불가
소수력 지열·해수온 등 실용화 연구·개발 주력
제주특별자치도는 '2030 카본프리아일랜드' 프로젝트에 따라 2030년까지 2GW급 해상풍력단지를 비롯해 육상풍력 350㎿, 태양광 100㎿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풍력과 태양광은 효율성은 높지만 날씨 등에 따라 발전량의 편차가 크다는 약점이 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24시간 전기생산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풍력·태양광 편중 한계 드러나
현재 제주도내 신재생에너지 공급시설 현황을 보면 풍력발전 13곳(63기)에 108㎿, 태양광 23㎿, 그린홈 3.4㎿, 바이오가스 1.4㎿, 지열과 해수열 400RT(단위시간 냉동능력) 등이다.
결국 풍력과 태양광을 제외한 나머지 신재생에너지발전의 비중은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풍력과 태양광은 날씨 등 환경영향에 따라 전기발전능률의 편차가 커 이용효율이 30%대에 그치고 있고, 24시간 일정하게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저장시설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도 완전한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많은 비용이 들어 실용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제주 자연자원을 활용해 24시간 전기생산체계를 갖출 수 있는 방향으로 신재생에너지산업 분야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제주에 적합한 새로운 신재생에너지산업으로는 소수력발전, 지열·해수열, 열병합, 파력 등이 꼽히고 있다.
제주물이 전기가 된다
소수력발전은 대규모 다목적댐에서 생산되는 기존의 수력발전과 달리 소규모의 하천이나 인공적인 시설물을 이용해 적은 양의 물만으로 에너지를 얻어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3000㎾이하 발전용량의 수력발전을 소수력발전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의 소수력발전은 육상양식장 배출수를 활용하고 있는 구좌읍 행원양식단지의 60㎾급과 한경면 고산양식장의 400㎾급으로 가동중에 있다. 연간 발전량은 각각 320㎿h, 1668㎿h이다.
또한 제주도는 한라산 Y계곡에서 어승생 제2저수지로 유입되는 용출수(0.34㎥/sec)와 유효낙차(111.7m)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287㎾급 소수력 발전기를 설치했고, 다음달께 가동할 예정이다.
어승생 소수력발전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408㎿h 발전에 따른 전력판매수익 8100만원과 온실가스 287t이 감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제주지역은 현재 280여개의 육상양식장이 분포해 있어 배출수를 활용한 소수력발전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땅속과 해심의 열이 자원으로
지열발전은 지하의 고온층에서 증기나 열수의 형태로 열을 받아들여 물을 증발시켜 터빈을 돌리거나 반대로 물 온도가 낮으면 끓는점이 더 낮은 액체를 증발시켜 터빈으로 보내는 발전시스템이다.
특히 제주지역은 휴화산(한라산)이 있는 지역으로 상당한 지열에너지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2002년 한국지질자원연구소에서 실시한 2002m 시추공의 온도검증자료가 전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지열자원에 대한 기초조사 및 타당성 조사가 필요하다.
태양열로 데워진 표수층수온과 수심 500~1000m의 심해온도의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해수열발전은 에너지부존량이 거의 무한적이고 동결온도가 영하 1.9도로 낮아 저온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제주지역은 호텔과 콘도, 연수원 등 대형숙박시설이 해안에 인접해 있어 해수열에너지를 이용하기에 유리한 장점을 갖고 있다. 대규모 발전단지방식은 힘들지만 민간과 공공기관의 건물마다 개별발전시설로 활용가치가 높다.
파도 열병합 염분도 무한한 에너지
제주는 4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한경면 등 제주해상의 파랑에너지밀도가 국내에서 가장 높아 파력(波力)발전산업도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경면 용수리 앞 해상에 국내 최초로 시험용 500㎾h(250㎾h급 2기)급 파력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앞으로 파력발전 표준모델 실증과 실용화 검증을 거쳐 시운전에 성공을 거두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파력발전은 걸음마단계로 실제 실용화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제주지역은 중장기적으로 도입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외에 저열량무연탄과 폐타이어 등을 주원료로 가스를 생산해 화력발전을 하는 열병합발전소가 내년 9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정상가동시 24시간 상시발전이 가능해 연간 613.2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글로벌연구센터는 해수와 담수의 염분 차이에서 발생한 삼투압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삼투압발전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가 성공할 경우 청정하고 무한한 자원인 바다염분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산업분야에 획기적인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김용현 기자
인터뷰 / 조기석 제주도 신재생에너지담당
"제주도가 2030카본프리 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풍력과 태양광발전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두 자원으로는 한계가 있어 새로운 신재생에너지발전분야로 확대시켜야 한다"
조기석 제주특별자치도 신재생에너지담당은 "현재 제주지역 에너지정책은 화석에너지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대신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풍력과 태양광발전 중심으로 육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담당은 "제주도내 전체 신재생에너지 공급시설 중 풍력과 태양광이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아직 바이오가스, 소수력, 열병합 등은 매우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또 "풍력과 태양광발전은 생산효율이 좋지만 날씨 등 주변여건에 따라 생산편차가 커 24시간 안정적으로 전기를 보급하지 못한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상시가동이 가능한 소수력, 열병합, 지열·해수열 등 신재생에너지발전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조 담당은 "제주는 물이 풍부하고 한라산을 중심으로 낙차폭이 커 소수력발전을 도입하는데 적합하다"며 "특히 양식장과 화력발전소 등의 배출수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청정에너지를 이용한 소규모 화력발전시스템인 열병합발전도 탄소발생량을 최소화하면서 24시간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아직 제주도에서 가동되고 있지 않지만 순차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담당은 "화산지형과 4면이 바다인 특성을 활용해 지열과 해수열발전도 도입할 수 있고, 파력도 무한한 에너지원이다"며 "아직 상용·실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