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에서는 ‘있는가’에 ‘있다’만 쓰이는데
제주말은 ‘이시는고/잇는고’엔 ‘잇나/이신다’와
‘이신고’에는 ‘잇저’로 나뉘어 쓰여 짜임 달라

[제주말에 대한 이해]대립되는 두 씨끝과 때가림소(11)

2014-09-10     제민일보

이번에는 설명의문문에 쓰이는 씨끝 ‘-는고, -은고/ㄴ고’가 표준어와 뒤섞여 쓰이는 현상을 보겠습니다.

ㄱ. 누구가 집에 와서 (?)있는고 - 있는가/ 그래, 철수가 집이 와사 *있는다 - 있다.

ㄴ. 누게가 집이 왕 잇는고/이시는고?/ 으, 철수가 집이 왕 잇나/이신다.

ㄷ. 누게가 집이 완 이신고?/ 으, 철수가 집이 완 잇저.

위의 ㄱ은 표준어 쓰임인데 설명의문문에도 ‘있는고’는 거의 쓰이지 않고 ‘있는가’가 쓰입니다. 대답에서도 ‘있는다’는 쓰이지 않고 ‘있다’만 쓰입니다.

그런데 제주말에서는 ‘잇는고/이시는고’도 쓰이고 ‘이신고’도 쓰입니다. 그리고 대답에서도 ‘이시는고’에는 ‘잇나/이신다’가, ‘이신고’에는 ‘잇저’가 쓰입니다. 잘 보아야 할 것은 표준어에서는 ‘있는가’에 ‘있다’만 쓰이는데 제주말에서는 ‘이시는고/잇는고’엔 ‘잇나/이신다’와 ‘이신고’에는 ‘잇저’로 나뉘어 쓰여 짜임이 다릅니다. 그래서 표준어 ‘-는고’와 제주말 ‘-는고’는 꼴은 같지만 뜻이나 쓰임이 다른 것입니다.

요즘은 제주말을 쓴다면서 아래와 같이 써서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ㄱ. 누구가 집에 왕 잇는고 - 잇는가/ 그래, 철수가 집이 왕 있다.

ㄴ. 누구가 집에 완 잇는고 - 잇는가/ 그래, 철수가 집이 완 (?)있다.

위의 ㄱ의 물음은 제주말로 쓰임이 맞는데, 대답은 ‘왕 있다’가 아닌 ‘왕 잇나/이신다’여야 합니다. ㄴ의 ‘완 잇는고’는 제주말도 표준어도 아닙니다. 제주말로는 ‘완 이신고’라야 합니다. 대답도 ‘완 있다’보다는 ‘완 잇저’가 더 가깝습니다. 제주말의 바른 쓰임을 찾아 옳게 쓰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 표준어로는 쓰임이 의심스러운 표현.

송상조 문학박사·㈔제주어보전회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