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수산업, 위기 속 기회 만든다

[기후변화, 기로에 선 제주] 2부 블루오션으로 만들자 3. 다랑어·해수관상어 양식

2014-09-15     김용현 기자

▲ 기후변화로 제주수산업이 위기에 처해있는 가운데 새 기회산업으로 다랑어 및 해수관상어 양식이 관심을 받고 있다.사진은 가두리안 30kg급 참다랑어
기후변화로 수온상승…수산업 막대한 영향 끼쳐
다랑어 양식환경에 적합…고부가가치 산업 기대
관상어 산업 기술개발 속도…어가소득 이어져야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이 기후변화로 인해 지난 45년(1968~2012년)간 1.17도 상승하면서 제주수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연안에 서식하는 고부가가치의 토종어종들이 한반도 남해를 넘어 동해까지 북상하고 있고, 대신 난류성 어종들의 서식밀도가 높아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제주수산업이 위기에 처해있는 가운데 새로운 기회산업으로 다랑어 및 해수관상어 양식이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제주미래를 짊어질 주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주미래 수산업 키워드

아열대 어종인 참다랑어는 원양어선에 의해 남태평양 등지에서 어획되지만 최근 제주바다에서 자주 잡히고 있다. 다랑어는 크기와 품종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수천만원에서 1억원을 넘는 고급어종이다.

해양수산부는 다랑어양식을 10대 수출전략품목으로 설정했으며 2020년까지 32만5000t(13억3000달러)을 수출할 목표를 세우고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의 경우 2005년 앞바다에서 외해가두리 양식을 시작하면서 다랑어 양식산업의 상업화를 위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특히 국립수산과학원 미래양식센터는 2009년 서귀포시 표선면 연안에 외해가두리 양식시설을 설치하고 다랑어 양식산업 상업화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양식센터는 올해 1만900마리의 다랑어종자를 대량생산한 후 880마리를 자체 사육중이며, 민간기업들도 성산과 추자도, 위미 앞바다에서 외해가두리시설을 조성하고 다랑어 양식산업에 뛰어들었다.

▲ 빅벨리 해마
올해 하나원수산에 3540마리, 추자도에 진일영어조합법인에 3850마리, 동복수산 2630마리의 다랑어치어가 분양돼 사육되고 있다.

특히 제주바다 환경이 수온상승으로 다랑어 양식에 점차 적합해지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이 우리나라 6곳에 대한 다랑어양식 적지분석을 실시한 결과, 제주바다는 최저수온이 14도 이상에 풍부한 용존산소를 함유하고 있어 최적지로 평가되기도 했다.
제주의 다랑어양식산업 기술은 자연산 치어를 잡아 사육하는 고전적인 방식에서 인공종자를 대량생산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하지만 육상에서 배양된 인공종자들이 외해가두리양식시설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수온변화와 진동 등으로 대량폐사가 발생하는 등 기술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다.
특히 다랑어의 경우 완전양식을 위해 4~5년산 어미들이 산란을 유도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 산란부터 부화, 치어생산, 분양 및 사육까지 완전양식에 성공한다다면 2018년에 20~30㎏의 다랑어를 생산·시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수관상어 경제효과 높여라

제주바다의 해수온 상승으로 토종어종들이 우리나라 연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자리돔의 경우 경북연안과 남해안, 서해남부 일원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독도에서는 산란한 치어까지 발견되는 등 서식장소가 북상하고 있다. 오분자기 역시 제주 북부해역인 거제도와 거문도 등지로 서식지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제주연안에서의 아열대성 어류 출현비율은 2006년 19%에서 2010년 47%, 2012년 46%, 지난해 49% 등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제주연안에 서식하는 아열대 어종은 청출돔, 가시복, 노랑거북복, 파랑쥐치, 흰동가리, 색별돔 등으로 이 가운데 고부가가치의 해수관상어로서 생산할 수 있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 연산호
해수관상어 시장은 세계적으로 23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600억원 정도로 형성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관상생물산업 육성을 통해 2020년까지 3000만달러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일류급 해수관상생물 양식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아열대 수산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수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에서 인공양식에 성공한 해수관상어 종류는 7종으로 파랑점자돔, 노랑꼬리파랑돔, 저고리파랑돔, 빅벨리해마, 왕관해마, 연산호 2종 등이다. 또한 나비고기와 험벅 등 9종에 대한 인공약식 기술개발도 진행중이다.

이처럼 해수관상어산업이 기술적으로 빠르게 발전했지만 현재 어가 소득으로 이어지지 못해 치밀하게 육성전략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도내에서 17만4000마리(7억2900만원)의 해수관상어가 생산됐지만 수출량은 1650마리·728만원에 불과해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수관상어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경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제주도에 해수관상생물 복합단지가 시급히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용현 기자
 

김봉석 국립수산과학원 미래양식연구센터장

"제주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제주수산업이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위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새로운 성장산업을 육성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김봉석 국립수산과학원 미래양식연구센터장은 "수온상승 등으로 제주바다 환경이 다랑어와 해수관상어 양식산업에 적합하도록 바뀌고 있어 2000년대 중반부터 연구개발이 진행중이다"며 "2020년까지 양식다랑어 5000t 정도를 생산토록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주지역은 다랑어양식산업 연구개발의 중심지역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올해 1만마리의 종자를 생산해 민간업체 등에 분양했다"며 "미래양식센터를 비롯해 3~4곳의 양식업체들이 다랑어 양식 상업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현재 종자생산 및 미성어 사육단계까지 성공했지만 중간사육단계 안정화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제주지역에서 2018년께 양식다랑어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센터장은 "해수관상어는 다랑어양식에 비해 기술개발이 상당히 이뤄져 파랑돔 등 7종의 경우 사실상 상업화가 이뤄졌다"며 "세계시장 규모 23조원에 국내시장 3000억원에 달하는 관상생물시장을 제주어민들이 선점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우선 양식생산이 가능한 관상생물을 더욱 다양화시키기 위해 연구가 계속 진행중"이라며 "특히 어민들이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술이전과 수출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