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갖춘 아열대농업으로 승부해야

[기후변화, 기로에 선 제주] 2부 블루오션으로 만들자 4. 경쟁력 갖춘 아열대농업 성공해야

2014-09-29     김용현 기자

▲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제주지역 농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아티쵸크 노지재배.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제주농업 위기론 제기
월동채소류 등 경쟁력↓…열대 농산물 재배 적합
판로개척·시장확대 등 과제…정부차원 지원 관건

기후변화로 인해 제주기후가 온대에서 아열대로 빠르게 바뀌면서 제주농업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감귤의 재배적지가 육지부로 북상하고 있고, 월동채소 또한 남해안 지역을 비롯해 빠르게 확산, 제주농업이 위기에 처했다. 반면 겨울철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제주지역은 아열대·열대 농산물 재배가 점차 적합해지면서 새로운 작목 도입에 성공한다면 제주농업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우려와 기대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주지역 농업의 경우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60년간 제주지역 평균기온은 1.5도 상승했으며 2050년대까지 2도 이상에서 최악의 경우 3.2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은 최저기온이 상승속도가 최고기온보다 1.5배 이상 빨라 겨울이 사라지고 봄과 가을이 합쳐져 4계절에서 2계절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기온상승으로 인한 계절의 변화가 진행되면서 제주농업은 생존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지구온난화는 제주농업에 부정적 요소와 긍정적 요소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

부정적 측면으로는 기존 농작물의 수량과 품질 변화가 불가피하며, 제주감귤과 월동채소류의 북방한계선 북상에 따른 재배적지 변동 등이다.

긍정적 측면은 경제성을 갖춘 아열대작물 재배 가능성 확대, 하우스농작물 겨울철 난방비 절감 등을 꼽을 수 있다.

▲ 뱀오이
제주에 적합한 작목 찾아야

제주지역의 열대·아열대 과수 재배면적은 2001년 30.4㏊에서 2012년 236㏊, 지난해 275㏊로 크게 확대됐지만 골드키위가 230㏊로 편중돼 있다.

그 외에는 망고 30㏊, 용과 4.6㏊, 아보카도 3.8㏊, 구아바 3.6㏊, 아티쵸크 0.5㏊, 0.4㏊ 등이다.

아열대채소인 아티초크가 제주지역에서 노지재배에 성공함에 따라 앞으로 대체작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티초크는 2003년 제주에 처음 시범재배되기 시작해 2005년 제주지역에 적합한 품종으로 '임페리얼스타'와 '그린글로브'를 선발했다.

아티초크는 기능성 성분인 사이나린(Cynarin)을 다량 함유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호텔 및 레스토랑 등에서 고급요리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사이나린은 간기능 강화, 담즙분비 활성화, 당조절 등 약효가 탁월해 기능성식품 등 다양한 상품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올해 4월 제주에서 무가온 온실재배 방법으로 열대작물인 채소용 청과파파야(그린 파파야) 수확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 앞으로 제주의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그린파파야는 동남아시아에서 볶음요리나 샐러드 요리로 많이 사용하며 절임·조림·무침·튀김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이 가능, 건강채소로서 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제주에서 역시 사탕무를 시험재배 한 결과, 최대 20.8브릭스의 당도가 높은 사탕무를 대량 수확할 수 있음을 연구됐다.

사탕무는 주스 등 다양한 가공 상품과 설탕을 대용할 음식 소재로서도 활용할 수 있어 제주에서는 월동무의 보완작목으로 기대된다.

그 외 제주지역에서는 여주(쓴오이), 인디언시금치, 강황(울금), 오크라 등 다양한 열대·아열대 과수 및 채소류에 대해 시험재배되고 있다.

성공 가능 과제도 많아

제주는 온대에서 아열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고,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지역의 토양이 다양해 보다 많은 새로운 작물을 도입할 수 있는 최적지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아티쵸크의 노지재배가 성공하고, 망고와 용과는 상업재배 단계에 도달해 시장에 농사물이 출하되고 있다.

그 외 아보카도, 구아바, 강황, 오크라 등의 재배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수년안에 농가에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로 인해 제주농가들도 새로운 아열대 작목을 재배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지만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

(아)열대과수와 채소를 대량 생산해도 현재 국내시장이 열악해 판로개척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에 적합하고 경제성을 갖춘 아열대작물을 연구에 주력해야 하는 동시에 농가들이 큰 부담없이 작물전환할 수 있게 정부차원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여기에 제주에서 재배된 아열대 농산물의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는 이를 활용해 새로운 요리법과 식제품과 약재개발 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김용현 기자
 

김천환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 농업연구사


"제주농업이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 재배중인 주요 작물(감귤, 월동채소류 등)이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가를 연구하고,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작목을 도입해야 한다"

김천환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 농업연구사는 "제주지역의 기온이 상승하면 재배적지가 한반도로 빠르게 북상하고, 제주는 재배환경이 부적합해져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대신 경쟁력이 높은 아열대·열대 작물을 대량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사는 "현재 제주에서는 망고와 용과 등 열대과일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으며, 30여종의 작목이 시험재배가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아티초크와 사탕무는 제주의 겨울날씨에도 견디는 등 연중 노지재배도 가능, 농가에 보급할 수 있을 정도로 농업기술이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또 "올리브나무 역시 노지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착유기술을 개발해 올리브유 생산단지 조성이 필요하다"며 "약재 등으로 활용되는 강황 역시 제주에서 노지재배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사는 "농가들이 열대작목 재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 도입하는데 주저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시장개척에 어려움이 많아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고 말했다.

또 "제주도는 물론 정부가 나서 농가들이 새로운 열대작목을 재배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인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특히 농가들이 독자적으로 재배할 단계까지 일정기간 손실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열대과일과 채소를 활용해 우리 입맛에 맞는 요리를 개발해 소비를 촉진시켜야 한다"며 "특히 국제자유도시 및 관광도시라는 이점을 살려 도내에서 외국인의 소비를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