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에서는 ‘-았-’이 있을때 그림씨에 ‘-는고’가 쓰여
제주어에서는 ‘-아시-’에도 ‘-은고/ㄴ고’가 그대로 쓰여
[제주말에 대한 이해]대립되는 두 씨끝과 때가림소(13)
이번에는 씨끝 ‘-은고/ㄴ고’와 ‘-다’가 그림씨에서 표준어와 제주말이 서로 다르게 쓰이는 현상을 보겠습니다. 먼저 ‘이가 아픈 사람의 하는 말’임을 전제로 한 것은 앞에서와 같습니다.
ㄱ. 무슨 약을 먹으니까 아프다가도 안 아픈고? 그 약을 먹으니까 아프다가도 안 아프다.
ㄴ. 무신 약을 먹으난 아프단도 안 아픈고? 그 약을 먹으난 아프단도 안 아프다.
위의 그림씨 ‘아프-’에 쓰인 씨끝을 보면, ㄱ은 표준어인데 ‘안 아픈고?’의 물음에 대답으로 ‘안 아프다’가 쓰였고, 제주말에서도 ‘안 아픈고?’의 물음에 ‘안 아프다’로 대답이 되어서 이때는 표준어나 제주말이 같게 쓰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다른 점은 ‘먹으니까 아프다가도’와 ‘먹으난 아프단도’입니다. 그러니까 전 호의 표준어에서는 ‘먹으면 아프다가도’이고, 제주말에서는 ‘먹으민 아프당도’로, 표준어에서는 ‘아프다가도’만 쓰였으나 제주말에서는 ‘아프당도’와 ‘아프단도’로 다르게 쓰였습니다.
ㄱ. 무슨 약을 먹으니까 아프다가도 안 아팠는고? 그 약을 먹으니까 아프다가도 안 아팠다.
ㄴ. 무신 약을 먹으난 아프단도 안 아파신고? 그 약을 먹으난 아프단도 안 아팟저.
ㄱ은 표준어인데 ‘-았-’과 함께 썼을 때는 그림씨에 쓰였던 ‘-은고’가 쓰이지 않고 ‘-는고’가 쓰여 ‘-았는고’가 되었습니다. 표준어에서는 ‘-는고’는 ‘-았-’이 없을 때는 그림씨에는 쓰이지 못하는데 쓰였습니다. ㄴ에는 ‘-아시-’가 쓰였는데도 ‘-은고/ㄴ고’가 그대로 쓰여서 ‘-아신고’가 되었습니다. 이 점 또한 다른 것입니다.
송상조 문학박사·㈔제주어보전회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