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줄씨줄]몰디브

2014-12-15     김영헌 기자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에서 물난리가 발생했다. 홍수나 태풍 등으로 인한 비가 많이 와 발생한 물난리가 아닌 먹을 물이 없어 난리가 난 것이다.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올라가 가뜩이나 물이 부족한 몰디브에서 실제 물공급이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으면서 국가 위기 상태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일 10만명이 거주하는 수도 말레의 유일한 정수회사인 말레상하수도회사(MWSC)의 정수 설비 화재에서 시작됐다. 불은 바로 진화됐지만 말레에는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관광객들이 찾은 식당들이 문을 닫는 등 모든 상거래가 중단됐다. 정부는 전염병을 염려해 모든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식당이나 노점에서 음식을 먹지 말라고 권고했다. 말레시아를 방문하고 있던  야민 압둘 가윰 대통령은 6일 급히 귀국해 '위기 상태'를 선언했다.

중국·인도·스리랑카 등 주변국들은 군용기와 군함, 항공기 등을 이용해 물을 실어 날랐고, 담수화 장비도 지원했다.

몰디브는 나라 전체가 해발고도 1.8m 이하여서 해수면 상승에 극히 취약하다. 정부는 빗물 수집장을 곳곳에 만드는 등 물 공급을 효율화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국토 곳곳이 바닷물에 침식당해 지하수조차 마실 수 없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마실 물 외에는 바닷물을 퍼다 쓰는 등 이미 20여년 전부터 물 부족에 시달려 왔고, 이번 물 공급 중단은 갑작스러운 상황이지만 언젠가 몰디브에 닥칠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된 것이다.

이번 몰디브의 물난리는 같은 섬인 제주에도 닥칠 수 있는 미래의 재앙일 수 있다.  이미 전문가들은 제주의 물 부족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제주지역의 강수량은 증가되겠지만, 강수강도가 세지면서 땅에 스며드는 것보다 바다로 유출되는 양이 많아진다. 또 폭우와 함께 가뭄도 극심해지는 등 강수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등 제주 수자원은 고갈하거나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에 물 생산량은 감소하지만 제주 인구와 관광객이 증가해 수요는 오히려 늘어 물부족이 악화될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매우 심각하게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