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불은 진시황 사자…불로초는 폭군 벗어나려던 구실
[제주어 전설]<28> 정방폭포와 서불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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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방폭포 | ||
경난 황제 체멘이고 뭐고 모든 신하덜을 모아 놘, ‘사름이 죽지 아니영 영원히 사는 방법이 엇인가’ 들어봐십주. 경디 아무도 그 해답을 말는 사름이 엇인 거라마씀. 사름이 영원토록 죽지 아닐 방법이 엇인 건 물론이주마는, 설마 싯젱 여도 그 비방을 진시황신디 알려드릴 사름이 이시쿠가? 오히려 왕이 제게 죽기를 지드리는 판국인디, 누게가 그런 비밀을 왕신디 을 말이우까.
경디 그 휘하에 꿰가 이신 서불(徐市)이옝 는 신하가 셔십주. 서불은 어떤 수단을 쎵이라도 폭군 진시황신디서 벗어나고졍 여서마씀. 경난 이런 기회를 이용젠 음을 먹언,
“소인이 들은 바로는 저 동쪽 꼬메기 섬 영주(瀛州)옝 디 가문, 영산 할락산이 신디 사름이 먹으문 영원토록 살 수 이신 불로초(不老草)가 싯젠 염수다. 소인이 성심을 다영 그 약초를 캐어오게끄름 허락여 주십서.” 난 왕은 눈이 펄룽게 터져서마씀.
“오, 과연 니가 질룽 나를 섬기는 충성시러운 신하로구나. 만약시 니가 그 불로초를 캐영 오문, 이 나라 땅 반착을 갈라주겟노라.”
왕은 진짜로 서불이 이녁를 위영 불로초를 캐어오켕 는 줄 믿언 지꺼져십주.
“아뢰옵기 황송우다마는 그걸 캐여오젱 문, 만 시간광 노력이 필요니다. 염치 읏인 말이우다마는, 동남동녀(童男童女) 오백을 차출여 주시문 고맙겟십니다.”
“동남동녀 오백이라, 그치록 만 사름덜을 무시것에 씨젱 염디?”
“예, 할락산이옝 산은 험기가 이를 디 엇임은 물론, 그 험 산 짚은 디 곱앙 사는 불로초옝 건 아무 눈에나 비추는 게 아니우다. 음광 몸이 정결곡 흠이 엇인 동남동녀 눈에만 비춘뎅 난 그만 사름덜이 필요 줄 아뢰옵니다.”
서불의 이왁은 딱 그짓말이라십주. 서불신딘 나름대로 계획이 셔서마씀. 경주마는 이 지경을 당여 놓으난 왕은 그 이왁을 들어주지 아닐 수 엇게 뒈여십주.
왕은 서불이 원는 대로 동남동녀 오백에다 그동안 먹곡 씰 간 물건덜을 준비고, 곤륜산에서 질룽 존 낭덜을 비여단 큰 배 라 척을 멘들안 내어보낸 거라마씀.
그치록 진시황 휘하를 떠난 일행은 멧칠 멧날 걸련 제주에 도착여십주. 경연 할락산에 올란 불로초를 캠이랑마랑 산구경만 거라마씀. 려완 제주의 라 절경을 구경멍 섬을 돌단, 정방폭포에 완 구경연 또시 동쪽으로 떠나멍, 정방폭포 돌 우터레 이녁네가 이딜 지나갓고렝 는 글을 새겨서마씀. ‘서불과차(徐市過此)’옝 글귀라십주.
이제 지끔도 폭포 웃 바위에 글 세겻단 흔적이 싯뎅 여마씀. 서불 일행은 제주섬을 떠난 동쪽으로 가단, 어느 섬에 정착연 꼬만 나라를 세와실 거옝도 읍주. 애초부떠 불로초를 캐켕 건 공연 구실이여서마씀. (출전 「제주도전설지」)
* 서불(徐市)은 전설적인 중국 인물로 제주로 건너왓단 진시황의 사자(使者)렝 을 수 이십주. 제(齊)나라 사름인디, 중국선 서복(徐福)으로도 알려젼 이서마씀. 진대(秦代)의 방사(方士)로 진시황의 멩을 받안 불로불사약을 구레 동남동녀 500쌍을 안 조천포로 들어완 섬을 구경단 정방폭포에 ‘徐市過之(서불과지)’옝 새겨둰 떠나십주. 일행은 진시황신디 돌아가지 아니고 일본 구마노우라(熊野浦)에 상륙연 왜족의 조상이 뒈엿젱 는디, 일본엔 20여 밧듸나 서복도래설(徐福渡來說)이 전여지고 이서마씀.
제주에 유배왓단 추사 김정희(金正喜)가 글을 탁본엿젱 는 기록광 한말의 서예가 정학교(丁鶴喬)의 고증, 심재 김석익(金錫翼)이 ‘제주목사 역임 중 백낙연(白樂淵)이 확인연 저서 파한집(破閑集)에 언급한 내용’이 신디, 이제 왕 아명 아봐도 엇인고라 경남 남해섬에 이신 것광 은 걸 폭포 경내 펜 돌에 또시 새겨놔서마씀.
김창집 소설가·제주작가회의 자문위원
께다 : 깨닫다
꿰 : 꾀
캐어오게끄름 : 캐어오게끔
펄룽다 : 불빛 따위가 번쩍하다
방사(方士) : 선술을 닦은 사람.
밧듸 : 군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