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랜' 서귀포시 경제·행정의 명성 되찾는다

제주 마을의 유래를 찾아서 22. 송산동

2015-01-29     김지석 기자

▲ 서귀포항과 새섬을 잇는 새연교 는 제주의 전통 떼배인 테우 를 형상화한 보도교로 천혜의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데다 각종 이벤트 행사와 문화예술공연 등이 열린다. 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설로 야간에는 화려한 풍광을 자랑하면서 도민들과 내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서귀포시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해상경승지 산재 자리돔축제 등 관광자원 풍부
상권위축 인구유출 심화…지역경제 살리기 과제
항만 기능 활성화, 문화예술 콘텐츠 등에 도전장

송산동은 천지연폭포 동쪽을 따라 펼쳐지는 천혜의 해안절경, 그리고 에메랄드빛 바다 위로 새섬, 문섬, 섶섬(천연기념물 18호 파초일엽 자생지)과 제지기오름 주변으로 쏟아지는 따뜻하고 풍부한 햇볕을 받아 맛좋은 감귤이 열리고, 청정 바다에서 싱싱한 자리돔이 생산되는 전원형의 도농복합형도시다.
서귀포가 시로 승격되면서 행정구역 단위로 불리게 된 송산동은 서귀동의 일부(옛 서귀3리와 서귀1리 일부)와 토평동(옛 토평리)의 일부, 동홍동(옛 동홍리)의 일부, 보목동(옛 보목리)을 통합한 동이다.

옛 서귀포 중심지 송산마을

송산동의 송산(松山)은 서귀초등학교 북서쪽에 있는 '솔동산'을 한자로 만든 것이다. 원래 이 지역은 소나무가 우거진 동산이었다. 그러나 '솔(射)동산'을 잘못 이해해 쓴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속칭 솔동산은 90여년 전 이 일대에는 여섯 채의 민가를 제외하고는 온통 소나무가 동산을 메웠다고 해서 솔동산이라는 지명이 유래되었으며, 소나무가 있어서 바다로부터 들어오는 외부의 적을 방어하는 방어진 역할도 했다.

마을 남쪽은 남해를 향해 있고, 새섬 문섬 등의 섬을 마주하고 있다. 서쪽은 솜반내가 경계를 이루면서 남해로 흘러들고 솜반내에 놓여 있는 천지교로 천지동에 이른다.

북쪽은 정방로를 경계로 해 정방동 동홍동 영천동에 접해 있다.

해안선을 따라 수려한 자연경관과 빼어난 해안 경승지가 있고 새섬, 문섬 등의 해상경승지와 더불어 따뜻한 날씨가 천혜의 관광지를 이룬다.

송산동은 서귀포의 근원인 도지정문화재 서귀진성, 또 서불과지라는 역사적 사실과 함께 서귀포관광미항, 정방폭포, 새섬·문섬·섶섬을 포함하는 해양공원, 천지연 폭포를 연결하는 칠십리길 등 천혜의 관광자원 요소를 지니고 있다.

'자리돔'과 '선생님 마을' 보목마을

서귀포시 중심에서 동남쪽으로 4㎞ 걸어서 30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보목마을.
보목마을은 1685년께 보목마을 내 속칭 '고막곶'이라고 불리는 곳에 백씨와 조씨가 설촌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지금도 '고막곶'에는 담줄기와 대나무, 올레 등 오래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남긴 흔적들이 발견된다.

또 '백밭', '백개돌래', '조개우영', '조개돌래' 등의 지명이 남아 이들 성씨가 살았음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보목마을을 '볼래낭개'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볼레낭'(보리수나무:甫木)이 많은 해안촌(浦)이라는 데서 유래됐다.

마을 동쪽 해안에는 보목포구가 있고, 그 북동쪽 가까운 거리에 제지기오름이 있다.

제지기오름은 봉우리가 해안에 인접해서 솟아 있기 때문에 정상에서 서귀포 해안을 시원히 내려다볼 수 있다. 동쪽에 지귀도, 바로 보목마을 바닷가에 있는 섶섬 그리고 서귀포항 앞에 있는 새섬과 문섬, 법환 바닷가에 있는 범섬이 지척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마을에서 1.5㎞ 떨어진 무인도 '섶섬'은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아왜나무, 가마귀쪽나무 등 상록수림이 우거져 있고 우리나라 유일의 '파초일엽' 자생지로 천연기념물 18호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이 섬에는 문필봉이라고 부르는 바위가 우뚝 서 있었다. 보목마을에서 유독 교사들이 많이 배출되었는데, 주민들은 그 이유가 마을 학생들이 문필봉의 정기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 송산동은 서귀포시 시청사 이전으로 경제 행정 등의 기능이 위축됐지만 항만 활성화를 통한 해운물류 기능 강화 등으로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
위축된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시급

서귀포시 시청사가 송산동에 위치할 당시만 하더라도 서귀포시 경제와 행정의 중심지이자 번화가였으나 청사 이전으로 이곳의 상권이 점차 정방동·중앙동 지역으로 이동하고 인구 또한 동홍동·서홍동 지역으로의 유출되면서 지역경제가 위축됐다.

더욱이 서귀포↔고흥(녹동), 서귀포↔부산 간 정기내항여객운송사업 추진으로 서귀포시 항만 활성화를 통한 해운물류 기능 강화로 지역경제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주민들의 허탈감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고 국제적인 관광도시로서 거듭나기 위해서는 주민과 행정당국의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작가의 산책길과 서귀진성 정비 등이 이뤄지면서 문화예술을 품은 문화의 거리로 추진, 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함께 특성화 대책 등 위축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김지석 기자
 

한우지 보목마을회장

"송산마을과 보목마을 연계한 관광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우지 보목마을회장(60)은 "자리돔 횟집이 모여 있는 포구 진입도로 확장과 지지부진한 해안도로 개설 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과 협의해 나가겠다"며 "특히 하수구 시설 부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개선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회장은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을 위해 올해 해수족욕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마을발전기금 모금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며 "특히 보목포구와 정방폭포 사이에 있는 '소천지'를 비롯해 섶섬과 구두미포구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등 관광마을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리축제를 전국적인 축제로 만드는 등 마을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