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떠 있는 들판…세계적 힐링섬 각광

[제주 마을의 유래를 찾아서] 23. 우도면

2015-02-01     고경호 기자

▲  우도봉 정상에서 바라본 우도 전경. 새하얀 옛 우도등대 왼편 해안가에는 집들이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움푹 들어간 지형 한가운데에는 주민들의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저수지가 있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 속의 섬' 답게 푸른 바다의 풍광과 어우러져 제주만의 매력을 물씬 풍기고 있다. 고경호 기자
서광·천진·조일·오봉리 4개리와 12개 자연마을 품어
조선시대 말목장 설치…입도객 증가 쓰레기 처리 몸살

제주의 동쪽 끝에 위치한 우도는 주간명월·서빈백사 등 '우도팔경'과 비옥한 토지, 풍부한 어장 등을 간직한 천혜의 경승지다. 1697년 국유목장이 설치되면서 국마(國馬)를 관리·사육하기 위해 사람들의 왕래가 시작됐으며, 이후 1800년대 중반 김석린 진사 일행이 정착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최근에는 매년 12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우도를 찾고 있는 등 제주도의 주요 관광지로서 이미 자리매김했다.

'섬 모양이 누운 소와 같다'

'섬 모양이 누운 소와 같다'는 옛 기록에서와 같이 우도(牛島)는 일찍부터 '소섬'(쉐섬)이라 불렸다.

1872년의 「제주삼읍전도」에 '우도'(牛島)가 명시돼있으며, 1900년에는 '연평'(演坪)이라는 행정상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살던 주민들이 '쉐섬'이라는 지명이 귀에 거슬려 '물에 뜬 두둑'이라는 뜻으로 '연평'이라 개칭했다는 설이 있으며, '물에 떠 있는 들판' 같다는데서 명명됐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이후 1914년 제주군 연평리, 1946년 구좌면 연평리, 1986년 북제주군 우도면으로 행정명이 바뀌었으며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되면서 제주시 우도면으로 개편돼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우도는 서광·천진·조일·오봉리 등 모두 4개의 리와 12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됐다.
'서광리'(西光里)는 19세기 중반 우도에 목장을 개간하기 위해 사람들이 들어와 살면서 설촌됐으며, '상우목동'과 '하우목동' '중앙동' 등 3개의 자연마을을 품고 있다.

마을 사람들에 따르면 '우목동'(牛目洞)은 마을의 규모가 커지면서 '웃우목동'과 '알우목동'으로 나뉘었다고 한다.

또 '우목개' 가까이에 있는 마을이라는 데서 우목동이라 불렸다는 유래와 함께 소의 눈과 같다는 데서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천진리'(天津里)는 천진항 주변에 형성된 마을이며 '동천진동'과 '서천진동' 등 2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돼있다.

원래 민간에서는 천진리를 '하나리' 또는 '한나리'라 불렀는데 하늘이 내려주신 동네라는 데서 천진동으로 명명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도 동쪽에 위치한 '조일리'(朝日里)에는 '영일동'과 '비양동'의 자연마을이 있다.

예전에는 '뒷바당'이 있는 마을이라는 데서 '후해동'(後海洞)이라 불렸는데, 마을에 흉사가 잦아지자 1970년부터 '해를 맞이하는 마을'이라는 뜻의 '영일동'(迎日洞)으로 개칭됐다.

'비양동'(飛陽洞)은 우도 동북쪽에 위치한 비양도와 가까운 마을로 비양도에서 바라보는 해 뜨는 모습이 수평선에서 해가 날아오르는 것 같다는 데서 비양(飛陽)이라고 명명됐다고 한다.

우도 북쪽에 형성된 '오봉리'(五逢里)에는 '주흥동'(주욱개), '전흘동'(돈흘래), '삼양동', '상고수동'(웃예물동네), '하고수동'(알예물동네) 등의 자연마을이 있다.
이 5개의 마을이 만나서 하나의 마을이 됐다는 데서 '오봉리'라 명명됐다.

▲ 우도의 땅콩밭과 땅콩 아이스크림(원내)
땅콩 농가 자구책 마련 구슬땀

연간 120만명의 관광객들이 발걸음 할 만큼 우도는 빼어난 자연경관과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도팔경은 물론 ATV·4륜오토바이·자전거 등 레저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2011년부터 입도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관광객들의 증가세에 비해 도항선 계류장 시설은 미흡해 마을 주민들은 숙원사업 중 하나로 계류장 확장을 꼽고 있다.

또 각종 오토바이들이 우도 전역을 운행하면서 도로 시설에 대한 개선도 요구되고 있다.

면사무소 관계자는 "기존의 농로에 콘크리트를 포장한 길이 대부분이며, 도로 폭도 좁아 관광객들은 물론 우도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도로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면사무소와 오토바이 대여 업체 간의 업무 협약도 진행되고 있다.

소음과 환경오염, 사고 위험 등을 야기했던 4륜오토바이와 ATV 등을 친환경 전기 바이크로 교체하자는 구두 '약속'이 이뤄졌다.

우도 내 땅콩재배농가들은 땅콩 생산량의 지속적인 하락세를 타개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면사무소에 따르면 우도 땅콩 생산량은 10년전인 지난 2005년에 비해 30% 가까이 하락했다.

이는 연작이 이어지면서 '지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금치·호밀 등의 타 작물 돌려짓기와 유기질비료 사용 등 생산량 증대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원남 우도면장은 "입도객이 증가하면서 우도 내 쓰레기양도 급증하고 있어 현재 5억원의 예산을 신청해 쓰레기매립장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며 "우도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한 면사무소 차원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고경호 기자

인터뷰 / 김철수 우도면 서광리장
 
"예전에는 빗물을 받아 식수로 사용했습니다. 불과 5년전에야 해저상수도가 개통되면서 원활한 급수가 이뤄졌습니다"

김철수 서광리장은 "오래 전 우도 주민들은 빗물을 모은 '봉천수'로 물을 마셔야 했다. 수돗물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염지하수담수장이 생겨나면서부터다"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김 이장은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전기' 역시 1980년대까지는 오후 6~12시까지만 제한적으로 송전되는 등 불편이 많았다"며 "1984년 총 공사비 9억600만원이 투입된 '우도전기사업'이 완료되면서 본섬과 다름없이 안정적으로 전기 공급이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본섬을 오고가는 교통수단인 '배' 역시 1990년 초반까지만 해도 '목선'이었다고 김 이장은 설명했다.

김 이장은 "철선인 도항선이 도입되면서부터 비로서 '일일생활권'이 구축됐다"며 "최근에는 관광객 및 도민들의 방문이 급증하고 있어 본섬을 잇는 다리 건설 등에 대한 요구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