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가 있는 ‘곱느냐’에는 ‘-느-’가 있는 ‘곱나/고운다’
‘-느-’가 없는 ‘고우냐’엔 ‘-느-’가 없는 ‘곱다’ 쓰여

[제주말에 대한 이해]대립되는 씨끝들의 쓰임(5)

2015-03-01     제민일보

<표3> 그림씨에서의 물음과 대답

표준어

제주말

때소

-느-

물음

대답

물음

대답

 

 

곱느냐

곱나/고운다

-ㅇ

있음

고우냐

곱다

고우냐

곱다

-ㄴ

없음

그림씨에서도 물음과 대답이 표준어와 제주말의 짜임이 다릅니다. 표준어에서는 ‘곱느냐’와 ‘곱나/곱는다’는 쓰이지 않는데, 제주말은 다 쓰입니다. 그래서 제주말은 ‘-느-’가 있는 ‘곱느냐’에는 ‘-느-’가 있는 ‘곱나/고운다’가, ‘-느-’가 없는 ‘고우냐’에는 ‘-느-’가 없는 ‘곱다’가 물음과 대답으로 쓰입니다. 표준어에서는 ‘-느-’가 있고 없음을 따지지 않고 물음과 대답이 이루어집니다.

제주말의 물음과 대답의 짜임은 ‘-느-’가 있는 씨끝으로 물으면, ‘-느-’가 있는 씨끝으로, ‘-느-’가 없는 씨끝으로 물으면, ‘-느-’가 없는 씨끝으로 대답하고, 그에 따라 때소 ‘-ㅇ, -ㄴ’과의 호응도 결정됩니다. ‘-느-’가 있는 씨끝에는 늘 때소 ‘-ㅇ’이, ‘-느-’가 없는 씨끝에는 늘 때소 ‘-ㄴ’이 호응하게 됩니다. 이것은 규칙입니다. 표준어는 ‘곱느냐’와 ‘곱는다’가 쓰이지 않고 ‘고우냐’와 ‘곱다’로만 쓰여서 ‘-느-’의 유무로 물음과 대답이 대립되는 현상을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또 하나 씨가름으로 표준어에서는 ‘-느-’가 있는 ‘-느냐’는 움직씨에, ‘-느-’가 없는 ‘-으냐’는 그림씨에 쓰이는 것으로 보아, 이 둘을 변이형태로 보는데, 제주말에서는 ‘-느-’가 있는 ‘-느냐’는 모든 풀이씨에, ‘-느-’가 없는 ‘-으냐’는 움직씨줄기에는 바로 쓰이지 못하는 제약이 있어, 제주말에서는 움직씨와 그림씨를 가르는 기준이 표준어와 다릅니다. 이 점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송상조 문학박사·㈔제주어보전회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