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전체 '말 테마타운'화…소득·일거리 창출 기대
[제주의 마을공동목장사] 25.의귀리공동목장②
의귀·김만일 등 역사·지역 문화 활용 극대화 '눈길'
관광명소화 작업·홍보 강화…마을 소득 연계 중점
'제주마의 본향' 의귀리는 말을 테마로 마을 만들기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사양화의 길을 걷는 축산업만으로는 한계가 여실한 상황에서 마을 차원의 새로운 시도가 어떤 성과를 낼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목장 '테마타운' 성공에 높은 기대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이장 오문식)의 말 테마타운 조성 사업은 '옷귀마 테마타운'에서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의귀리공동목장 입구와 가까운 곳에 조성된 테마타운은 '마을'의 적극적 의지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의귀리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추진된 농림수산식품부의 마테마 체험마을 조성사업에 선정, 총 6억원(국비 3억원·지방비 3억원)을 지원받았다.
여기에 마을 총회를 거쳐 운영방법을 논의한 결과, 전문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법인을 만들기로 의견이 모아져 '의귀마을영농조합법인'(대표이사 김기창)이 출범하게 됐다.
의귀마을영농조합법인 설립에는 의귀리민 116명과 준조합원 8명 등 124명이 참여해 총 1억7260만원을 출자했다.
이렇게 모인 자본금을 통해 의귀리공동목장 내 체험승마장을 건립해 올해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대마장·원형주로·외승코스를 갖춘 승마장 뿐만 아니라 실내승마체험관과 활쏘기 체험장, 김만일 스토리벽화, 마사, 마방목지 등 말과 관련한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테마타운'으로 조성했다.
주민이 운영하는 향토음식점도 조만간 문을 열어 먹을거리도 함께 즐길 수 있게 되며, 오름을 배경으로 시원한 풍광을 자랑하는 1만6500㎡ 규모의 마방목지도 말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인기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조합은 드넓은 목장 전체를 관통하는 '에코힐링마로' 사업을 향후 중점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에코힐링마로는 실내체험관을 시작으로 민오름과 편백나무숲, 비자나무숲 등을 아우르는 10㎞ 길이로 조성해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또 편백나무 숲에는 산림욕코스를 만들어 휴양 기능을 더욱 강화한다.
김기창 대표는 "우리 마을의 역사적 의미와 유·무형 문화재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목장내 테마타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모든 주민의 참여를 목표로 마을의 품격과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을 전체 분위기 조성 추진
특히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서부터 '옷귀마 캐릭터상'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올해 1월 4차선 도로변에 조형물과 말 테마 가로등을 설치하면서부터다.
'옷귀마'는 국난 극복의 원동력이 됐던 말이 사모를 쓰고 관복을 입어 '으뜸'이라는 표시를 하고 있다.
캐리터상 표석에는 '조선시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의귀리 출신 헌마공신 김만일(1550~1632)이 수차례에 걸쳐 수천필의 말을 조정에 바친 공로로 금의환향하고, 그의 현손 김남헌 공 또한 이재민들에게 양곡 1340석을 기꺼이 나눠줬는데, 영조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1726년 귀한 비단옷을 하사했다'는 유래와 함께 건립 배경을 적고 있다.
또 '의귀(衣貴)'리라는 지명 자체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연유로 예로부터 임금님으로부터 귀한 옷을 하사받은 마을로 민간에 전승돼며 '옷귀'라 불렸다는 내용도 소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귀리는 김만일 묘역에 대한 정비도 추진한다.
김만일 묘역은 봉분과 혼유석, 비석, 문인석 등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9년 7월29일자로 제주특별자치도 지정 문화재 기념물 제65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현재 정면 안내판만 마련됐을 뿐, 위치를 찾기 어려운데다 길마저 협소해 관광객의 방문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이에 따라 의귀리는 묘역까지 안내를 강화하고, 도로정비와 주차장 마련 등 관광명소화 작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자문단=강만익 문학박사·문화재 전문위원, 좌동열 문화관광해설사.
의귀리는 말 사육과 헌마를 통한 나라사랑과 사회적 성취를 이룬 마을이자, 전국 목장 가운데 가장 번창했던 산마장의 마을로 '제주마의 본향'이란 호칭에 부족함이 없다.
이에 따라 마을의 전통산업인 감귤산업과 축산업에 더해 새로운 소득원 창출로 지역경제를 활성화 할 수 있도록 마을 발전전략 차원에서 '말'을 테마로 한 관광개발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임진왜란·정묘호란 등 국난극복에 공헌한 의귀리의 대표적 위인인 김만일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통해 관광객이 '스스로 찾아오고 싶어하는' 마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마을에 설치한 캐릭터상도 이러한 숭고한 역사적 전통을 이어받아 의귀리를 행복하고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보자는 우리들의 신념을 표현한 것이다.
특히 모든 사업에 걸쳐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주민들에게 수혜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전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한 '옷귀마 테마타운' 조성사업은 현재 승마체험과 향토음식점 운영 등으로 올해 5명을 채용하지만 향후 사업이 활성화되면 추가적인 지역주민 고용창출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에코힐링마로와 산림욕코스 등 단계적 확대로 즐길 거리가 확대되고, 또 국내·외 휴양관광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홍보만 제대로 된다면 충분히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승마체험 등 주민편익을 확대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 지역과 관광사업이 '윈-윈'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헌마공신 김만일 후예 꿈꿔요" |
| 의귀초 토요일 승마교실 운영 21일 옷귀마테마타운의 승마교실을 찾은 의귀초등학교 학생들의 입가에 연신 미소가떠날 줄 몰랐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의귀초에 다니는 어린이 25명으로 구성된 토요방과후학교로 승마교실이 이날 처음 시작한 것. 이번주를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운영되는 이번 승마교실에는 많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설레는 마음으로 첫 승마교실에 참가한 어린이들에게 눈길이 쏠렸다. 참가한 어린이들은 정희광·김지혜 강사로부터 승마에 대한 이론교육을 시작으로 안전모·안전조끼를 착용하는 법을 배운 후 한사람씩 차례로 즐겁게 기승할 수 있었다. 특히 의귀마을영농조합법인의 배려로 1시간 2만원인 이용료를 5000원으로 할인, 저렴한 비용으로 승마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김승진 교장은 "헌마공신 김만일의 나라사랑하는 마음과 더불어 의귀리에 대한 자긍심도 다시 한 번 새겼다"며 "학생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형성시키는 한편 말과의 교감을 통해 바른 인성과 정서를 함양할 수 있어 앞으로 학교의 전통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