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팽창·생활여건 악화…생명력 잃어가는 제주도시
[창의와 도전의 더 큰 제주/명품도시가 미래경쟁력이다] 1. 프롤로그
기존 모습 탈피 도시가치 높이는 새 조성모델 필요
타 시도 지역특색 살린 도시활성화 대책 추진 사활
도시는 행정과 경제적 기능지역을 중심축으로 다양한 삶과 문화적 가치들이 축적돼 형성된 결과물이다. 하지만 제주는 물론 전국의 모든 도시들은 근대화를 거치면서 지역의 사회문화적인 전통과 정체성이 사라지고 인구와 건물이 밀집한 생활·경제활동 공간으로 의미와 가치가 떨어졌다. 특히 전국에서는 각 지역사회의 특수성에 맞추고 주민들의 삶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도시개발 및 재정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이 명품도시 육성을 통해 지역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현장을 찾아 제주도시 계획·디자인에 있어 취사선택할 만한 시사점을 찾고자 한다.
△새로운 도시발전 모델 절실
도시(city, 都市)의 사전적인 의미를 보면 사회·경제·정치·문화 활동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서, 수천·수만명 이상의 인구가 집단거주해 가옥이 밀집되어 있고 교통로가 집중되어 있는 지역으로 정의한다.
도시는 짧게는 수백년 길게는 수천년이란 오랜 시간동안 다양한 변천과정을 거쳐 삶과 문화적 가치들이 축적돼 형성된 결과물이다. 단순히 건물과 도로를 배치하는 설계나 도식화된 계획, 건물규모 등으로 도시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제주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도시조성 원리는 그 자체가 명품(名品)이었다. 지형지세를 이용한 명당에 터를 만들고 주요 시설을 만들었다. 특히 자연의 모습을 이용해 도시의 인지성(Cognitivity)을 고려한 조성원리는 서양의 도시 이미지 이론보다 수백 년 앞서 있다.
하지만 최근 제주는 물론 전국의 대다수의 도시들은 1970년대 이후 인구팽창에 따른 새로운 주거·사무공간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여기에 부동산 개발과 맞물리면서 각 지역을 대표했던 도시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외곽으로 도시공간을 확장한 후 건물을 밀집하는데 치중됐다.
획일화된 구획에 도로를 연결하고 비슷한 모양의 아파트와 건축물 늘어놓는 도시개발은 오히려 주민생활여건을 악화시키고 도시경쟁력과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앞으로는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조성모델의 도입이 절실한 때이다. 특히 제주의 자연·경관·문화·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미래지향적 도시발전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세계적인 도시학자 케빈 린치(Kevin Lynch)는 도시이미지를 결정하는 요소로 통로(path), 경계(edge), 구획(district), 결절(node), 랜드마크(landmark) 등 5개를 꼽았다.
우선 도시는 생활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을 형성하고, 주거·상업·문화·공원·공공시설 등 용도와 기능에 맞게 조화로운 구획을 설정하며, 이를 연결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이러한 요소를 통신·제어할 수 있는 기능(결절)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도시의 상징을 나타낼 수 있는 장소 또는 건축물인 랜드마크가 있어야 한다.
△전국서 도시가치 높이기 사활
제주도시의 역사는 목관아를 중심으로 한 행정구역과 동문·서문시장과 제주항시장을 중심으로 한 경제구역을 중심으로 제주지형과 조화를 이루며, 역사성과 전통성이 지켜오며 제주의 삶의 공간으로 형성돼 왔다.
하지만 제주도시 역시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1960~70년대 근·현대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제주도시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전통성과 역사성이 사라지고 있다.
특히 제주도시와 지역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원도심에 대한 도시재생 대책이 없이 외적팽창 중심으로 도시개발이 이뤄지면서 원도심은 정체성을 잃은채 급격히 쇠퇴했다.
신도심 역시 자연과 지형적인 특성은 무시된 채 건축물의 고층화와 밀집화되고, 획일적인 구획정리와 도시공간 구성, 조밀하게 짜여진 도로연결 등으로 제주도시 특색을 살리지 못한채 생활환경도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이처럼 제주도시는 구심체 역할을 했던 원도심의 몰락과 공간활용도를 높인다는 이유로 용인된 신도심의 난개발 등으로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오히려 삶의 질과 도시의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국 지자체들은 도시 자체가 지역의 경쟁력이자 상품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지역특색을 살린 도시가치 높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천송도자유도시과 파주출판도시, 세종행정복합도시처럼 특정한 발전목표를 설정한 후 그것에 맞춰 도시를 조성하는 테마도시를 조성하고 있다. 군산시와 대구광역시, 청주시 등은 신도시 개발이 아닌 기존의 근현대건축유산을 활용해 쇠퇴한 원도심을 활성화시키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파주시 헤이리마을과 부산시감천마을 등처럼 지역주민과 공공미술(예술)가들이 합심해 새로운 형태의 인간공동체와 마을을 창출해냈다.
제주도 역시 제주도시를 명품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도시재생, 신규도심개발, 마을공공미술프로젝트 추진 등 다양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에 다른 지역의 도시발전사업을 벤치마킹해 주민들이 문화·사회적 정체성을 지키며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도시공간을 창출하고, 지속발전할 수 있는 미래도시를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 "명품도시 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 |
| 뉴어바니즘·컴팩트 시티·도시재생·계획도시
뉴어바니즘은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에 의해 생태계 파괴, 공동체의식 약화, 지역성 약화, 보행환경 악화, 소득계층 격리 현상 등 도시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다. 즉 거주지를 중심으로 보행환경체계 구축, 편리한 대중교통체계 구축, 복합적인 토지이용, 다양한 주택유형의 혼합, 녹지공간의 확충, 자동차 사용의 최소화이다. 컴팩트시티는 교외지역 주거지를 저밀도로 확산시키는 개발방식 대신 기존의 도심 가운데 특정지역을 설정해 고밀도로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도시의 방만한 교외확산을 막고 개발지역을 고밀도로 이용함으로써 자연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공원과 정원 등의 녹지공간의 부족을 초래해 적정한 개발밀도를 도출해야 하는 과제다. 도시재생의 경우 과거에는 쇠퇴한 구도심의 노후시설을 철거한 후 새로운 건축물을 조성하는 재개발이 주로 행해졌지만 지역의 정체성을 충분히 반영 못해 실패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도시재생은 구도심부의 경제적 기반을 재구축하고 물리적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도심부로의 인구 및 산업의 재생을 촉진하는 것이다. 계획도시는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성장하는 기존의 도시와 달리 정치·경제·산업입지 등의 이유로 새롭게 계획돼 개발된 도시다. 대도시 가까이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임해공업지구나 뉴타운(새로운 교외주택지)을 건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행정, 문화, 경제 등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맞춤형으로 조성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