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말에서 마침법씨끝의 짜임은
'-느-'의 유무 대립으로 짜여 있어

[제주말에 대한 이해]대립되는 씨끝들의 쓰임(9)

2015-04-19     제민일보

그림씨에 쓰인 ‘-느냐, -는다’와 ‘-으냐, -다/저’에 ‘-았-’이나 동작상 ‘-암시-, -아시-’을 넣었을 때의 쓰임을 봅시다.

<표9> 그림씨에서의 쓰임

기본

표준어

기본

제주말

때소

-느-

물음

대답

물음

대답

물음

대답

물음

대답

 

 

 

 

아프느냐

아픈다

아팜시느냐

아팜신다

-ㅇ

있음

 

 

아팠느냐

 

 

 

아파시느냐

아파신다

-ㅇ

있음

아프냐

아프다

 

 

아프냐

아프다

아팜시냐

아팜ㅅ저

-ㄴ

없음

 

 

 

아팠다

 

 

아파시냐

아팟저

-ㄴ

없음

기본의 칸을 비교해 보면 ‘아프냐 - 아프다’는 표준어나 제주말에 다 쓰였으나 ‘아프느냐 - 아픈다’는 제주말에만 쓰여 표준어와는 다릅니다. 표준어에서는 ‘-느냐, -은다’가 움직씨에만 쓰이는데, 제주말에서는 그림씨에도 쓰이니까 움직씨와 그림씨를 어떻게 가리는지 궁금해 할지 모르나, 그 방법이 표준어와 다를 뿐, 이 둘은 분명하게 가려집니다. 바로 때소 ‘-ㄴ’과 호응하는 ‘-느-’나 ‘-네-’가 없는 ‘-으냐, -은가, -수가/우꽈’ 따위를 줄기에 붙여서 쓰이면 그림씨이고, 어긋나면 움직씨로 보면 됩니다.

또, 표준어엔 ‘-았-’을 넣어도 ‘*아팠냐’로는 안 되고 ‘아팠느냐’로만 쓰여서 마치 ‘있느냐 - 있다’에 ‘-았-’이 붙여 ‘있었느냐 -있었다’가 된 것처럼 움직씨나 그림씨에 쓰입니다.(이때는 움직씨, 그림씨의 구분이 없음.)

그러나 제주말에는 그림씨에도 동작상 ‘-암시-, -아시-’를 넣어도 ‘-느냐’는 ‘-느냐’대로, ‘-으냐’는 ‘-으냐’대로 ‘-느-’의 유무로 대립되면서 물음과 대답이 짝을 맞추어 쓰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제주말 마침법씨끝의 짜임은 ‘-느-’의 유무 대립으로 짜여 있다는 것입니다.

송상조 문학박사·㈔제주어보전회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