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역사유적의 공동체…도심화 진행 홍역도
[제주마을의 유래를 찾아서] 30.삼양동
삼화지구 팽창 따른 주민갈등 야기…해소 절실
삼양동(三陽洞)은 2006년 7월1일 이전까지는 북제주군과 경계를 이루었던 마을로, 삼양동 해안 용천수는 제주시민들의 상수원으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물이 깨끗한 지역으로 유명하다.
'삼양동선사유적지'는 기원전 1세기를 전후한 대단위 복합유적지로 2002년도에 복원이 완료돼 도심 속의 사적공원으로 '탐라'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천연자원과 유적이 함께 어우러져 숨 쉬는 삼양동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문제점을 짚어본다.
설개·가물개·매촌 합친 '삼양'
삼양동은 화북동 동쪽에 있는 마을이다. 중심 마을의 옛 이름은 '소흘개마을·서흘개마을'이라 하고 이외에도 '웬당개마을, 지구리마을, 가몰개마을, 들은돌마을, 도련드르마을, 맨돈지마을' 등이 있었다.
행정명으로는 19세기 중반까지 소흘촌(所訖村) 또는 소흘리(所訖里)로 써 오다가 19세기 말부터 '삼양'이라는 표기가 나타난다.
110여년 전 주민 장봉수(張鳳秀)와 박운경(朴雲景)이 '설개, 가물개, 매촌' 등 세 곳을 합한 양지(陽地)라는 데서 삼양(三陽)이라 했다고 전해지나, 확실하지는 않다.
1914년 4월1일부터 옛 제주군 중면 삼양리 일부를 제주군 제주면 삼양리, 옛 삼양리 일부와 도련리 일부를 합해 제주면 도련리라 하고 1931년에는 제주읍 삼양리·도련리라 했다.
1955년에는 제주시 삼양동·도련동이라 하고 1962년에는 옛 삼양동과 도련동을 합해 삼양동이라 불렀다.
현재 삼양1·2·3동과 도련1·2동 등 5개의 법정동을 거느리고 있다.
5개 법정동으로 구성
1300년(고려 충렬왕 26년) 동서도현설치령에 따라 제주시 중심지를 중심으로 동도에는 신촌·함덕·김녕 등이, 서도에는 귀일·애월 등 12개 도현의 말단지방 행정구역 단위가 설치됐다.
당시 원당봉 서북쪽 밑에 봉수취락이 형성됐고 원나라 기황후에 의해 원당사가 세워졌다.
지금도 마을 지명 중에는 웃모실, 불만터, 정새미 등으로 불리어지고 그곳에 사기조각 등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예부터 사람이 거주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보다 확실한 설촌 유래는 조선왕조 초 고려유민들이 유배되거나 은둔할 목적으로 제주도에 입도해 살기 시작할 때 이루어졌다고 짐작된다.
마을 지형이 높이 솟아있는 산기슭에 호미모양의 해안선을 따라 이룩된 갯마을이라 해 '서흘포'라 이름 짓고 '설개'라 불렀다.
삼양2동은 일주도로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삼양동의 주요 기관이 몰려있다.
옛날 중심마을은 '가물개마을'이었고 후에 '들을돌마을'이 생겼다. 즉 해안가에 위치한 지금의 주거지역은 '가물개마을'이고 대도로변 인근 주거지역은 '들은돌마을'이다.
삼양2동은 '가사포' 또는 '가사포촌'으로 불리다가 1900년대 초에 '감수동'으로 변경됐고 이 시기 감수동 남쪽에 '거석동'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삼양3동은 삼양동 마을 중 가장 작은 마을이며 제주시 법정동 중에서도 일도1동 다음으로 협소하다. 바다와 접해 있어 예전에는 멸치잡이로 유명했던 곳이기도 하다.
삼양3동은 삼양동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마을로 '버렁개마을'과 '검은여'로 이뤄졌다.
해안가에는 환해장성과 원담, 새각시물 등이 위치해 있다.
도련1동은 삼양동 내 법정동 중 가장 넓다.
도련리라는 명칭은 애초 물형으로 지었다고 하는데 이후 인구가 증가하면서 동으로는 회천, 남으로는 봉개·용강·영평, 서로는 거로, 북으로는 화북·삼양이 형성돼 사통오달로 길이 이어졌으므로 '도련'이라 개명했다.
삼양2동에서 1.5㎞ 남쪽으로 올라온 곳이 도련2동이다.
남쪽으로는 초원목장 지대가 있고 북으로는 소나무로 푸른 원당봉이 아름답게 보이고 동쪽으로는 조천읍 신촌리 소재 진드르 평지와 접하고 있다.
설촌 당시 이 마을 주위 개역샘미에서 이 마을을 바라보니 매화꽃형 같이 보인다 해서 '매촌(梅村)'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마을 곳곳서 현대화 홍역
천연자원과 유적이 함께 어우러져 숨 쉬는 삼양동도 시대가 변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마을 곳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유입인구가 꾸준히 증가, 자연마을이 훼손됐다.
이로 인한 이주민과 원주민 사이의 갈등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주로 어업에 종사하는 삼양1·2·3동과 농사일을 하는 도련1·2동 등 지역 1차산업은 영세성을 면치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설 현대화 등의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관광객 등의 유입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직거래장터 활성화와 해안도로 개설도 시급하다.
지역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마을안길 확장사업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영진 기자
고수민 삼양동주민자치위원장은 "삼양동 주민들은 예전에는 농업과 어업 등 1차산업에 주로 종사했다"며 "하지만 최근 대형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과도기를 겪으면서 이에 따른 도로, 주택, 환경 등의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화지구가 팽창하면서 이주민과 원주민의 갈등은 물론 인구 증가로 인한 교통, 환경 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며 "소통 강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주민과 행정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주도로로 이용하는 삼봉로(삼양-봉래)의 경우 아직 2차선 확장공사가 다 진행되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2차선으로 확장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관광객 유치를 위해 운영 중인 직거래장터를 활성화하고 현재 화북까지 연결된 해안도로를 개설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며 "이를 통해 관광객 증가를 통한 주민 소득 증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지역 1차산업이 대부분 영세성을 띄고 있어 지원이 필요하다"며 "하우스 시설농가를 위해 중부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온수를 하우스 난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고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