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자 효성광 정성에 감동한 일가친족덜 제관으로 배려
[제주어 전설]<38> 홍로 오서자(吳庶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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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서자가 거쳐갔을 효돈천 중류지대. | ||
경단 어느 해 일이라십주. 어느 때나 가지로 오서자는 아버님 식게에 참석젠 아적 일찍이 집을 나산 홍로 생가로 향여서마씀. 아적부터 날씨가 어떵 흐리멍텅여신디 산질로 접어들멍부터 깝제기 어두와지멍 험악여젼게 쒜네기 주제가 정 엇이 아져십주. 오서잔 쒜네기 주제 피여보젠 화륵쳔 방을 둘러봐도 시 몸 곱질 딜 질 못는 거라마씀. 는 수 엇이 이레 주왁 저레 주왁단 꼼 으슥진더레 들어감이엔 건, 가시자왈이 우거진 어떤 골총 안터레 아들게 뒈여십주. 오서잔 이디서 잠시 비를 피영 가주기 연, 젼 뎅기단 호미로 가시덤불을 쳐둰 사름 나 들어갈 고망을 멘들안, 잠시 쉬멍 제게 비가 개기를 지드려십주.
경디도 비는 갤 생각을 안영 줄기차게 리는 거라마씀. 경단 보난 지친 지멍에 그디서 슬며시 이 들어십주. 잠시 들어신디, 오서잔 이상 꿈을 꿔서마씀. 어디서산디 어떤 히양 백발 노인이 나타난게마는,
“저는 이 무덤 주연이우다. 오 오랜만이 당신께서 제가 사는 집을 깨깻게 정리여주난 그 은혜를 어떵 갚으문 좋을지 모르쿠다. 오널 냑은 당신 아바님 식게로 알고 잇수다. 하찮은 거주마는 제수로 씰 걸 나 안네커매 거절지 말앙 졍 강 올려 주시문 감사쿠다.”
경 아둰 그 노인은 어디로 엇어져 불고, 주물락연 깨어난 보난 꿈이라마씀. 오서잔 ‘거 , 이상 일도 다싯져.’ 멍 그 골총에서 나와십주. 어느덧 비는 개엿고 해는 벌써 서짝으로 지울어젼 이서마씀. 오서잔 식게에 늦지 아니게 가보젠, 또시 급히 홍로를 향연 걸음을 재촉여십주.
서귀포레 가기 전이 보문 효돈을 동펜이 큰 내 효돈천이 셔마씀. 한라산에서 시작뒌 두 내가 합쳐졍 이루와진 큰 물줄긴디, 바당 더레 흘러가문 쉐소깍이 뒙주. 쒜네기가 급게 아졋단 끗이난 내가 크게 쳠서마씀. 그때 냇물에 오물락오물락 멍 뭣산디 떤 려오는 걸 봐신디, 오단 탁게 돌 트멍에 걸리난 들락들락 단 만이 이선, 뭔고 연 껏더레 간 보난 바로 노리가 돌 트멍에 끼언 죽어서마씀. 오서잔 그때사 쎄 꿈에서 노인이 말이 생각나십주.
‘아, 이거라낫고나. 그 노인이 제수로 주켕 게….’
오서잔 지꺼젼 그 노릴 뚤러메연 생가로 려가십주. 식게 준비단 친족덜은 다덜 놀레여서마씀. 그치록 비가 하영 려신디 밤중이 다 뒈여사 식게 먹으레 온 것도 그렇주마는, 난데 엇인 노리 릴 짊어젼 와시난 더욱 놀레멍 의아여십주. 오서자신디 정 이약을 다 들은 일가친족덜은 그 효성광 정성에 감동연 생전 처얌으로 그를 방안으로 불러들연 이 제관으로 배려여서마씀. 오서잔 너미도 감격스러완 식게 끗난 누웡도 이 잘 오지아니 정도라십주.
오서잔 뒷녁날 돌아오는 질에 또시 그 무덤에 들련, 정성을 더 들연 소분을 여서마씀. 경단 보난 호미에 탁 걸리는 게 션, 흑을 헤쳔 보난 씨러진 비석이란, 내용을 보난 그 묘는 너미 잘 알려진 지체 높은 집안의 선묘라서마씀.
경연 그 집안을 아간 그 실을 알리우난, 그 집안이선 오서자신더레 만 사례를 멍 고마와 엿젱 여마씀. (「제주도전설지」)
김창집 소설가·제주작가회의 자문위원
홍로(洪爐) : 지금 서귀포시 동홍동과 서홍동 지역의 옛 이름
쒜네기 : 소나기
화륵치다 : 당황하여 이리저리 바삐 헤매는 꼴
시 : 도저히. 끝끝내
곱지다 : 감추다. 숨기다
주왁주왁다 : 하릴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으슥지다 : 어둡거나 그늘지어 으스스하고 음침한 느낌이 있다
골총 : 돌볼 사람이 없이 오랜 동안 버려진 무덤
주물락다 : 뜻밖의 일에 깜짝 놀라다
쎄 : 이제막. 금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