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다른 해석 '지역 특화'를 이루다
[지역을 살리는 힘, 문화경쟁력] 대구광역시 게임·모바일
2015-06-16 고 미 기자
'문화산업'중심, '지역성' 약점 극복 중앙정책 주도
지자체 의지 바탕 부가가치.인력 양성 등 확대해
'창조경제'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가 됐지만 여전히 어렵다. 창조력을 수치화해 지역경제와 연결시키는 작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에 비유되기도 한다. 정리하자면 다방면의 인프라 구축과 산업지원을 통해 지역에 특화한 산업을 키우는 것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콘텐츠 산업은 각 산업과 인프라를 연결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의미집약적(mearning-intensive) 산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 SW중심 기반 조성 차별화
'창조'라는 단어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배경에 '지역성'을 깔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 기조는 지역성을 근간으로 하는 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맞춰져 있다. 이에 대한 해석은 조금 나뉜다. 지역특화 콘텐츠를 중간재, 부품으로 육성하고 이를 서울.수도권 사업자들이 받아 경쟁력 있는 최종 완제품을 만드는 형태나 기존의 지역 특화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신규 발굴을 통해 지역 콘텐츠 생태계를 만드다는 접근, 또 기존의 지역 특화 프로그램을 보다 강화해 생태계 차원의 지역 콘텐츠 산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답'보다는 '해설'에 가깝다.
어찌됐든 '지역 특화'를 기준으로 영화, 만화, 출판, 애니메이션, 게임 등 '콘텐츠'가 포함된 산업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관건이란 얘기다.
대구광역시는 서울.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큰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을 갖추고 있다. 지역특화에 있어 '생태계'를 우선 선택했다. 대구의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조2794억원(2012년 기준)으로 2005년(6653억원)과 비교해 연평균 9.3%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5년 전부터 대구광역시를 중심으로 한 꾸준한 정책 지원의 결과다. 타 지역에 비교해 지역에서 발굴할 콘텐츠가 제한적이란 판단 아래 이를 상품화하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했다. 그 결과 정부가 바뀌는 것과 관계없이 '신성장' '혁신' '창조'등의 수식어를 단 사업에 있어 우선 순위를 차지하는 결과를 얻었다.
#지역콘텐츠산업 중심지로
대구경북지역이 지역 콘텐츠산업 중심지로 꼽힌다. 시작은 '문화산업'이었다.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총 450억원이 지원된 '대구문화산업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통해 게임.모바일콘텐츠 특화를 이뤘고 국내 유일의 문화산업분야 경제자유구역(국제문화산업지구)로 지정되는 성과도 거뒀다. 콘텐츠산업을 통해 매출액이 1조 2794억원(2012년 기준)으로 사업 초기 2005년 6653억원에 비해 연평균 9.3%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2006년만 80억원 상당이던 정부와 지자체 지원이 최근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한 사업은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게임산업과 관련해 2005~2006년 '문화콘텐츠선도기술 연구개발 제작 지원 사업'이, 2006~2008년 '문화산업 R&Dj 기반구축사업이 진행됐다. 2013년부터 5개년 산업으로 진행되고 '모바일 게임센터'사업은 총 94억원의 재원을 투입해 모바일 게임 기업 집적시설 구축과 모바일 게임 개발 지원 및 기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을 아우르고 있다. 2011년부터는 197억원 상당의 사업비가 투입된 '스마트 콘텐츠 상용화 지원센터'사업이 추진, 지역 대학에 구축된 창업보육시설을 통해 융복합형 스마트콘텐츠 상용화 지원 및 인력양성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지식서비스와 스마트분산형 에너지, 정밀성형 등 첨단의료산업에 이어 '물산업'에 집중하는 등 영역을 확대중이다.
# 실험은 계속된다
대구는 올 2월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콘텐츠코리아랩(Contents Korea Lab)의 문을 열었다.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저작물인 콘텐츠를 누구나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아이디어에 살을 붙이고 다듬어 내 창작과 창업까지 원스톱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인큐베이터다. 문화관광체육부 공모 사업에서 전국 지자체들의 경쟁을 가볍게 따돌릴 수 있었던 배경 역시 SW특화에 있다.
5년간 지방비를 포함해 1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공간에서는 유명한 콘텐츠 창작자와 전문가를 초청한 열린 강좌와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킬 수 있는 심화 및 발전강좌, 콘텐츠 시제품 제작 등 다양한 맞춤형 교육과 컨설팅이 제공된다. 예비 창업자들이 가능성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도 대여된다.
"창조경제를 고려한 것은 아니지만 정책기조가 바뀔 때마다 적응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는 점이 대구의 장점입니다"
김남국 (재)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창조산업육성단 차세대콘텐츠팀장은 "다양한 아이템들이 '기술'을 만나기 위해서는 대구(SW)를 통해야할 만큼 탄탄한 산업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는 말로 지역 SW산업 생태계를 설명했다. 쉽지는 않았다. 소프트웨어 게임 하나로 만들어낸 효과가 굴뚝기업의 10배가 넘는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이해시키는 작업이 우선이었다. "사람이 모이다보니 '전문성'이 확보되고 관련 산업이 커지는 과정에는 특별한 '논리'가 필요 없다"는 것이 김 팀장의 귀띔이다.
김 팀장은 "관련 사업을 진행할 때 가능한 지역기업이 우선할 수 있도록 예산 배정을 하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전문기관을 유치와 컨트롤타워 기능을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까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며 "일관성 있는 정책 의지가 이뤄진 때문에 지금은 어지간한 대형 국책 사업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런 대구지만 자연.문화 아이템이 풍성한 제주가 부럽다. 김 팀장은 "제주의 전기자동차 산업을 스마트카로 영역을 확대한다면 관련 산업이 보다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 약점이었던 거리적 접근성이 사라진 만큼 제주의 경우 타 지역과 영역 교류를 통한 발전 방안을 고민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