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적화' '가능성 지원'통한 지역다움 완성

지역을 살리는 힘 문화경쟁력 4. 부산광역시

2015-07-28     고 미 기자

▲ 센텀문화산업진흥지구
글로벌캐릭터 '포코팡' 발굴
영상·ICT 묶어 시너지 효과
수도권 중심 탈피 방안 과제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주성필 콘텐츠사업단 단장이 명함을 내밀었다. 무려 3장이나 되는 명함에는 이유가 있었다. 게임과 관광을 접목한 새로운 비전의 상징이다. "여기서는 이 것이 '갑'"이라는 주 단장의 말에는 자부심까지 엿보인다. 주 단장은 "산업 규모만으로 수도권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지역 여건에 맞는 것을 어떻게 특화 시키냐는 것이 지역 문화콘텐츠 산업의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기업 성공신화

부산의 문화콘텐츠 산업 규모는 서울.경기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다. 하지만 그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주 단장의 지적은 그만큼 단호했다. 부산하면 '해운대' '자갈치시장' '부산국제영화제'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미 2004년부터 '영상.IT'를 핵심 전략산업으로 선정해 지속적으로 육성해왔다. 2006년 이후 '게임'특화를 시도한 것은 소리 없이 강한 결과로 돌아왔다. 부산시의 지속적인 콘텐츠 제작비 지원에 힘입어 비교적 짧은 시간 내 '트리노드'라는 스타트업 기업의 성공사례가 나왔다.
 
2011년 10명도 안되는 직원으로 출발한 트리노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게임에 접목한 포코팡을 개발, 불과 4년 만에 직원 수가 70명에 육박하는 등 지역 대표 게임업체로 급성장했다.  트리노드의 대표작 '포코팡'은 지난해말 글로벌 4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타이틀로,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50위권을 기록했다. 일본, 태국, 대만 등 세계시장 진출을 통해 지난해만 1000억원대 수익을 올렸다.

부산시는 '제2의 포코팡'프로젝트와 더불어 부산산(産) 포코팡(Pocopang)의 보니와 하비 등 게임 속 주인공들을 지역 게임산업과 관광산업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활용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키우고 있다.

현재 이를 지역 시설물과 접목해 랜드마크로 활용하는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도시 자체를 '홍보판'으로 활용한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문화콘텐츠+영상+ICT

부산이 지닌 또 하나의 힘은 '집중화'에 있다.

부산시는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국내 최대 ICT 국가 연구조직인 전자통신연구원 분원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체 집적단지 건립을 추진하는 등 'ICT메카'를 목표로 삼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산분원과 정보보호센터 등을 유치해 최첨단 융복합도시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이다. 아직까지 계획이기는 하지만 정보 통신 전자 방송 관련 산업의 원천 기술과 이들 분야의 융복합 연구를 책임지는 국가 연구조직의 분원 유치는 기존 ICT산업뿐 아니라 부산이 자랑하는 영화영상·게임산업 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 분명하다.

앞서 2008년부터 조성중인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를 통한 효과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는 CT산업 육성과 게임산업 집적화, e스포츠 문화 조성, 문화콘텐츠산업 활성화 체계 구축 등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콘텐츠 스타프로젝트와 더불어 관련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 지원 등을 조율하고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 운영 등 게임.영상산업과 관연한 원스톱 체제를 갖추고 있다.

주변에 영화진흥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물등급위원회 등의 부산 이전과 부산영화제와 연계한 영화의 전당, 영상후반작업시설(AZworks) 등이 자리를 잡으면서 관련한 대형 행사를 집중하는 효과도 냈다.

주성필 단장은 "상품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지자체의 의지와 문화콘텐츠사업에 대한 지역의 이해"라며 "지역 기반이 취약한 단점을 관광 접목을 통해 극복하는 것이 부산과 제주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 지난해 '지스타'에 입장한 관람객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콘텐츠 제작 기술력 집중
'부산인디커넥트'도전도

부산의 문화 콘텐츠 산업은 아직 '봄날'이다.

부산시를 게임의 도시로 거듭나게 한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를 빼놓을 수 없다. 2009년 개최지를 부산으로 옮길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던 지역의 사정도 바뀐 지 오래됐다. 성과는 컸다. 현재 세계 3대 게임쇼로 국제적 이목을 끄는 지역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한 것은 일부다. 한 때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언급으로 관련 산업계와 각을 세웠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관련 산업 효과를 인지한 뒤 지난 지스타에 참여해 '시장을 이겨라'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지자체의 의지를 보여준 것도 주효했다.

게임도시라는 이미지를 완성한 데 이어 게임산업 중심도시를 향한 구체적 전략도 추진되고 있다. '콘텐츠 제작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지역 기업들이 해외 시장 개척 역시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다.

대규모 행사라고는 하지만 향후 '2+2년'후 개최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부산시는 인디게임페스티벌을 구상했다. 오는 9월 국내외 다양한 인디게임을 모아 한 자리에 전시하는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Busan Indie Connect Festival, 이하 빅(BIC) 페스티벌)'이다. 메인 전시 행사에만 모바일, PC, 콘솔, VR(가상현실), 보드게임 등 다양한 플랫폼에 기반을 둔 100여개의 인디게임이 전시된다. 참가자들이 게임을 시연한 후 개발자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남길 수 있도록, 단계 별 미션을 참가자들에게 부여하는 '게이미피케이션 이벤트'도 마련된다. 부대행사까지 포함하면 이로 인한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