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융화산업 생태계…'지역성'에 날개를 달다
지역을 살리는 힘 문화경쟁력 6.광주광역시
CGI센터+첨단실감콘텐츠제작클러스터 등 구축
지속성 바탕 '문화일자리' 등 연계사업 진행해
'문화 일자리 1880개'. 광주 광역시가 올해 추진하는 핵심사업 중 하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기도 하지만 서비스산업과 문화 콘텐츠 개발을 통해 신규 인력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은 그냥 해보는 말은 아니다.
# 문화 산업 허브 도시화 가속
광주는 창조산업의 기준으로 봤을 때 산업적, 경제적인 측면에서 지역성의 가치를 적절히 챙겼다. 창조경제가 단순한 창의성 발굴이 아니라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는 주장 역시 광주의 메리트로 정리된다.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문화콘텐츠산업 허브도시'화하기 위해 CGI센터 건립, 한국문화기술(CT)연구소 개소, 문화산업투자진흥지구 지정, 문화산업투자조합 펀드 조성 등 문화산업 발전의 기틀을 착실히 다져왔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정부로부터 지역특화발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광주를 문화콘텐츠산업 특화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후속대책으로 나온 것이 '빛고을 행복문화경제 프로젝트'다.
현재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하 광주 진흥원)를 중심축으로 5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펀드 조성과 게임아카데미설립, 스토리노믹스 핵심인재양성, 송암산단 디지털클러스터 조성, 광주CGI센터 첨단영상제작 기지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이미 광주소프트웨어지원센터와 광주영상예술센터, 한국게임사관학교, 글로벌CGI센터, 광주영상복합문화관, 광주 스마트모바일앱개발지원센터, 호남권SW품질역량센터 등이 갖춰져 있는데다 2014년 '3D콘텐츠 미디어산업 활성화 사업'과 '빛가람 사물인터넷 혁신클러스터 구축 사업'에 이어 올해 '첨단실감콘텐츠 제작클러스터 조성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보했다.
'첨단실감콘텐츠 제작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광주시가 40여 년 돼 노후한 송암산업단지에 전국 제일의 첨단영상 후반작업(Post Production)기지로 육성하고 있는 광주CGI센터와 연계해 △기획과 창작 중심의 창조콘텐츠제작지원센터 △비즈니스 지원과 유통 및 마켓팅 역할을 수행할 크리에이티브 콘텐츠플라자 △시민 체험 공간인 디지털체험테마파크 등을 조성해 문화콘텐츠 산업의 기획-제작-유통의 전 단계를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 집적화 통한 부가가치 기대
그 배경에는 2006년 제정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아문법)'이 버티고 있다. 내달 문을 열 아시아문화전당을 두고 말이 많은 상황이기는 하지만 광주를 거대한 문화산업 클러스터로 만드는 구상은 착실히 속도를 내고 있다.
덩달아 분주해 진 곳이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하 광주진흥원)이다. 2002년 6월 설립된 광주진흥원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 추진 등의 효과로 '콘텐츠사업'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문화체육관광부 기준으로 지난 2003년 113억원 규모던 광주 콘텐츠산업 매출은 2012년 8026억원으로 10년 사이 70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문화융합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29개 기업을 유치하기도 했다. 그보다 더 주목받는 공간이 광주CGI센터다.
국내 최고 수준의 3D영상제작 시스템을 보유한 광주CGI센터는 영화 후반기 작업을 위한 영화제작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문화산업펀드'의 안정적 연착륙 역시 힘을 보탰다. 광주의 문화산업펀드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 산업군에 있어서는 주목받고 있다.
제조업보다 투자 성과가 저조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문화콘텐츠 투자를 꺼렸던 은행들이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수익성을 재검토할 만큼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수익 불확실성으로 자치단체가 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쉽게 도전할 수 없었던 것을 '아문법'을 통해 실현시켰다. 광주가 제시하는 '일석이조' 효과는 영화제작 관련 업체는 물론 창업투자회사를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 강소기업·인력 육성 등 파생
광주진흥원은 또 국내외 마케팅지원은 물론이고 문화콘텐츠 강소기업과 IT강소 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W 전문인력 양성, 통계조사, 스마트콘텐츠 기반확대, 창업생태계 지원, 제품인증 컨설팅, 지식데이터 지원, 게임제작, 품질테스트 지원 등 맞춤형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IT·SW·CT 분야 116개 중소기업을 유치했다.
'CG 활용 프로젝트 제작지원'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사업으로서 총사업비 366억원의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이 사업은 영화·애니메이션·게임 등 문화콘텐츠 제작 기술인 VFX(CG의 특수영상효과)를 활용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역내 스타기업 육성, 세계 일류 수준의 CG 제작 역량을 갖추기 위해 시설·장비구축 및 제작지원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문화산업분야의 역량 있는 젊은 창작자를 발굴하여 창작 및 제작지원, 마케팅까지 일괄 지원을 통한 문화콘텐츠 전문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으로 총사업비 198억원을 지원하는 '문화콘텐츠 기획·창작스튜디오 운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 미 기자
광주시에는 다른 지역에는 없는 특별한 것이 하나 있다. '아시아문화산업투자펀드'다. 광주시가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지난 2012년 190억원 규모의 1호 펀드를 결성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던 분위기는 올해 다시 120억원 규모의 2호 펀드 조성 계획이 나오면서 타 지자체의 부러움을 샀다.
김정수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기반운영본부장(전략사업단장)은 "승수효과를 놓고 봤을 때 500억원까지 운용이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종자돈의 3배가 넘는다. 실제 1호 펀드만 2년 반만에 350억원의 투자 효과를 냈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 작품을 운 좋게 골라낸 것이 아니라 투자 회수 후 바로 재투자하는 것으로 계속적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결과다. 사실상 전체 펀드 중 50%가 영화에 집중됐다.
회수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펀드를 운용하기에는 최적이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제작지원 단계가 아니라 시나리오와 배급사, 주연급 배우가 확정된 상태에서 투자를 한다. '개봉'여부가 변수가 되지 않는 셈이다. 전체 펀드 중 지역 내에서 80%를 소화하도록 구성된 까닭에 관련 업체들을 유치하는 효과도 봤다.
문화콘텐츠 전문 펀드인 운영하는 조합(아시아문화산업투자조합)도 만들었다. 이를 통해 2013년에만 총 42개의 영화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제1호 운용 작품은 '더 테러 라이브'(6억원)였다. 회수된 금액은 다음 영화에 투자됐다. '관상'에 5억4000만원이 투자됐다. 영화를 통한 투자수익률만 14%(저책효과 제외)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 펀드 상품보다 훨씬 유용하다.
김 본부장은 "CGI센터 외에도 펀드를 통한 제작비 지원이 광주에서 영화 촬영을 희망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며 "운용에 실패한 지자체도 있지만 제주는 지리적 조건을 활용해 중국을 연계한 아태 문화펀드를 조성하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