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녀의 몸은 식산봉으로 부씨 총각은 장시머들로
총각을 감장하젱 한 관은 일출봉으로 벤하여십주
[제주어 전설] <49> 식산봉
고려광 조선시대에 우도광 오조리 해안엔 유독 왜구의 침입이 아서마씀. 경여부난 내중에 열운포(온평리)로 웽겻주마는 수전소(水戰所)가 들어산 싸움베도 셔낫젠 는디, 남아이신 오조연대나 바당 성곽 흔적덜이 그 증겁주.
정의현도 처얌엔 고성에 싯단 왜구의 은 침입광 성화에 못 뎡 성읍리로 웽긴 거라마씀. 번은 왜구덜이 몰려올 것 닮안, 조방장(助防將)이 을 사름덜신디 람질 ㄲ으게 연 식산봉 전첼 둘러신디, 왜구덜이 먼 바당이서 보난 군량미를 산만이 싸놔시난 ‘저치록 군량미가 한 걸 보난 군사덜은 더 말영 뭣 거라.’ 멍 놀래연 가부럿젠 여마씀. 기록에 보문 오조리 수전소가 벤란에 대비영 비축엿단 군량민 제우 1~3석이엔마씀.
예로부터 오조리 식산봉을 옥녀산발형(玉女散髮形)이엥 아마씀. 어떤 기록엔 옥녀파발형(玉女破髮形)이엥도 여신디, 그건 ‘곱닥 여가 머릴 풀어헤쳔 우는 모냥’광 은 뜻으로, 그디 얽어진 슬픈 랑의 이약 토막이 이제지끔 전영 려왐십주.
부씨 성을 진 총각이 안가름 섯동네 불미술에 살아신디, 우녁집 옥녀엥 는 처녀광 짚은 랑에 빠져서마씀. 경디 부씨 총각은 불미대장 아로 낱 천민에 불과여부난, 양반 신분이랏단 옥녀광은 쉽사리 혼인을 수 엇인 처지라십주. 경여도 둘은 몰르게 만나멍 기회를 봔 은밀 언약을 맺어서마씀.
어느 날, 수전소 조방장이 을을 지나가단 옥녀의 아리따운 자태를 봔 그 미모를 탐게 뒈어서마씀. 사름을 보내연 가문광 내력을 알아보멍 옥녀 부모신디 첩으로 도렝 여십주. 그런 과정에 부씨 총각이 옥녀광 짚은 랑에 빠져 이신 걸 알앗고, 경여부난 장애가 뒈염젠 조방장은 엇인 죄를 멘들안 부씨 총각신디 씨완, 심어단 목 아메연 죽연 시첼 식산봉 동쪽 바당더레 데껴부러십주. 경고 옥녀를 심어단 수청 들렝 난 끗지 거절을 심게 여가난 고문단 내쳐부러십주.
옥년 부씨 총각을 안 죽을락살락 헤매단 식산봉 아래 해벤에서 목졸린 채 숨진 시체를 보는 순간 머리를 풍친 차 넉을 잃어십주. 퍼질러 앚안 멍게 싯단 보난 어느 이 옥녀의 몸은 식산봉으로 굳어부러서마씀. 또시 부씨 총각 시첸 맞은펜 언덕 장시머들로, 총각을 감장젱 마련 관은 일출봉으로 벤여십주.
식산봉 중턱에 낭이 우거지기 전인 창금돌이엥 바위가 셔신디, 그 바윈 여인의 원한에 찬 눈처록 조방장이 싯단 불미술쪽을 노려보고 이섯젠 나, 지금은 우거진 낭덜로 려져부러서마씀. (마을 홈페이지에서)
김창집 소설가·제주작가회의 자문위원
디다 : 견디다
람지 : 띠로 엮어 낟가리 위에 덮는 것
: 풀무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