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와 융·복합으로 빅 킬러 콘텐츠 창출
지역을 살리는 힘 문화경쟁력 13.에필로그
후속 작업 역시 탄력을 받고 있다. 1319억원을 신규 투입해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K-컬처 밸리로 이어지는 문화창조융합벨트를 본격 가동하고 이를 통해 인재양성-기획·창작-창업·구현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에 들어갔다.
'문화 수도'얘기도 나왔다.
코리아문화수도는 문화의 서울 편중 현상을 해소하고 지방 주민들도 문화생활을 만끽함으로써 문화를 통한 지역발전과 지역재생을 이루도록 지원한다는 데서 출발했다. 문화격차를 지역 격차로 본 접근이다. 열악한 문화 수준이 도시브랜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우수한 인력과 자본을 끌어들이는 데 걸림돌이 되는 데 이것이 결국 정치. 경제적 격차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하지만 이들 구상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빅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
말이 쉽지 빅 킬러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융·복합 공연, 웨어러블 기술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체험형 엔터테인먼트 공연, 가상현실 기기로 즐기는 버추얼 테마파크 등 분야간 크로스오버와 문화예술과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기본 재료와 더불어 시장을 봐야 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지역 특화'지만 특화에 대한 해석 역시 분분하다. 가장 지역적인 것(문화원형)인지, 아니면 지역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문화산업 및 기술, 기반)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문화원형의 보고(寶庫)인 제주에서 아직껏 내로라하는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한 데 대한 신중한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반대로 기술력 등은 충분하지만 '할 거리'를 찾지 못한 경우도 있다. 대구의 경우 SW 등 IT 기술력은 전국 상위권이지만 가공할 아이템에 있어서는 여전히 고민중이다.
문화콘텐츠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특화'에 대한 재해석과 더불어 지역간 융·복합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주는 분명 기회를 얻었다. 카카오의 지원을 받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본격 가동으로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옮기고, 프로모션과 시장 개척 등에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제주ICT기업협회에 이어 제주애니메이션협회가 구성되는 등 지역 역량을 집중시키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제주의 장점이 부각되는 부분은 '마켓'이다. 타 지역에 비해 탄탄한 관광 인프라와 문화콘텐츠시장을 접목하는 융.복합 시도는 제주 안에서가 아니라 제주 밖에서 이미 시작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에서 진행되던 문화콘텐츠 관련 컨퍼런스와 견본시, 마켓을 지역에 분산하는 과정에서 '제주'가 우선 순위에 오르는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 사람이 시스템을 만들고, 그것이 자리 잡아 문화가 형성된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소통'을 내걸고 다양한 네트워크 실험을 하는 것 역시 이와 연결된다. '제주'의 강점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다시 '제주만'이라는 한계를 벗어야 한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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