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국굴 동자석 허릴 분지르난 벌겅헌 피가 솟아신디
지나 뎅기는 쉐나 말이 발 저는 일이 읏엇덴 전해져

[제주어 전설] <51>월라산 서국굴

2015-12-03     제민일보

저 서귀포 신효동에 가문, 월라산이옌 는 오름 동펜이 서너 펭 뒈는 굴이 셩 그 굴을 ‘서국굴’이옝 는디, 그 굴에 관 이약 두 가집주.

엿날, 그 굴 소곱이서 서국이옌 는 직게 생긴 남가 곱닥 각실 안 살아십주. 서국의 각신 양지도 곱주마는 음식도 잘난, 부젯집 일을 도웨줭 쿰삭 받은 걸로 근근이 먹언 살아십주. 경디 서국인 각시가 일을 소개여 줘도, 밥을 놈보다 서너 곱 더 먹어 부난, 다신 빌엉 젱 아니여서마씀.

경 살단 각시가 아길 나난, 아기 따문에 일을 못연, 업게신디 아기 맷겨둰 직접 돈벌레 나사십주. 를은 베실는 큰 부젯집이 일레 가신디, 잔치가 라 날 계속뒈난 집이 오지도 못고, 그디서 메칠 살멍 음식을 장만여서마씀.

경여부난 집이서 아기 단 아기업겐 먹을 것도 떨어지고 아기도 막 울언, 굴 베꼇더레 나완 어멍을 지드리단 아기 업은 채 돌이 뒈어부러십주. 서국의 각신 잔치가 끗난 구덕에 먹을 것 들런 집이 완 보난, 업게가 아기 업은 채 돌이 뒈어부러서마씀. 그걸 보멍 놀레연 아기어멍도 그 자리에서 구덕 들른 채 돌이 뒈여불고, 오랜만에 집의 완 그 모냥을 본 서국인 땅을 치멍 울어십주. 경난 그 주벤을 ‘땅동산’이옌 염고, 땅동산엔 이제도 아기 업고 구덕 찬 것 닮은 돌이 산 이십주.

를은 을 탄  선비가 서국굴 앞일 지나는디, 날은 물고 갑제기 베락 천둥이 치멍 쒜내기가 련 질이 한강바당이 뒈여부난,  수 읏이 그디서 를밤을 지내게 뒈여서마씀.

선비가 을 자멍 꿈을 꿔신디 꿈속에 동자가 나타난, “먹을 거 싯건 꼼 줍서. 베고판 죽어지쿠다.” 단 갑제기 동자가 굴 소곱으로 완 곱으난, 그 뒤에 누데기 옷을 입은 사름이 완 “선비님 쎄 동자 보지 못디강?” 난 선빈 대답도 못고 어중어중는디, 좇아온 사름이 “선비님 만약시 동자 봐지걸랑 꼭 심엉 놔둡서.” 멍 가부는 거라마씀.

선비가 주물락게 놀래연 깨어난 보난, 빈 그치고 동이 터왐시난, “거  이상 꿈이여.”멍 동자가 곱앗단 자리에서 젖인 헉을 줴여단 조물조물 연 동자를 멘들안 “지나댕기는 사름덜 냉긴 음식이나 얻어먹으라.” 멍 펜 구석더레 세와서마씀.

날이 으난 선빈  탄 가부러신디, 그 후제 선비가 그 앞일 지나가젱 난 이 갑제기 발을 절어마씀. 것도 이상덴 연 굴 소곱에 들어간 보난 이녁이 멘든 동자석이 시난 “이놈의 짓이로구나.” 멍 동자석 허릴 딱 분지르난 벌겅 피가 솟아신디, 그 후제론 그 앞이 지나뎅기는 쉐나 이 발을 저는 일이 읏엇덴 여마씀.(마을 홈페이지에서)

김창집 소설가·제주작가회의 자문위원

 

업게 : 어린 아기를 돌보는 사람

쎄 : 이제 막. 금방

주물락다 : 뜻밖의 일에 깜짝 놀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