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인·해안선 보전으로 도시경쟁력 높이자

세계 속 명품도시를 만들자 3부 3. 미래지향적 도시기반

2015-12-21     김용현 기자
스카이라인과 해안선은 제주도의 도시경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며 거리와 간판 정리도 도심 내부의 세세한 경관을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다. 이에 따라 주변 풍광과 어울릴 수 있는 적절한 도시규모와 견축크기 등을 설정하는 등 최적의 규제방안이 마련되고 옥외광고물 모델 개발·관리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전경. 김용현 기자

화산섬 특성 산간부터 바다까지 최고 경관자원 가져
난개발로 훼손 심각…제주특색 도시이미지 살려내야
역사 문화 바탕 거리조성 및 체계화된 간판관리 필요


경관의 개념은 관찰자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 관람할 때 보여지고, 형성되는 심상 또는 이미지다. 경관의 가치는 수치로 계량화할 수 없고, 실제로 확보할 수 없는 무형의 존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자연경관과 도시경관 모두 공동된 가치관을 바탕으로 실제로 존재하는 형태로 여겨진다. 제주도시 경관은 독특한 자연과 역사 그리고 환경의 바탕위에서 만들어진다. 하지만 도시계획 및 개발이 토목·건축공학적인 관점에서 이뤄지면서 제주도시의 가치가 사라지고 있다.

△스카이라인 해안선 최상의 경관자원

제주도는 화산섬이란 지형적 특성상 도시경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바로 스카이라인과 해안선이다.

스카이라인은 도시의 지평선이 하늘과 맞닿는 윤곽선을 의미하며, 도시생활경관이 만들어내는 형태에서 가장자리와 하늘과의 접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한라산과 중산간지대, 오름 등의 풍광은 제주도시의 배경이 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스카이라인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시는 1960·70년대 산업화의 영향으로 급속도로 팽창했고, 개발사업 추진과정에서 수익성에 치중됐다. 이 때문에 고도완화와 중산간과 오름 주변으로의 공동주택용지 확장 등이 이뤄지면서 도시경관은 경제와 토목·건축논리에 의해 좌지우지됐다.  

도심내 사무·주거용 건물부지가 부족해지자 고도제한을 23m에서 40m로 완화됐고, 결국 제주도시의 스카이라인이 주변 환경과 부조화로 이어지는 등 도시경관 훼손되는 상황이다.

특히 아라지구나 노형지구 등 도시개발계획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도로와 보행자, 공원 등 공공시설용지를 축소되는 대신 공동주택용지를 확대됐다. 

여기에 고도제한까지 풀리면서 고층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게 됐고, 결국 스카이라인 훼손과 고층아파트와 저층건물간 부조화 등 경관이 훼손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제주해안선 역시 스카이라인과 마찬가지로 바다의 자연경관과 해안에 밀집된 주거지의 생활경관을 형성하는 독특한 도시의 경관요소다. 제주섬에 형성된 도시이미지는 해안선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제주해안선은 매립과 해안도로 개설, 포구확장 그리고 무분별한 카페와 숙박시설 조성 등으로 도시경관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이처럼 제주도시의 스카이라인과 해안선을 지켜나가는 것은 도시경쟁력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고 중요한 문제다. 이는 곧 주민의 삶 향상과 도시의 정체성·차별성 확립 등 제주도시의 전체적인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제주도를 비롯한 도시개발주체들은 제주경관이 보존하고, 주변 풍광과 어울릴 수 있는 적절한 도시규모와 건축크기 등을 설정하는 등 최적의 규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거리 간판 도심매력 높이기 중요 요소 

스카이라인과 해안선이 전체외형적인 도시경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면 거리와 간판은 도심내부의 세세한 경관과 이미지를 만드는데 중요한 요소다. 

뉴욕과 파리, 런던, 도쿄 등 전 세계의 유명도시들은 저마다 도심내 상징적인 장소를 조성하고 있으며, 특히 거리와 간판관리에 많은 노력을 쏟아 붙고 있다. 

도시거리를 조성할 때는 역사와 문화적인 의미와 조건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자연스레 제주풍경이 녹아드는 거리가 될 수 있고, 자연·문화중심의 도시로 탄생할 수 있다.

하지만 제주도시의 거리조성사업은 이동성과 기능성에만 초점을 맞췄고, 더구나 차량통행이 중시되면서 보행환경과 경관은 무시됐다.

그나마 최근 들어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고, 도심 곳곳에 문화거리 또는 테마거리 등이 조성된 것은 다행이지만 상당수 문화·테마거리는 성급히 추진되면서 실패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제주도시의 거리를 조성할 때 주요 장소와 지형조건에 따라 한라산·오름·바다·하천 등을 볼 수 있는 관람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 또 거리마다 통일감과 독창성이 나타날 수 있도록 도로의 폭과 형태를 계획하고, 가로시설물 및 간판 등에 세련감이 묻어나도록 디자인 개발도 필요하다.

도심과 거리의 경관을 살리거나 해칠 수 있는 도시구조물은 바로 간판 등 옥외광고물이다. 세련되고 정리된 간판들은 그 거리의 특징을 최대한 살리는 동시에 전체의 도시경관을 도드라지게 만들 수 있다. 반대로 무분별하고 난잡한 간판은 도시경관과 이미지를 해치게 된다.

현재 제주지역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지 않고, 난잡하고 무질서한 옥외광고물 때문에 도시경관과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제주특성에 맞는 옥외광고물 모델 개발 및 통합관리, 도시공간계획 조정, 건축물 입면면적 대비 간판 총면적 규제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변 습지의 풍광과 조화를 이룬 파주출판도시.

파주출판도시 경관보전 호평
주변 습지 보존·디자인 규제


우리나라 인쇄 및 출판인들이 의기투합해 조성한 파주출판도시는 수익성과 효율성 대신 도시경관과 아름다움을 고려해 만든 대표적인 테마도시다.

파주출판도시는 파주시 교하읍 일대 155만2320㎡ 부지에 출판사·인쇄사·제본사·저작권중개사·출판유통센터·디자인회사 등 200여 업체가 입주한 클러스터도시다. 

파주출판도시는 늪과 황량한 벌판위에 조성되면서 여는 산업단지와 신도시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도시계획이 수립·진행됐다.

기존의 도시개발은 토지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늪과 하천을 매립·복개해 최대한 조성사업 부지를 확보하고, 건축물을 최대한 밀집시키면서 건축고도를 완화하는 것이 기본 틀이었다. 

하지만 파주출판도시는 정반대 방향으로 도시를 개발했다. 사업부지 중심에는 갈대군락 등 전형적인 강변습지인 샛강을 보존하면서 주변 풍광과 조화되도록 건물디자인과 규모를 규제했다.

특히 산과 하천·습지 등 자연지형을 고려해 건축물들을 빽빽하게 채우지 않고, 공간을 남기고 이곳에 녹지공원을 조성하는 등 '비움'의 미학을 도시개발에 접목시키면서 도시경관을 살렸다.

파주출판도시는 자제 건축지침이 만들어졌고 입주자와 건축가들은 이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맺었다.

우선 건축물의 높이는 3층 이하로 규제하는 동시에 건물외형자재도 알루미늄판·화강석·타일·붉은 벽돌 등의 사용을 금지해 도시경관과 이미지를 지키고 있다. 

특히 건축지침으로 출판도시라는 전체적이고 통일된 경관과 이미지를 구축하는 동시에 큰 틀안에서 건물 하나하나가 개성도 살리는 등 건축예술품의 전시장으로 들어서게 됐다.

거리 역시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제작된 전신주·가로등·간판·교각 등의 도시구조물로 인해 최상의 도심경관을 유지하고 있다.

파주출판도시의 키워드는 심학산과 갈대, 샛강, 개성과 예술성을 갖춘 건물 등을 꼽을 수 있다. 제주의 경관자원은 한라산과 오름, 하천, 바다 등으로 출판도시보다 더욱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제주도시가 파주출판도시처럼 '비움'과 '개성', 조화와 배려라는 도시개발이념을 실행한다면 최고의 경관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