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자치도 전국 관심 이끌어…"제주 발전 기여할 것"
2016 사람이 자원이다 2. 이승종 지방자치발전위원회 부위원장
2006년 7월1일 첫 도입된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이했다. 특별자치도는 국방, 외교, 통상 등 국가의 본래적 기능을 제외한 모든 권한을 가진 특별한 지방자치단체를 만들어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우리나라의 지방분권을 선도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고, 제주지역 입장에서는 지역의 비전인 국제자유도시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자치행정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다. 특별자치도 시행 10년을 맞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행정구조의 기본 골격 수립에 참여했던 이승종 지방자치발전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제주특별자치도의 향후 성공적 추진을 위한 제언을 구했다.
지방자치 발전과 제주의 역할
이승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 제16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을 거쳐 현재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부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방이 더 잘할 수 있는 사무를 지방이 책임지고 시행하는 것'을 강조하면서 해당 사무를 발굴해 이양하고, 지방자치의 발전적 시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 것이 위원회의 기본적 역할이다.
"제주도는 특별지방자치제 실시지역으로서 여타 지역과 차별적 조치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주특별자치의 시행성과는 향후 한국지방자치발전에 좋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지방행정 전문가답게 이 부위원장이 첫 화제로 올린 것은 '특별자치제도'다.
이 부위원장이 제시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대 중앙절충 명분은 육지와 여건이 다른 제주만의 '지역 특수성'이다.
획일화된 분권화 방식을 지양하고 제주의 행·재정 능력, 정책성과 등을 고려해 중앙정부로부터 지방자치단체로 권한이양의 정도를 달리하는 '차등분권' 실현을 위해서는 제주가 앞장서 '주어진 권한'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지방자치는 지역 여건과 무관하게 획일적 지방자치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지방자치 시행경험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주에서의 자치를 면밀히 분석해 지방자치를 발전적으로 확산하는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여건은 다르지만 분권, 참여의 원리는 같은 만큼 제주특별자치의 시행은 한국지방자치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입니다"
특별도 출범 주도한 명예도민
이 부위원장과 제주의 인연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는 지난 2005년부터 2006년 2월까지 제주도 행정구조개편에 따른 조직진단을 맡아 제주도청 정책과제를 수립했다.
2007년부터는 국무총리실 산하 제주지원위원회 자문 위원으로 참가해 제주행정구조개편에 대한 평가와 향후 과제를 제시해 왔고 2014년에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으로서 국회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 성과와 미래발전 전략' 세미나를 개최, 흐려지는 특별자치도의 차별성이 다시한번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데 기여했다.
이런 제주발전 기여도를 인정 받아 이 부위원장은 2015년 제주도로부터 명예도민으로 위촉됐다.
"저 뿐만 아니라 주변에 제주도민이 된 분들 대부분이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또 제주발전을 위해 기여하고픈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 부위원장의 제주에 대한 단상은 다른 명예도민들과는 상대적으로 차별적이고 전문적이다. 지방자치 전공자로서 지방자치에 대해 제주가 갖고 있는 함의에 관심이 많다는 그가 제주에 주문한 것은 "행정도 '꾀'를 부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관심이 지원으로 이어지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특별자치도'를 발판으로 중앙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정책적 교감과 소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극단적인 중앙집권도 지방분권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그의 조언에 수긍이 간다.
'제주색깔' 지속 발전의 원동력
제주의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질문에 이 부위원장은 일관되게 '제주색깔'을 강조한다.
"제주는 대한민국 국민의 가슴 속에 있는 보석 같은 곳입니다. 세계인이 보석같이 여기는 제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는 과정에서 국제화하되 지방화를 동시에 진행해야 합니다. '가장 지방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제주에 꼭 들어맞는 표현입니다"
난개발 방지를 위한 주문도 구체적이다. 제주가 이미지 전략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확고히 하고 (가칭)'도시자연디자인'으로 이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인이 제주를 가슴에 품게 하기 위해서는 제주의 인문·지리적 가치를 재조명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제주가 다양한 홍보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삼다도'처럼 스토리가 있고 정서에 호소할 수 있는 뚜렷한 이미지가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또한 난개발을 우려하기 보다는 난개발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도시자연디자인'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입니다"
그가 주안점을 둔 것은 도민자본 육성과 명예도민의 활용이다. 무엇보다 최근 제주에 몰려드는 중국자본과 대기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도민이 주체가 되는 '자본육성'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펀드를 조성하면서 도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도민 위주로 주식을 배당해 투자사업으로 이어진다면 대기업이나 외국자본이 독식하는 구조에서 소외되는 도민들을 보호할 수 있겠지요. 제주도가 '도시자연디자인'과 '도민자본육성'을 축으로 제주를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제주발전의 과실, 도민사회 확산돼야" |
| 이승종 지방자치발전위원회 부위원장은 제주의 경쟁력 향상방안과 관련 "토착자본이 취약한 상황이므로 제주도민의 집합자본이 제주발전에 기여하게 하고, 그 과실도 제주도민에게 보다 더 확산되도록 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현재는 외부자본이 제주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도민의 상실감이 크다"며 "토착자본으로서 '제주발전 퍼블릭 펀드'(Public Fund·가칭)를 설치해 개발수요에 집단적으로 대응하고 그 과실도 도민과 공유하도록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외부자본에 의지하는 만큼 장기적 안정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속·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내부자원의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부위원장은 "제주에 공항면세점이 있지만 이것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미약하다"며 "공항면세점을 넘어 제주지역 전체에 대해 일정 품목을 정해 면세하고 그 혜택이 제주도민 전체에 골고루 확산되도록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코칭했다. 이 부위원장은 또 "도서지역의 특성상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이를 기회로 바꾸는 발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청정지역 노력(전기차 전면도입, 풍력전기 확대)도 가속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