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광 컨벤션, 제주 잠재력 살리는 길

2016 사람이 자원이다 3. 이승철 기획재정부 공공혁신기획관

2016-02-17     정성한 기자
이승철 공공혁신기획관은 1963년 강원도에서 출생. 부산동해중과 부산동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제32회 행정고시에 합격, 기획재정부 정책총괄과장과 보건복지부 정책기획관, 국정과제비서실 선임행정관, 기획재정부 공공혁신기획관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이승철 공공혁신기획관이 근무하는 기획재정부는 대한민국의 경제정책과 예산과 세제 등을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일부 기금운용을 제외한 돈줄을 다 휘어잡고 있고 한국은행과 더불어 공개 시장 조작에도 참여하는 중요한 부처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정부회계를 보면 기재부 장관이 왜 행정부 서열 세번째인지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1989년 사무관으로 출발, 국장급까지 오르며 27년째 기재부에 몸담고 있는 이 기획관을 만나 제언을 구했다.

27년째 기재부에 몸담고 있는 '정통 경제관료'
출도 2세대지만 항상 '제주 뿌리' 애틋함 간직

공공기관 개혁·관리업무 담당
현재 이 기획관의 직함은 공공혁신기획관. "2015년 8월부터 공공혁신기획관으로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부채감축을 추진하고, 방만경영개선 계획 등을 수립·추진하는 업무를 담당했으며, 최근에는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임금피크제를 전면 도입하도록 해 청년고용절벽을 완화하도록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기획관은 1989년 제32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 주로 예산과 공공기관 정책분야에서 근무했으며,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 출범부터 2년6개월간 국정과제수석실에서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이 기획관이 주로 담당한 업무가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과 '지역발전정책' 수립 관련 업무로 '박근혜 정부'의 공공부문·지역발전정책의 밑그림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3년째 '닮고 싶은 상사' 선정
이 기획관은 자신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친화력이 좋다'고 짤막하게 답한다. 이를 증명하듯 그는 매년 12월 기재부 노동조합주관 국·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닮고 싶은 상사'에 이름을 올렸다. 사무관 이하 직원 600여명이 과장급 최대 4명, 국장급 이상 최대 2명을 적어 낸다. 이 가운데 직위별 10%인 국장급 이상 4명과 과장급 10명 안팎을 뽑는 식이다.

이 기획관은 2008년과 2009년, 2010년 세 차례 연속 '닮고 싶은 상사' 호칭을 얻어 이른바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기재부는 2010년부터는 닮고 싶은 상사로 총 3회 선정된 사람을 '명예의 전당'에 헌액해 이후 선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선정 결과는 장관에게도 보고된다. 그동안 좋은 결과를 얻었던 간부의 상당수가 '출세 가도'를 달렸다는 점에서 투표 결과는 매년 기재부 직원들의 관심 대상이다.

"제주시 삼양동 1086번지"
이 기획관은 제주출생이 아니다. 그는 군인인 부친의 전방근무에 따라 강원도에서 태어났고 성장기 대부분을 부산에서 보낸 '출도 2세대'이다. 하지만 이 기획관의 인사기록에는 '제주도 제주시 삼양동 1086번지'라는 '고향 제주'가 단단히 박혀있다. 공직을 선택한 그의 판단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 역시 그의 부친이다.

"제가 공직을 선택하는데 가장 영향력을 크게 준 분은 선친이셨습니다. 선친은 제주 오현고(1회)를 나오셨고, 6·25 전쟁의 말기 1953년부터 갑종 육군 장교로 공직을 시작하셨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님을 보고 배웠으며, 공직은 국민들과 소통하면서 봉사하는 자리라며, 공직을 희망하셨던 아버님의 뜻에 따라 공직을 선택했습니다"

기재부가 예산 편성과 심의를 담당하는 부처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업무로서 제주지역 현안을 접하기도 했다.

"1998과 1999년 IMF외환 위기시절 해양수산부 예산편성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그 당시 제주도는 화순항 확장, 제주항 확장, 어선감척사업 등의 현안사업을 가지고 있었으며, 나름 고민하면서 해결해 나가던 과정이 생각납니다"

"사람이 변해야 제주가 변한다"
양친 모두 제주출신이기 때문에 친지들이 살고 있는 제주를 매년 2~3회 방문하는 그가 제주를 찾으면서 항상 가슴에 남는 것은 '아쉬움'이라는 또 다른 애정의 표현이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경제관료인 그가 직시하는 현실은 제주의 관광산업 경쟁력이 높아져서가 아니다. 제주는 현재보다 집적화·고급화·고부가가치화 될 수 있는 여지가 무척 많지만 부산의 센텀지구, 인천 송도지구 등의 최근 10년의 변화를 보면서, 이 기획관은 "왜 제주도는 이러한 변화를 이루지 못할까라는 고민이 든다"고 토로한다.

"제주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명실상부의 국제관광 '컨벤션 도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돼야 합니다. 신작로가 새로 나고, 공항이 새롭게 만들어 진다고 해서 제주도가 발전할까요. 사람이 변해야 합니다. 사람이 변해야 제주가 변합니다".

"특별자치도, 외부투자 노력 뒷받침돼야 효과"

이승철 공공혁신기획관의 '더 큰 제주' 위한 제언

과감한 투자유치·공무원 개방적 마인드로 재정 자립 필요
'확실한 논리' '끈질긴 인내'로 보수적 기재부 설득 나서야

이승철 기획재정부 공공혁신기획관은 제주의 경쟁력 향상방안과 관련 "제주가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자립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투자'"라고 제시했다.

이 공공혁신기획관은 "제주는 특별자치도라는 법적으로 특별한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재정자립을 위한 획기적인 지원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필요한 것은 외부로부터의 투자"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공공혁신기획관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가 병행되는 것을 전제로 적극적이면서도 과감한 투자유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도내 공무원들도 보다 국제적인 감각을 가져야 하고, 개방적인 마인드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공공혁신기획관은 "해외 투자유치를 위한 해외 로드쇼도 기획하고, 국제적인 홍보 마케팅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중문 관광단지뿐만 아니라 제2의 관광특구, 의료특구 등을 체계적으로 조성함으로써 보다 고급화되고 세련된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라며 "그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도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이 공공혁신기획관은 중앙정부의 재정이양에 대한 제주의 논리개발과 관련 "'특별자치도'라는 특별한 지위는 노력이라는 뒷받침이 수반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확실한 논리'와 '끈질긴 인내' 만이 보수적인 기재부를 설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미래에 대한 '비전'은 충분조건"이라며 "제주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2030 혹은 2050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중앙부처와 공감대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공공혁신기획관은 또 인적자원 활용방안에 대해 "제주도청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최소한 연 2회 투자유치설명회 혹은 출향인사 모임을 활성화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활성화 시키고 중앙정부의 정책결정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주도의 특수성이 고려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