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 해양레저 전성시대…인프라 구축 잰걸음
제주'해양시대'를 연다 3. 해양 레저의 변신 '오션마리나시티'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는 천혜의 해양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 이를 활용한 콘텐츠가 부족한 실정이다. 요트산업으로 대표되는 해양레포츠로 국한한다면 양질의 인프라는 아예 '전무'하다. 이는 그동안의 관광 개발이 골프장이나 호텔·콘도, 관광단지 등 육상에 치우쳐온 탓이다. 앞으로 10년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요트산업의 전성기를 앞두고 해양관광시설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성산읍에 추진되고 있는 '오션마리나시티' 등 마리나항 개발사업을 점검한다.
올해 사업계획 확정…성산 일대 2019년 착공 전망
'복합레저관광'으로 다양화…민간자본 유치 관건
중국만 7500억원 매년 성장세
다른 관광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마리나항 개발 역시 시장 수요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해양레저 인구를 보면 최근 10년새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4년 12월 기준 국내 등록된 레저선박수는 1만2985척으로 2013년보다 27%나 증가했다. 이는 2007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요트·보트 조종면허 취득자수도 2014년 기준 15만3559명으로 연평균 10% 이상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2007년 6만5758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앞으로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이같은 해양레저 인구 증가세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최근 해양수산부는 공모사업을 통해서 전국에 6곳의 거점형 마리나시설을 지정·지원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와 민간기업들도 마리나 신규확장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요트시장도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중국 요트시장 규모는 약 7500억원 수준에 달한다. 때문에 중국 산동중공업그룹은 2012년 이탈리아의 명품 요트업체인 페레티의 지분 75%를 인수했고, 이어 2013년에는 중국 유명 부동산개발업체인 다롄완다가 영국의 럭셔리 요트업체인 선시커의 지분 90% 이상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요트산업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중국정부 차원에서도 요트를 '수상레저산업 발전계획' 중 중점 육성산업으로 선정하고, 대대적으로 마리나 건설을 추진중이다.
제주 국제마리나항 개발 본격
요트산업 성장세에 따라 제주에서도 국제수준의 거점형 마리나항만과 배후단지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주에는 현재 도두항과 김녕항, 중문항 등이 마리나항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대부분 기존 어항을 대상으로 20척 내외의 소규모 레저선박 계류시설에 그치는 등 종합적인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김한욱, 이하 JDC)가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항 인근에 추진하는 '제주오션마리나시티' 조성사업은 제주도가 화순항에 추진하는 마리나항만 개발계획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오션마리나시티 사업은 JDC가 지난 2009년 기본구상을 마친 후 2014년 국내 마리나 개발·운영 전문기업인 CKIM과 지중해 마리나 개발·운영사인 IPM(스페인), 미국 최대 마리나 개발시공사인 벨링햄 마린(미국)과 공동사업협약을 체결했고, 올해 사업계획 수립이 완료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구상을 보면 위치는 신양항 일대 156만9000㎡ 부지에 마리나시설과 숙박·주거시설, 레저문화시설, 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JDC는 올 상반기 사업계획 수립 이후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와 배후부지 개발 등을 위한 민간사업자 유치 투자홍보 등을 거쳐 2019년께 착공, 이르면 2021년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이중 마리나시설은 부산에 버금가는 300척 규모의 계류시설과 보트야드, 클럽하우스, CIQ, 페리터미널, 국제요트센터 등을 갖추며 콘도미니엄, 호텔, 문화이민촌 등 숙박시설과 단독주택, 공동주택 등 주거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요트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레저문화시설인 해양테마파크와 한류스퀘어 등을 유치하는 한편 스트리트몰과 스페인스트리트, 로컬마켓 등 상업거리도 조성한다.
인력육성·투자유치 과제
오션마리나시티는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해 단순한 요트 계류항이 아닌 '해양레저복합단지'를 목적으로 한다.
요트 거래처 기능을 포함해 요트 정비·리모델링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정비·유지관리·조종 등 요트와 관련한 교육시설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세계의 유명 요트대회와이벤트를 유치해 제주 마리나를 알려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 양성이 필수적이지만 아직까지 제주에는 이같은 역할을 맡은 교육기관이 없어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해양레저는 전문인력 확보가 부족할 경우 다양한 산업화가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막대한 사업비용 조달도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사업을 위해 필요한 사업비는 현재 5162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JDC는 자체조달을 포함한 공공부문에서 1386억원을, 나머지 3776억원을 민간 투자유치로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JDC의 다른 핵심사업들과 비교해도 투입비용 규모가 막대한 사업이다.
특히 해양수산부가 타지역 거점 마리나항 개발에 300억원 가량만 지원한 점에 비춰보면 대부분 민간자본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데다, 약 1.5㎞에 달하는 방파제 공사를 비롯한 항만 공사비의 비중이 절반 정도로 큰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효율적 추진을 위해서는 적정한 투입비용의 산출과 합리적인 수익창출방안, 재무능력을 갖춘 사업참여자 확보가 필수적이다.
여기에 인근에 제주제2공항 신설 부지가 발표되면서 땅값 상승 등 악재와 관광객 연계 등 호재가 동시에 예상되는 만큼 사업추진 환경 및 조건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와 전문가 의견 수렴이 요구되고 있다.
강봉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미래투자처장
강봉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미래투자처장은 "국민소득 3만불 이상이 됐을 때 요트산업이 활성화된다는게 학계의 분석이다. 요트산업도 골프의 경우처럼 향후 10년 이내에 대중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때문에 오션마리나시티 조성 사업은 미래의 성장기를 대비하고 전국, 나아가 동북아시아에서의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 처장은 "이번 사업은 총 300척 이상의 대규모 계류시설을 갖추고 마리나 관련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점형 마리나시설이라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대규모 배후시설을 통해 관광·레저·주거·숙박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복합레저형이라는 점이 특징"이라며 "계획대로 마리나항과 배후단지3개발이 완료됐을 때를 전제로 전문기관에 의뢰를 통해 분석된 경제적 파급효과는 1조9000억원으로 추정되고, 고용효과는 4600명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민간자본 유치 문제에 대해서는 "사업계획 수립단계에서 다양한 대안을 수립하고 대안별 장단점을 분석하는 등 세부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며 "참여가 확정된 컨소시엄 기업들은 물론 다양한 국내·외 투자 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며 국고 확보를 위해 해양수산부와의 협의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협상은 현재 수립중인 사업계획이 확정되는 올해부터 본격화 될 것"이라며 "현재의 투자자와 신규 투자자와의 구체적인 협상이 마무리되면 전체적인 자금조달 방안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처장은 아울러 "거점형 마리나항이 1곳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제주도내 기존 마리나항 뿐만 아니라 제주신항과 화순항 등 도의 신규사업들과도 긴밀하게 협조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게 중요하다" 며 "또 인근 지역주민들이 경제적 혜택을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주민참여 방안과 공동사업들을 구체적으로 발굴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