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관광 "활성화" 시급하다

2001-12-20     강용희
크루즈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마련이 시급하다.

크루즈 관광의 활성화는 섬이라는 지정학적 특수성에 있는 제주의 입장에서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고 항공기 중심의 접근환경을 다원화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럽에서 활발히 이뤄졌던 크루즈 관광은 80년대 아시아에 등장한후 90년대 들어 싱가폴이나 일본 등에서 많이 활성화돼 있으나 제주지역의 대처는 아직까지 미흡한 수준이다.

제주지역에 크루즈 유람선이 첫 입항한 것은 지난 1983년. 일본선적의 ‘히카리마루호’가 승객 141명을 싣고 제주항에 들어온 것이 처음이다.

이렇게 시작된 크루즈 유람선의 제주방문은 98년 이전까지 76회 1만6473명이 찾은 것을 비롯해 99년 29회 4440명, 지난해 28회 9634명에 이어 올해도 28회에 1만2910명이 들어왔다.

18년 동안 모두 161회에 4만3457명이 제주를 찾은 것으로 연간 평균 9회 2400여명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이들 관광객들은 제주항에 정박한후 용두암과 삼성혈 등 제주시내권 일부 관광지만을 둘러볼 정도의 짧은 체류시간으로 단순하게 잠시 스쳐가는 코스에 머물러 실속도 없다.

이처럼 크루즈 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하는데에는 크루즈 유람선의 적극적 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 부족과 함께 제주항의 여건 미흡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실 그동안 도내 관광업계는 직항로 확대·국·내외 해외순회 등 관광객 유치를 늘리는 마케팅을 펼쳐왔지만 크루즈 관광홍보에는 손을 놓고 있었다. 지금까지 제주항을 찾았던 크루즈 유람선들도 우리의 적극적인 유치홍보활동 때문이 아니라 선사측이 자체 판단으로 왔다.

제주항의 사정도 선석이 부족하고 부두가 비좁아 큰 선박이 원활히 접안 할 수 없는 데다 기상이 악화되면 운항이 중단되는 실정이다.

말레이시아 선적으로 일본 고베를 출발해 부산을 경유, 제주를 왕복하던 3만5000톤급 슈퍼스타 에어리스호는 항만이 좁아 자체접안이 어려워 예인선을 동원해야 할 정도로 불편을 겪었다. 따라서 전용부두 및 터미널 시설과 함께 항로개발 등이 뒤따라야 한다.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최근 도에서도 중국관광객 수송의 원활을 기하기 위해 크루즈 유람선 취항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해외 크루즈 유람선사들도 제주방문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바하마선적의 클리퍼 오딧세이호(5200톤급)를 비롯해 일본선적 퍼시픽 비너스호(2만6000톤급), 오리엔트 비너스호(2만1000톤급) 등이 물밑 움직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기간중 한정된 수송수단과 숙박시설 때문에 대책을 세우고 고민을 하고 있지만 이들 관광객들이 크루스 유람선으로 온다면 수송과 숙박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제주가 이제 월드컵을 계기로 크루즈 관광의 중심으로 떠오를 수 있도록 지금까지의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유치홍보와 함께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