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주의 경계하고 역사·문화 가치 높여야"
제주도시 미래 원도심서 찾다 3. 제주도 도시재생Ⅰ
도, 원도심 활성화 대책 내년 본격화…옛길 정비 등 환경개선 편중
사회·경제·물리·문화 등 포괄한 개념 접근 중요 "공간의미 담아야"
제주시 원도심에 대한 활성화 대책이 여러 차례 추진됐다가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 채 좌초됐지만 다행히 올해부터 정부 지원을 받는 도시재생사업이 제주에 처음 도입된다. 도시재생사업은 사회·경제·물리·문화적 개념을 모두 포괄하면서 원도심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의 정체성을 살리는 사업보다는 옛 유적과 건축물 복원 등 물리적 사업에 치중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개선·보완점도 시급하다.
△원도심에 생명 불어넣는 도시재생
제주시 원도심 도시재생 활성화사업계획이 지난달 국토교통부 2차 관문을 통과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제주시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은 일도1동, 이도1동, 삼도2동, 건입동 등 0.9㎢ 범위를 대상으로 '오래된 미래, 모관'을 비전으로 추진된다. 크게 역사문화관광도시와 정주환경 개선이라는 두가지의 목표가 설정됐으며, △역사경관도시 △문화관광도시 △자연친화도시 △사회경제도시라는 4대 전략이 수립됐다.
2대 목표와 4대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역사경관재생 △문화예술재생 △주민역량강화 △어메니티재생 △주민정주재생 △교통주차혁신 △지역경제재생이라는 7개 단위사업으로 추진된다.
또한 14개 세부사업으로 △관덕정 광장 및 도시올레길 조성사업 △이야기가 있는 한짓골·옛길 조성사업 △빈집예술가 활용사업 △옛길 가로쉼터 조성사업 △제주한옥보전사업 △서문입구 보행환경개선사업 △칠성로 문화야시장사업 △도시재생센터 및 도시재생대학 운영 등 14개 세부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국토부는 제주도의 계획안을 2차 심사하면서 △정주환경 재생 사업에 대한 지역주민 수요조사 결과와 연동시켜 당위성?필요성 등 제시 △단위 사업별 예산 산출근거 보완 △마중물사업과 타 부처사업 및 지자체 사업간 연계성 강화 △녹화사업과 동시에 관광객유형, 행태, 만족도, 불만사항에 대한 모니터링과 관리계획 제시 등을 요구했다.
또한 △관광활성화로 발생할 상권재편과 젠트리피케이션 등 장기적 관점으로 예상되는 갈등관리 방안 제시 △정주기능재편 및 정주환경개선을 위한 도시 계획적 조치방안 제시 등의 보완 요청하기도 했다.
도는 정부요구사항과 주역주민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친 후 공청회와 관문심사 등에서 제시한 사항들을 보완, 2017년 3월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4월께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을 승인, 고시되도록 해 나갈 계획이다.
도의 계획대로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된다면 내년 상반기부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 30년 넘게 쇠퇴했던 제주시 원도심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리적 복원 치중시 실패 되풀이 우려
제주도가 추진하는 제주시 원도심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은 수립과정에서 지역주민 참여과정이 부족하고 물리적이 개발위주로 편중됐다고 지적받는 등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제주도는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에 의하면 7대 단위사업에 투입될 예산은 200억원이며, 이 중 관덕정광장 및 도심올레길(성급) 조성사업에만 65억원이 투입된다.
또한 이야기가 있는 신항만과 옛길을 연계하는 한짓골 및 옛길조성사업에 33억원, 서문입구 보행환경개선사업에 21억원, 전선지중화와 꽃길조성이 주된 내용인 옛길가로환경개선사업에도 5억6000만원이 투입되는 등 대부분 물리적인 개발사업이다.
그나마 주민역량강화사업인 도시재생센터 및 도시재생대학운영에 당초 4억4000만원에 불과했다가 주민참여사업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18억4400만원이 증액되면서 22억8500만원을 늘어났다.
도시재생이란 인구감소, 산업구조 변화, 주거환경 노후화 등 낙후된 원도심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문화적으로 활성화시키는 도시사업을 의미한다.
도시전문가들은 이러한 도시재생의 본질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제주성 및 옛 유적 복원, 옛길 정비 등 물리적인 사업에 치중한다면 예전 재개발 중심의 원도심 활성화 계획처럼 실패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도심 원도심 활성화사업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공간의 가치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원도심 도시재생은 단기간에 옛성과 건물, 옛길 등 물리적으로 복원·정비했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며, 오랜 시간을 두고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협력적 관계를 통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제주시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에 모든 것을 담으려는 나열식이 아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원도심내 각각의 특징적인 공간을 하나로 연결하고, 지역주민 참여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이뤄내야 한다.
[인터뷰] 김양훈 제주도 도시재생과장 "주민·공간 삶 개선위한 사업 발굴"
"제주시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이 성공하려면 도시정체성을 살리며, 주민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내년초까지 미흡한 점을 개선해 도시재생을 통해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겠다"
김양훈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과장은 원도심 발전을 위해 도시재생의 목표와 정체성을 확고히하고, 역사·문화를 테마로 성공전략 및 사업 등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제주도와 정부는 공동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지난달 국토교통부로부터 2차 심사를 통과한 만큼 내년 상반기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과장은 "그동안 도시재생사업 계획을 수립하면서 지역주민의 공감대와 참여를 확대시키는 방안이 미흡하다고 지적받다"며 "국토부 역시 2차 심사에서 지역주민 의견수렴과 공감대 확산 대책에 대한 주문이 많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최대한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관주도로 재개발 중심의 원도심 활성화 사업이 추진됐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기에 주민과 함께 도시재생 계획을 만들겠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역주민들이 원도심과 도시재생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주민대상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우선 주민들이 도시재생사업을 참여하고 스스로 사업을 이끌 수 있도록 주민역량사업을 강화하겠다"며 "또한 원도심이란 공간과 주민 삶의 질 모두가 개선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참신한 사업을 발굴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과장은 도시재생 사업을 문화·역사와 주거환경개선 2대 목표로 압축시켜 나열식 사업 추진을 최대한 배제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신 기존에 추진중인 탐라문화광장사업 등과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킬 방안도 마련중이다.
김 과장은 "제주성 복원 및 관덕정문화광장 조성 등 물리적 개발사업에 치중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주민과 관광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확충도 필요하다"며 "대신 사업 후 주민과 관광객들이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참여사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