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수입한 씨감자 전량 폐기위기

2002-05-22     고 미 기자
씨감자 생산용으로 수입된 일본산 씨감자에서 바이러스가 검출, 전량 폐기 처분 위기에 놓였다. 이로 인해 해당 농가는 종자대는 물론 10억원대의 예상수익마저 잃게 됐는가 하면 차후 씨감자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

국립식물검역소는 21일 올해 부산항을 통해 수입된 일본산 씨감자 172t에서 규제병원체인 ‘TRV’ 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TRV’는 국부 감염으로 감자재배포장에서는 병징이 잘 발현되지 않아 이병주 식별이 어려워 선별 폐기가 어려운 바이러스로 수확 후에도 씨감자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국립식물검역소에 따르면 이들 수입 씨감자는 도내에서는 애월·대정·한경·안덕·성산·구좌 등지의 277농가, 2441만3400㎡에서 분산 재배되고 있다.

수입업체가 파악하고 있는 도내 반입 물량만 100t. 20㎏당 10만~12만원에 판매, 씨감자 구입비로만 5억원 상당이 소요됐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이달말 또는 내달초 수확을 앞둔 씨감자용이라는 점. ‘일본산이 좋다’는 말이 나돌면서 농가들이 국내 보급용 씨감자로 일반 국내 씨감자(20㎏ 2만원대)보다 비싼 가격에 구매,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씨감자의 경우 종자용이 아닌 일반 판매는 가능하지만 시기상 타 지역 감자가 생산되는 때와 맞물리는 데다 판매가격이 20㎏당 5000원 이상 차이가 난다.

현재 국립식물검역소 제주지소와 수입업체가 포장을 돌면서 이들을 수거, 소각하는 작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최근 잦은 비로 인한 감자 역병이 돌면서 ‘환경적 영향’을 이유로 피해 보상 책임 소재가 정해지지 않아 농가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