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마늘 처리난 내년은 숨통 트나

2020-07-19     김봉철 기자
자료사진.

도농업기술원 재배의향 조사 결과 내년 6% 감소 전망
동부 월동무 감소…당근·양배추는 증가 과잉생산 우려

전국적인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약세로 고전하고 있는 도내 마늘농가들이 내년까지 양파나 양배추 등의 타 작목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19일 제주도농업기술원(원장 정대천)의 '2020 제주 월동채소 수급 안정을 위한 전망'에 따르면 2020/2021년산 제주마늘 재배의향 면적은 1986㏊로 전년 대비 6.4%(평년 대비 7%) 감소한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생산량 증가와 마늘가격 부진에 따른 수매가 하락, 인건비 등 경영사정이 점점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협의 마늘 수매가격은 2015년산 1㎏당 2500원에서 2016년산 4200원, 2017년산 3200원, 2018년산 3000원, 2019년산 3000원, 2020년산 2300원 등 2010년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국 마늘 생산량은 2015년 26만6000t에서 지난해 잠정 38만8000t으로 꾸준히 늘어 10a당 실질조수입은 2016년 570만원에서 지난해 315만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인건비는 2015년 10a당 73만원에서 지난해 154만원으로 2배 이상 상승했다.

게다가 제주마늘(남도종)은 활발한 수요로 인해 산지공판가격이 전년보다 오른 대서종에 비해 김장 등 수요 감소라는 악재도 맞고 있다.

김원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팀장은 "남도종 마늘의 수요 감소와 품위 저하 등으로 가격이 하락해 양파, 양배추, 브로콜리 등으로 작목을 전환하려는 농가가 늘면서 내년 마늘재배면적은 6%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산지유통인 대상 조사에서도 마늘은 파종부터 수확까지 많은 노동력이 소요되고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이 겹쳐 재배면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늘 생산의 76%를 차지하는 대정·한경 지역의 마늘 재배 감소에 따라 서부지역의 올해산 월동무 재배면적은 전년대비 1.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월동무 주산지인 동부지역은 전년대비 재배의향면적이 구좌(-7.1%)를 중심으로 2.9% 감소했다.

전체적인 월동무 재배의향면적은 지난해 5881㏊에서 올해산 5743㏊로 2.3% 줄었다. 이는 2019년산 월동무 후기 생산량이 늘면서 출하기(2~5월) 가격이 약세를 보여 농가들이 최근 좋은 가격을 형성한 당근·양배추 등으로 작목 전환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당근, 양배추의 재배의향면적은 전년 대비 각각 32%, 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올해 타 지역에서도 당근, 양배추, 무 재배면적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과잉생산이 우려, 월동채소 수급안정을 위한 농업인·농협·행정기관의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