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만 살아난 관광경기 전세버스·여행사 여전히 최악
신용카드 분석결과 전년대비 전세버스 64%·여행사 50% 뚝 내국인 관광소비 6월 95%까지 회복됐지만 업계 체감 어려워
코로나19로 인한 제주 관광산업 피해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행사와 전세버스 업계의 매출은 여전히 지난해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사장 박홍배)가 10일 발표한 '코로나19에 따른 2020년 상반기 제주관광 소비 영향 분석' 결과를 보면 도내 관광업계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 회복수준은 업종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특급호텔과 렌터카는 개별여행객 증가와 '호캉스' 등 언택트 여행 트렌드의 수혜를 입어 지난해 수준에 가까운 회복률을 보였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2월 특급호텔과 렌터카 업계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까지 감소했지만 특급호텔은 5월부터 전년 동기 수준으로, 렌터카도 6월 들어 전년 동기 대비 88%까지 회복됐다.
반면 전세버스는 3·4월 전년 동기 대비 '제로' 수준으로 하락한 후 6월에도 회복률이 64%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여행사는 코로나 발생 전인 1월 전년 동기 대비 120% 상승세였지만 2월 이후 6월까지는 회복률이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전세버스와 여행사의 매출 급감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제주 관광 형태가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으로 급격히 전환된 영향이 컸다.
올들어 6월까지 내국인 개별여행객은 전년 동기 대비 18.6% 줄어든 반면 패키지여행객은 91.7%, 부분패키지여행객은 89% 감소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이번 신용카드 분석으로 나타난 숫자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호소했다.
단체관광 중심인 오프라인 여행사의 경우 코로나 이후 아예 손님이 없는 수준이고, 개별여행객을 취급하는 온라인여행사 역시 대형 OTA(Online Travel Agency)에 밀리며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도내 여행사 관계자는 "기관·기업·일반 단체 예약이 한창 들어올 시기인데 코로나 이후에는 감염이나 이미지 저하 등을 우려해 예약이 단 한 건도 없는 '개점휴업' 상태"라며 "수학여행 전문 등 다른 오프라인 여행사나 전세버스, 쇼핑센터 등 단체관광 관련 업계는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제주 관광객 소비액은 4월 전년 동기대비 -46%까지 하락한 후 5월부터 상승세로 전환돼 6월에는 -16%까지 회복했다. 내국인 관광객 소비액은 4월 전년 동기 대비 -39%에서 6월 -5%로 회복률이 더 높았다. 김봉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