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힘을 키워 친구의 단점보다 장점 찾아야"
2020 찾아가는 청소년 칭찬아카데미 2. 제주동중학교 2학년
제민일보·제주도 공동주최…김병심 시인 초청 특강
서정성 8가지 제안…'앤서니 브라운' 동화책 추천도
긍정적인 사고방식 강조…"자신 알아야 타인 이해"
제민일보사(대표이사 사장 양치석)와 제주도가 공동주최하는 '2020 찾아가는 청소년 칭찬아카데미'가 27일 제주동중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강사로 나선 김병심 시인은 '내 안의 서정성을 깨우는 시'라는 주제로 학생들에게 내면의 힘을 강조하면서 칭찬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강의는 유튜브 중계와 실시간 화상회의(ZOOM)를 활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학생들과 일일이 소통을 이어갔다.
△'서정'의 보물함
먼저 김병심 시인은 강의에 앞서 '서정성'을 깨우기 위한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자신의 감정이나 정서를 그려 낸다는 의미인 '서정'의 핵심 내용을 김 시인은 '보물함'이라 칭하며 학생들에게 8가지를 제안했다.
세부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풍경을 모아둔다 △같은 장소를 시간대·계절별로 모아둔다 △기쁠 때나 슬플 때, 좋아하는 풍경을 바라볼 때 등 느낌이 어떤지 메모한다 △혼자 또는 좋아하는 사람, 불편한 사람과 함께 감상한다 △느낌 교환이 같아도 되고 달라도 상관없다 △어떤 시를 읽고 아이디어를 떠올려 풍경에 빗대어 써도 괜찮다 △노래를 들으며 풍경을 바라볼 때 창작의 욕구가 커지면 그렇게 한다 △한 편의 글을 완성하고 소리 내 읽어본다 등이다.
김 시인은 "좋은 언어가 내 안에서 발효가 되도록 기도해야 한다"며 "여러 가지 정서적인 상황을 그리면서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만의 감성과 시상이 통한다면 그것이 시로 충만해진다"며 "자기만의 삶 속에 빠지지 않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시를 쓰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내면의 소리 집중
김 시인은 글을 쓰는 것의 의미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는 것이 글을 쓰는 첫 단계라고 정의했다.
김 시인은 "글을 쓰는 것은 결국 나를 찾는 것"이라며 "나 자신과 꾸준히 대화를 해줘야 건강한 영혼도 커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하루 종일 남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살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하지만 따지고 보면 세상에서 가장 오래도록 많은 것을 공유하는 것은 나 자신"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시인은 '앤서니 브라운'이 그림을 그리고 쓴 '나의 프라다'라는 동화를 학생들에게 추천했다.
'앤서니 브라운'은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어린 시절 좌절하지 않고 위대한 화가가 된 인물이다.
일부 학생은 영상을 통해 김 시인에게 '어떤 때 좋은 시상이 떠오르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김 시인은 "다른 사람들과 어딘가를 갔을 때 너무 익숙해서 자세히 보지 못한 것들이 많다"며 "하지만 낯설게 보일 때 '늘 보였던 것인데 왜 나는 보지 못하고 있었을까'라고 느낄 때 시상이 많이 떠오른다"고 답변했다.
△'아니오'의 용기
김 시인은 학생들과 함께 '칭찬'의 '긍정적 의미'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김 시인은 "친구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나쁜 것에 물들지 말고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신의 내면이 강해지고 넘칠 때는 약하고 부드러운 시를 좋아하고 내면이 약할 때는 단단한 시를 좋아하게 된다"며 "시의 상태가 아닌 나의 상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시야가 커지고 세상을 넓혀갈수록 개인의 색깔이 바뀌기도 한다"며 "결국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칭찬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시인은 학생들에게 '기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시인은 "좋아하는 것을 간직하려면 엄청난 의지가 필요하다"며 "혼자만 보는 일기장을 써보는 등 자신의 감정 내면의 심오한 세계를 기록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지킬 때 자신을 알고 타인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의를 마무리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학생들은 '국어책에 나오는 시들은 재미가 없다. 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김 시인은 "노래 가사로 바꿔본다든지 계속 소리 내서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며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것이다. 시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조언했다. 양경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