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뱃길 포스트코로나 대비 미흡

사천-제주 6시간만에 출항 촉박 사천시·의회 출항시간·선석 조정 요청 도 "선석 포화, 향후 용역으로 검토"

2021-05-10     김봉철 기자
제주항과 경남 사천 삼천포항을 잇는 오션비스타 제주호. 사진=현성MCT

제주와 경남 사천을 잇는 뱃길이 지난 3월 복원됐지만 효율적이지 못한 운항시간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 관광객·물류 수요 대응에 한계가 우려되고 있다.

10일 사천시에 따르면 제주-사천 항로는 지난 3월 23일 '오션비스타 제주호'가 주 4회 운항하면서 양 지역간 경제·관광 교류가 재개됐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7년만으로, 오션비스타 제주호는 4.5t 화물트럭 150대를 싣고 891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다.

하이에어가 지난해 12월 5일부터 주 3회 항공편 운항을 재개한데 이어 뱃길도 열리면서 지난달 제주도관광협회와 사천시관광진흥협의회가 관광 활성화 협약을 체결하는 등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사천시는 현재 운항 일정이 관광객이나 물류 운송자 입장에서 너무 촉박해 제주특별자치도에 조정을 요청한 상황이다.

오션비스타 제주호는 현재 오후 11시 삼천포항을 출항해 다음날 오전 6시 제주항에 입항한다. 불과 6시간 후인 낮 12시에 제주항을 출항해 오후 7시 삼천포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다.

이에 따라 사천시의회와 경남도의회는 지난 6일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항 출항 시간을 현행 낮 12시에서 오후 4시로 변경하고 제주항내 선석도 주 4회에서 주 6회로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사천시도 제주도에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사천시 관계자는 10일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여행과 물류 유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현재 여행객이나 화물사업자들도 당일 제주 방문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사천은 물론 경남, 부산·울산 물류 유통도 가능한 만큼 개선에 나서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반면 제주도는 제주항 선석 포화로 선석 조정이나 운항시간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했지만 현재로서는 출항시간이나 선석 조정이 불가능하다"며 "제주항 선석 효율화를 위한 용역을 올해 안으로 추진할 예정이어서 함께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성산포항과 녹동항을 오가는 에이치해운도 지난해 오후 5시였던 선라이즈 제주호의 녹동항 출항시간을 오전 10시30분으로 변경하려 했지만 녹동항측 선사간 협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녹동항 출항시간은 오후 2시30분(5월 오후 3시), 성산포항 출항은 오전 8시(5월 오전 9시)로 각각 변경됐지만 성산포항 도착시간은 종전 오후 8시30분에서 오후 6시로 소폭 앞당기는데 그쳤다. 김봉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