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소통의 시작은 '바르게 쓰기'부터

2021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 9. 남광초등학교 4학년

2021-05-30     김재연 기자

제민일보·도교육청 주최…이현나 강사 초청 강의
국어 맞춤법 문제 풀며 학생들 적극적 참여 유도
"일상 생활 속 법칙과 인성 있는 문법 이용 중요"

은어·속어는 물론이고 국적 모를 외래어 혼용에 줄임말이 난무한다. 국립국어원이 '표준어국어대사전'의 엄격함을 내려놓고 일상에서 사용되는 신어와 다양한 어휘를 개방적으로 다루는 우리말샘을 운영할 만큼 세상이 달라졌다. 변화라고 수용하기에는 세대간 격차는 물론이고 오해나 이해 부족으로 인한 문제도 적잖은 상황이다.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할까.

△맞춤법은 왜 공부해야 할까

제민일보사(대표이사 사장 양치석)와 제주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2021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가 지난 4일 남광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강사로 나선 이현나 햇살국어 저자는 '글에도 법칙과 인성이 있다-틀리기 쉬운 한국어 문법과 맞춤법 중심으로'를 주제로 표현하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저자는 학생들에게 "맞춤법은 왜 공부를 해야할까"라는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 저자는 "시험에 나오니까, 점수를 잘 받아야 되니까 하는 이유도 있지만 일기를 쓰거나  SNS에 글을 올리는 것 같은 일상생활 속 '기록'과 밀접하다"며 "나는 물론이고 나 이외의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맞춤법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등학생들이 많이 틀리는 맞춤법 중 어른들도 헷갈리는 문제를 꺼냈다.

첫 문제는 '피자를 실컷 먹는 것이 나의 바람/바램'이었다.

학생들은 화면을 통해 너도나도 손을 들며 '바람'이라고 정답을 맞췄다.

이 저자는 "국어사전에서 가장 표지어로 올라는 것들을 '기본형'이라고 하는데, 바람은 무엇을 '바라다'가 기본형"이라고 설명했다.

'그건 그렇게 하면 안돼/않돼'중 맞는 문법을 찾는 문제에 학생들은 '안돼'라는 정답을 외쳤다.

이 저자는 "안돼가 정답인 이유는 '아니'가 줄어든 말이 '안'이기 때문"이라며 "이 두 문제는 평소에도 많이 틀리는 맞춤법이니 만큼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른들도 헷갈리는 문법

이 저자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맞춤법 문제를 보여주며 강의를 이어갔다.

'그건 이렇게 하는 거에요/거예요'와 '그것은 이렇게 하는 것이에요/것이예요' 등의 문제를 내자 학생들은 소리내어 문제를 읽으며 정답을 외쳤다.

이 저자는 "거에요에는 받침이 없어서 '거예요'를 써야하고, 것이에요는 받침이 있어서 '이에요'를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도 금연 표지판을 본 적이 있을 것"이라며 "'담배를 피지 마세요'라고 잘못 쓴 경우가 많은데 꽃을 피우다인 것처럼 '담배를 피우지 마세요'라고 써야 정확한 표기"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의미만 통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대화와 문장은 다르다. 외국인들이 우리말을 배우면서 흔히 소리 나는 대로 썼다가 오해를 사는 경우들이 그렇다"며 "다만 어릴 때부터 올바른 표기법을 알고 익히면 실수를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평생 사용하는 맞춤법

언어는 사회와 문화 현상을 반영해 끊임없이 변화한다. 지난해 8월 '사흘 연휴'라는 표현을 놓고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간 해석 논쟁이 벌어졌던 것이 일례다.

메신저 앱이나 문자 등 비대면 의사소통에 익숙해 지면서 습관적으로 줄임말과 신조어를 사용하고, 그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 이를 빠르게 흡수해 확대 재생산하는 경향도 강하다. 이로 인해 해당 언어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생겨 소통에 어려움이 있게 된다.

이 강사가 '기본형'을 수차례에 걸쳐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강사는 "우리끼리 아는 말이라고 해서 무조건 다 통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밑줄을 그었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을 중심으로 의사소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언어 사용 지침서 등을 만들고 있는 상황도 감안했다.

이 강사는 "내가 쓰기 편한 말이 아니라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생각하는 것이 '배려'"라며 "정확한 용어 선택과 이해하기 쉬운 순화어 사용, 바른 맞춤법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만난 것들은 살아가면서 계속해 만나게 될 맞춤법들"이라며 "청소년기 올바른 문법 사용이 인성 함양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꼭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