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기관 양돈농가 해결 한계 지역사회도 주도해야
제민일보ㆍ제주특별자치도 공동기획 악취없는 제주, 양돈산업 살길이다 1. 프롤로그
사육두수 분뇨발생 소폭 감소뿐 절반 이상 자원화로 악취 취약
냄새민원 1532건 전년 1932건보다 줄었지만 2016년 갑절 많아
한림읍발전협의회 문제해결 직접 나서 지역주도 해결모델 기대
제주양돈산업은 지역경제 주축산업이다. 하지만 고착화된 축산악취 문제와 축산분뇨 무단배출 사태 등으로 제주양돈산업에 대한 도민사회 불신은 매우 크다. 양돈농가들이 뼈를 깎는 자성의 자세로 '원인자 책임의 원칙'하에 축산분뇨와 악취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특히 지역주민과 도민사회와 함께 악취문제해결과 공감대 형성에 나서야 한다. 축산분뇨 처리 및 악취해결 및 지역사회 상생모델을 발굴하고자 한다.
△분뇨 자원화 의존 악취 문제 여전
제주특별자치도와 양돈농가는 가축분뇨처리와 축산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악취관리지역 지정, 축사현대화시설 확충,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확충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제주지역 돼지사육두수는 52만2350마리로 2019년 55만1168마리보다 일부 줄었지만 가축분뇨와 악취문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돼지의 가축분뇨발생량은 지난해 연간 97만4000t으로 2019년 99만4000t보다 2만t 정도 감소했을 뿐이다.
지난해 양돈분뇨 1일 발생량은 2670t이며 이중 56.8%인 1517t은 자원화처리(액비 1357t, 퇴비 160t)됐다. 나머지 43.2%인 1153t은 정화처리 됐다.
축산악취 발생원인 중 미숙성액비 살포 이유도 적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정화처리 비중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축산분뇨 공공처리시설 확충 역시 혐오시설로 인식되면서 조성지역 주민 집단반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절반 이상 농가들이 가축분뇨를 자원화하거나 위탁업체에 맡기고 있지만 특정지역 집중살포로 인한 악취유발과 지하수 오염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악취민원 감소했지만 만족할 성과 아니
한림읍 지역 일부 양돈농가들이 숨골에 축산분뇨를 무단투기한 사건으로 제주사회에 큰 파문이 일면서 이후에 도내 양돈산업 종사자들이 분뇨 및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 자구노력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농가들이 비용과 관리 문제 등으로 인해 축사현대화, 분뇨처리시설 확충, 완전숙성 액비살포 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다.
최근 5년간 가축분뇨 및 악취관련 행정처분 내역을 보면 2016·17년 각각 83건에서 2018년 71건으로 줄었지만 2019년 136건으로 늘었고, 지난해 189건에 달했다.
행정당국이 단속을 강화하면서 행정처분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양돈농가가 관련법과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도 주된 이유다. 특히 지난해에는 분뇨 및 악취처리 미흡으로 사용중지 22건에 폐쇄명령 33건 등의 철퇴가 내려졌다.
도내 양돈장 냄새민원 발생 현황을 보면 2015년 573건에서 2016년 666건, 2017년 722건으로 늘었고, 2018년 1500건, 2019년 1923건으로 급증했다. 그나마 지난해 1535건으로 감소하면서 일정부분 성과를 냈다.
제주도는 지난 2018년 전국 최초로 양돈장을 대상으로 악취관리지역 및 악취관리지역 외 지역에서의 악취 배출 시설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도는 2018년 3월 제주시 53곳(49만6718㎡)과 서귀포시 6곳(6만5285㎡) 등 총 59곳 56만1066㎡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듬해에는 7월에는 제주시 34곳(30만5009㎡)과 서귀포시 10곳(4만7833㎡) 등 총 44곳(35만2842㎡)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추가했다.
지난해 제주시 22곳(3만9534㎡)과 서귀포시 6곳(1만4585㎡) 등 28곳(5만4120㎡)을 악취관리지역 외 악취 배출시설 신고 대상 시설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악취관리지역 지정 3년만에 냄새민원 발생이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지정 이전인 2017년에 갑절이상 많은 것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성과는 아니다.
△지역주민 적극 나서 지도·감시자 역할해야
지금까지 가축분뇨 및 악취문제 해결을 위해 행정당국과 양돈농가가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도민사회가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여전히 분뇨처리와 악취해소는 어려운 과제로 남았다.
이제는 도민사회와 지역주민이 함께 논의하고, 협의하며, 공동으로 노력하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한림지역 자생단체와 주민들로 구성된 (사)한림읍발전협의회은 '양돈분뇨악취 해결을 위한 지역공동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모범사례다.
한림지역은 도내에서 가장 많은 양돈농가가 분포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분뇨처리와 악취문제도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도내 268곳의 양돈농가 중 한림지역이 130곳으로 59.7%를 차지하고, 사육두수 역시 전체 55만1168마리중 26만650마리로 47.2%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3년간 악취민원은 2018년 314건 2019년 367건, 2020년 304건으로 매해 300건을 넘고 있다.
협의회는 양돈농가와 행정기관에 맡기면 악취문제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고 판단, 직접 나서기로 한 것이다.
양돈분뇨 및 악취문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마을)공동체가 주도해 지역주민, 양돈농가, 행정기관, 도의회 등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
공동체를 구성한 후 악취 취약마을 순회 간담회, 양돈분뇨악취 처리 및 저감 선진사례 벤치마킹 및 연구, 양돈분뇨처리 공동체 의식 확산을 위한 토론회 개최, 국내외 양돈분뇨 처리를 위한 신공법 평가분석 품평회 개최 등의 추진을 검토한다.
한림지역을 시작으로 축산악취문제가 심각한 애월읍·조천읍·남원읍·한경면·표선면·안덕면 등 다른 지역까지 주민과 자생단체들이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체 사업을 확대하는 모델을 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