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기떡 필수 '팥' 제주 생산 체계 구축
[기획]지속 가능한 농촌 실현 / 우리품종 육성 및 보급] 4. 팥 제주 팥 재배면적 전국 0.6% 수준 일시 수확 및 기계 수확 등 문제점 도 농업기술원 제주 적합종 파악 홍다 품종 재배기술 보급 등 추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빼먹지 않고 사는 것 가운데 하나는 오메기떡이다.
쫀득한 찹쌀떡 겉면에 팥을 더해 맛이 일품이다. 하지만 현재 관광객이 사 먹는 오메기떡은 옛날 제주 사람들이 즐기던 오메기떡과는 조금 다른 형태다.
오메기떡은 차조 가루를 둥글게 빚어 도넛처럼 가운데 구멍을 내고 삶아서 콩가루나 팥고물에 굴린 것이다.
제주에서는 오메기술을 만들 때, 콩개역(콩고물)을 묻히지 않고 밑떡으로 쓴다. 제주 사람들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랐던 조를 활용한 것이다.
최근 들어 차조 가루가 찹쌀로 바뀌었고, 도넛 모양이 아니라, 둥근 찹쌀떡 모양으로 해서 팥앙금을 감싸고, 찹쌀떡 겉면에 다시 판을 묻히는 형태로 오메기떡이 '진화'했다.
제주 특산품 오메기떡에도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메기떡에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팥'이 대부분 외국산이란 것이다.
제주에서 팥은 오메기떡 등 특산품 원료곡으로 수요가 많지만 팥 재배 과정에서 높은 인력 의존도로 생산단가가 올라가 중국산 등 외국산 팥에 의존하는 것으로 제주도농업기술원은 분석하고 있다.
제주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제주 지역 팥 재배면적은 33㏊로, 전국 5893㏊의 0.6% 수준에 불과하다.
제주에서 재배하는 품종은 가을철에 수확하는 품종으로, 수확기에 태풍 등 기상재해로 잘 쓰러지고, 꼬투리가 동시에 성숙하지 않아 일시 수확 및 기계 수확이 어려워 농가가 재배를 기피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농업기술은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제주지역 가공용 팥 원료곡 생산체계 구축을 위한 시험을 추진했다.
도 농업기술원은 이번 시험을 통해 제주지역에서 적응성이 좋은 품종을 선발하기 위해 국내에서 육성한 8개 품종을 공시해 파종 기간을 다르게 해 생육 특성 및 수량 특성 등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팥 '홍다' 품종이 다른 품종에 비해 쓰러짐 등 저항성 및 동시성 숙성이 높고, 수량도 많으며, 기계 수확에 적합하다고 판단됨에 따라 도 농업기술원은 제주지역에 적합한 품종으로 홍다를 선정했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여름철 수확이 가능한 국산 신품종 팥 홍다의 안정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농가 보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 농업기술원은 여름 재배 작형의 체계적 정립 등을 위해 올해부터 2023년까지 3년 차 사업으로 안정생산 기술 개발과 동시에 종자 보급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윤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