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열섬현상과 미세먼지 잡는 작지만 강한 녹지공간
기획=숲 속의 제주 만들기 <2>도시숲
제주지역 1991년부터 2020년까지 기후 평년값 1도 상승
건물과 아스팔트, 자동차 매연·열기로 뜨거워지는 도심지
쾌적한 생활공간 조성 위한 생활 주변 나무심기 등 활발
생태환경 및 주변 경관 고려한 도시 숲 기능 발휘 등 방향
제주지역 평균 온도가 올라가는 등 제주도가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도심 지역은 녹지공간 등 주변 지역보다 평균 온도가 더 높게 관측된다. 인구와 건물이 밀집한 데다 자동차가 내뿜는 매연에 열기 등이 더해지면서 주변 지역보다 온도가 더 높아지는 '열섬현상'이 나타난다. 아스팔트 도로와 시멘트 건축물은 태양열에 쉽게 달아오르고, 열을 많이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팔트 도로와 시멘트 건축물 이외에도 자동차, 냉·난방기 가동 등으로 발생하는 인공적인 열도 열섬현상을 심화시킨다. 열섬현상을 줄이고, 매연과 이산화탄소,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도시 숲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됐다. 제주도가 다양한 유형의 생활권 내 녹색공간을 확충하고, 미세먼지 저감 등을 통한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도시 숲 확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 30년 새 기온 0.9도↑
제주지역 평균기온은 지난 30년간 1도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과 제주지방기상청은 1991년부터 2020년까지 30년 동안 기온과 강수량을 평균 낸 '기후 평년값'을 올해 발표했다.
기후 평년값은 세계기상기구(WMO)의 기준에 따라 10년 주기로 산출하는 기후의 기준값으로, 올해 기상청이 발표한 기후 평년값 이전에는 지난 2011년에 발표한 1981∼2010년 기후 평년값을 사용했다.
새로운 기후 평년값에 따르면 제주의 연평균 기온은 16.5도로 이전 평년값보다 0.3도 상승했다.
10년 평균기온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1980년대 15.8도보다 2010년대 16.7도로 0.9도 높아지는 등 지난 30년 동안 제주지역 기온이 1도 가까이 올라간 것이다.
이처럼 제주 지역 기후 평년값이 상승한 것은 지구온난화 등이 원인인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도심 온도 낮추는 '도심녹화'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옥상정원, 건물 벽면 녹화작업, 건물 옥상 특수 페인트칠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도심 녹화는 도시 지역에 녹지 공간을 형성하는 것으로, 건물 옥상이나 건축물 벽면, 담장, 자투리땅 등을 활용해 식물을 심고 도심 속 '작은 녹지 공간'을 만든다.
도심 속 작은 녹지공간은 한 곳당 면적이 넓지 않고, 그곳에 심은 식물도 다양하지 않아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은 자투리 공간이라도 여러 개가 모이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조성한 공원을 대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무는 달궈진 도심에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아스팔트나 시멘트 건물이 흡수하는 열의 양을 줄여 도시 기온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나무는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도 탁월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주도는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녹색쌈지숲과 자녀안심 그린숲, 생활밀착형숲 등 도시 숲을 조성하는 데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좁은 공간 나무와 꽃 심기
제주도는 도시 숲이 체험 및 교육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나무와 꽃 등으로 자연 체험형 공간을 채우고, 정자·분수 등 시설물은 최대한 설치하지 않는 방향으로 도시 숲을 조성하고 있다.
도는 올해 녹색쌈지숲 조성 사업을 위해 20억5300만원, 자녀안심그린숲 조성 사업 6억원, 생활밀착형숲 조성 10억원 등 모두 36억5300만원을 투자하고 있다.
녹색쌈지숲은 시민의 정서함양 등을 위해 건물 사이 자투리땅 등에 조성하는 녹지공간이다.
도는 대상지 규모, 인접 지역의 생태, 지역 주민 수요에 맞게 설계하고, 장기적으로 균형 있는 녹색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녹색쌈지숲을 조성하고 있다.
또 공원형, 경관형 등 생태환경과 주변 경관을 고려한 도시 숲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녹색쌈지숲 조성 방향을 설정했다.
무엇보다 도는 인위적인 시설물 위주의 사업 대신 자연 친화적인 산림형으로 조성하고, 교목 중심으로 숲을 조성하되 관목·자생 화초류를 보완 식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는 초등학교 부근 어린이보호구역에 안전하고 쾌적한 통학·학습공간을 만들기 위해 자녀안심 그린숲을 신규로 조성하고 있다.
도는 2008년 14개 도시 숲을 조성한 이후 2009년 11곳, 2010년 14곳, 2011년 9곳, 2012년 13곳, 2013년 10곳, 2014년 7곳, 2015년 6곳, 2016년 15곳, 2017년 18곳, 2018년 6곳, 2019년 11곳, 2020년 13곳 등의 도시 숲을 마련했다.
△최적 유지 위한 관리 강화
제주도는 도민의 쾌적한 생활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도시 숲을 조성하는 것과 함께 도시 숲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올해 6억6700만원을 들여 도시 숲 자원조사, 가로수 실태조사, 병해충 관리 등 도시 숲 유지관리를 위한 도시녹지 관리원을 운영중이다.
이와 함께 도는 주민과 기업이 함께하는 도시녹화 운동도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 등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주민 및 기업 참여 도시 숲 조성 활성화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업 대상 홍보 설명회 등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다양한 유형의 생활권 내 녹색공간 확충 및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저감 등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도시 숲 확대를 위해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윤주형·한권·박시영·고은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