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도시에 생기 불어넣는 가로수길
[기획=숲 속의 제주 만들기] 6. 가로수 조성 및 사계절 꽃 피는 제주 만들기
자동차 매연·미세먼지 저감효과에 거리문화도 조성
단순한 도로 부속물 넘어 문화·예술·관광 요소 연출
나무와 화초 등이 어우러진 낭만 거리 만들기 박차
주요도로변 공한지도 계절별 꽃피는 도시정원 제격
제주도는 '청정'한 곳으로도 불린다. 생태계의 보고라고 평가받는 한라산과 오름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빼어난 경관은 물론 깨끗한 공기를 자랑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구 급증에 각종 개발이 이어지면서 인구 밀집 지역인 도시에는 청정한 공기보다 자동차에서 내뿜는 매연과 미세먼지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행정이 도심 자투리 공간에 나무를 심는 등 도시 녹지 면적을 넓히고 있다. 나무 한 그루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는 온난화 주범으로 평가받는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등을 흡수하는 '천연 공기청정기' 역할을 한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도로변에 심은 가로수는 매연과 미세먼지, 도심 열섬현상 등을 줄이고, 보행자에게 여름철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는 그늘도 제공한다. 가로변 화단에 핀 형형색색의 올망졸망한 화초도 삭막한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거리문화 만드는 '나무'
가로수는 대중가요 노랫말이나 시의 구절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가로수가 연출하는 도심 풍경이 익숙하고, 그런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은 어릴 적 뛰어놀았던 동네에 대한 추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동차 매연과 미세먼지, 도심 열섬 현상을 줄이기 위해 심은 가로수는 본래 목적 이외에도 '가로수길'이란 이름 등으로 '거리문화'를 만들고 있다.
제주도는 건강한 가로수의 조성·관리를 통해 도시생태계의 건전성과 도시 경관 개선 등 가로수가 '녹색네트워크'로서의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로수 조성·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가 가로수 조성·관리에 집중하는 것은 가로수가 도시 열섬 현상을 방지하고, 시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며,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만드는 기능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단순한 도로 부속물에서 문화·예술·관광 요소를 연출하는 역할·기능을 강조해 가로수를 조성하고 있다.
△차별화된 거리 조성
제주도는 도시 숲과 연계한 연결녹지로써 도시 생태계의 건강성을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가로수를 조성하고 있다.
특히 도는 가로수 조성 과정에서 나무의 생육환경과 지역적 특성 등을 고려하면서 차별화된 거리 문화 및 가로경관 연출을 위한 체계적인 수형 관리를 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제주지역 가로수 식재 구간은 제주시 324㎞, 서귀포시 399㎞ 등 모두 723㎞ 가량이다.
제주에 조성된 가로수는 상록수 4만5282그루, 낙엽수 2만7802그루 등 모두 37종·7만3115그루다.
제주에 가장 많은 가로수는 왕벚나무로 모두 1만6178그루가 식재됐다.
이어 후박나무 1만1026그루, 먼나무 1만282그루, 곰솔(해송) 3708그루, 워싱턴야자 3543그루, 배롱나무 3388그루, 담팔수 3347그루, 하귤 3224그루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가로수는 도로를 신설할 때 설계 단계에서부터 가로수 식재 공간을 반영하고, 가로수 관리부서가 지역 특성에 맞는 가로수를 선정해 식재하고 관리하고 있다.
또한 도로, 전기·통신시설, 도로 표지판 등 관련 공사가 이뤄지면 가로수 관련 공사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사계절 꽃 피는 제주
제주도는 거리문화를 만드는 가로수길을 조성하는 것 이외에도 사계절 꽃이 피는 제주 만들기 추진하고 있다.
사계절 꽃이 피는 제주 만들기를 통해 거리 곳곳에 화초를 심으면 가로수만 있는 거리가 아니라, 나무와 화초가 어우러지는 '낭만의 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와 세계환경수도로, 이에 걸맞은 꽃길이 필요한 지역 가운데 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삶의 질 향상, 고령화 등 경제·사회적 변화에 따라 여가 활용 등을 위해 경제적으로 부담이 없는 생활권 녹색 공간에 대한 도민의 수요와 참여 욕구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꽃피는 나무와 자연석, 화초류 등이 어우러진 정원형 꽃길을 조성하고 있다.
하귤, 동백, 배롱, 먼나무 등 꽃을 피우는 나무와 야생화를 조화롭게 심어 도심 속 정원을 곳곳에 마련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요도로변 공한지와 방치된 농경지를 조사해 봄에는 유채, 여름에는 장미와 해바라기, 가을에는 코스모스, 늦가을에는 메밀꽃을 볼 수 있도록 계절별로 꽃씨를 파종하고 있다.
주요도로변 공한지와 방치된 농경지는 잡풀이 무성해 도심 미관 저해는 물론 각종 해충 등이 서식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지만, 이곳을 정비해 계절별로 꽃을 피우는 공간으로 전환하면서 공터가 도민의 쉼터인 '꽃동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구좌 지역은 수국, 애월 지역은 국화, 대정 지역은 수선화, 월령 지역은 선인장, 위미 지역은 하귤 등 제주지역 읍·면·동별로 특화거리 조성을 유도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주도는 도민의 자율적 참여 정착을 위해 우수기관·단체를 선정해 시상하고,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등 사계절 꽃 피는 제주 만들기 주민 자율 참여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또 제주도농업기술센터 등 꽃 전문 생산기관과 전문가 집단을 통한 생산 및 기술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도로변 가로화단이나 공한지 등에서 꽃을 피우며 가로수와 함께 삭막한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 사계절 꽃 피는 제주 만들기 사업과 가로수 조성 사업 등에 대한 도민 사회의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윤주형·한권·박시영·고은리 기자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