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물 수준 정화 가축분뇨처리 패러다임 전환

제민일보ㆍ제주특별자치도 공동기획 악취없는 제주, 양돈산업 살길이다 3. 제주양돈농협 가축분뇨 자원화 공장

2021-10-20     김용현 기자

양돈농협 한림읍에 2020년 자원화 공장 확충 본격 가동
109양논농가 축분 하루 300t이상 처리 전체 13% 담당
제주도 환경보호 등 위해 재이용수 70%까지 높일 방침 

제주양돈농협은 지난해 한림읍에 가축분뇨 자원화 공장을 확충 본격가동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양돈농협 가축분뇨자원화공장 전경.

제주양돈농협은 지난해 한림읍에 가축분뇨 자원화 공장을 확충 본격가동하고 있다. 기존 퇴·액비 처리 개념에서 탈피, 정제액비는 물론 고밀도 정화처리를 통해 '음료수' 수준의 재이용수로 처리해 악취와 지하수 오염문제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대체 수자원으로 활용도 추진하고 있다.

△새롭게 탄생한 가축분뇨 자원화시럴
제주양돈농협(조합장 고권진)은 2020년 2월 140억원을 투입해 한림읍 상대리에 가축분뇨자원화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양돈농협은 2008년부터 가축분뇨처리시설을 가동했지만 10여년이 지나면서 시설이 노후화됐고, 증가하는 가축분뇨 처리에도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자체재원을 투입하는 동시에 제주도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시설확충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된 양돈농협의 가축분뇨자원화공장 공동자원화시설은 1일 200톤을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양돈농협 자원화 공장을 통해 하루 액비 148톤, 퇴비 22톤, 재이용수 148톤 처리하는 등 도내 발생하는 전체 가축분뇨의 13%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전에는 33농가에서 배출된 가축분뇨를 처리했지만 증설 후 신규 포함 109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1일 300여톤 퇴·액비와 정제액비, 재이용수 등으로 처리하고 있다.

양돈농협 가축 분뇨 자원화 공장은 전체 3만7361㎡ 규모로 시설 내에는 소독조, 액비 화조, 막분리조, 원수 처리조, 퇴비장, 고액분리식, 실험실, 악취저감장치 등을 갖추고 있다.

기존에는 가축분뇨를 처리한 이후 정화수를 배출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면 현재는 퇴비와 액비, 재이용수까지 새로운 자원으로의 활용을 목적으로 공장을 대대적으로 시설을 개량 및 확충한 것이다.

양돈농협은 수거해 온 가축 분뇨를 저장조에 넣고, 일정 기간 공기‧미생물 등과 혼합해 액비를 생산한다.

액비를 숙성처리하는 과정에서 악취를 최대한 억제했으며, 처리시설을 지하 또는 실내시설로 설치해 냄새가 외부로 배출되는 것을 막고 있다.

또한 지하수 오염의 주범으로 평가받는 질소 성분을 제거하기 위한 설비도 확충한 것음 물론  막여과 처리 기술을 추가해 기존 액비보다 더욱 깨끗한 정제액비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기존 정제시스템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역삼투압 방식(Reverse Osmosis)의 정화처리 장치를 도입했다. 이 장치를 통해 정제액비를 사실상 '음용수' 수준으로 완전 정제처리한 재이용수로 재탄생시켰다.

양돈농협은 가축분뇨 처리과정에서 고품질 퇴·액비 생산은 물론 악취관리에도 많은 투자와 관리에 나서고 있다. 

공장 설비 대부분은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설치해 퇴‧액비 생산(부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취 발생을 차단하고 있다. 

특히 다른 지역의 경우 악취저감시설을 화학약품으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양돈농협 공장내 악취탈취기의 경우 생물학적 방식을 도입, 친환경적으로 냄새를 잡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함께 거두고 있다.

가축분뇨 재이용수.

△가축분뇨처리 테스트베드
제주도는 기존 가축분뇨처리방식에서 탈피해 지난해 3월 양돈분뇨 관리 정책을 기존 '집중화 처리'에서 '정화 후 재이용' 방식으로 전환키로 했다.

현재 도내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 86% 정도가 숙성처리를 통해 액비로 생산한 후 목초지에 살포되고 있다. 

특히 액비살포 과정에서 미숙성 가축분뇨까지 뿌려지면서 악취를 유발하는 원인이 됐고, 특정지역에 집중살포되는 사례도 있어 지하수 오염 위험도 높은 상황이다. 반면 정화처리 비율은 14%에 그치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액비살포 방식을 점차 줄이면서 '막 여과 정제액비' 살포 30%, '정화 후 재이용'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연중 안정적인 살포 체계가 마련되고, 지하수 오염의 주범으로 알려진 화학비료 대체효과, 지하수 부족 문제 해결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양돈농협 가축분뇨 자원화공장에서 생산하는 정제 액비는 하루 200톤으로 대부분 인근 초지(715필지, 1029만4375㎡)에 살포하고 있고, 일부는 공장 내 세척수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농가들에게 무상으로 퇴액비를 제공하고 있지만 농가들이 아직도 사용을 주저하고 있고, 정제액비와 재이용수 등을  인근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지면 실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상당하다. 

역삼투압 방식으로 생산된 '재이용수'의 경우 음용수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어 농업용수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지만 법과 제도의 미비점으로 활용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현재는 재이용수를 청소용, 안개 분무용 등 정도로 사용하고 있었다.

현재 제주도의 양돈분뇨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9년도부터 자체사업으로 역점 추진하고 있는 정화처리 재이용 사업을 통해 올 8월 현재까지 1321톤의 양돈분뇨를 정화 처리했다.

이는 도내 1일 양돈분뇨 발생량 2670톤의 49% 수준으로 향후 2023년에는 7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축분뇨 처리지원사업 시행지침'에 따라 퇴비·액비화 시설로 지원된 공동자원화시설에서 정화처리하는 것은 지원목적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도는 정화처리율 향상을 위해 1일 발생량의 60% 이상 처리하는 공동자원화시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농림축산식품부에 건의했고, 그 결과 지난해 9월 제주양돈농협이 운영하는 자원화공장에서 전체 분뇨처리량의 50%를 정화 처리하도록 조건부 허용됨에 따라 현재 1일 처리용량 148톤의 정화시설을 가동하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부터 전국 공동자원화업체에서도 정화처리를 할 수 있도록 '가축분뇨처리 지원사업 지침'을 개정했다. 

양돈 농가들은 자체 정화처리된 정화수를 오수처리 시설이나 하천 방류할 수 있도록 환경 등 관련 부서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건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