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창돈사 안개분무 액비순환 등 과감한 투자해야
제민일보ㆍ제주특별자치도 공동기획 4. 악취저감 모범사례 해지음(상) 바이오커튼 미생물농법 주기적 소독 등 철저한 관리 농장서 악취 유출 막기 위한 밀폐형 사육장 리모델링 도내 양돈농가도 도입 가능 비용투입 참여 의지 관건
제주지역 뿐만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양돈악취로 인한 민원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양돈산업이 위축되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귀농바람이 불면서 양돈장 주변까지 주거지가 확대되면서 축산악취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다른 지역 양돈농가들은 지속성장을 위해 축산악취 해결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와 제민일보, 도내 양돈업계 종사자들은 지난 10월22일 경상북도 고령군 해지음영농법인을 찾아 악취관리 모범사례를 현장확인하고 벤치마킹하는 기회를 가졌다.
△단기 중기 장기 계획 수립 추진
옛 대가야의 도읍으로 잘 알려진 경북 고령군은 인구 3만 5000명 규모의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하지만 양돈 농가는 51곳으로 13만 8000여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는 등 양돈산업 비중이 높다.
경북 고령군에 위치한 해지음영농조합법인(이하 해지음, 대표 이기홍)은 전국적으로 축산악취 관리에 있어 가장 모범적인 농가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제주지역은 물론 전국의 지자체와 양돈업계 종사자들이 축산악취 저감 우수농장 견학 1순위로 해지음을 찾고 있다..
해지음 양돈장은 고품질 양돈생산과 축산악취 저감, 분뇨의 효율적 처리를 위한 관리계획이 수립됐고, 이에 맞춰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선 시설 규모와 비용, 사육 환경에 따라 단기·중기·장기 등의 계획을 세워 단계별(맞춤형) 악취저감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해지음이 추진하는 축산악취 관리 단기 계획은 양돈장 증·개축이 어렵거나 개선비용이 부담되는 농가들을 위해 시행된다.
단기 단계에선 바실리스균 또는 효모균을 사료에 첨가해 돈사내 악취저감과 돼지 건강에 집중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미생물이 함유된 물로 매일 2~3회 양돈장 내·외부 소독을 실시하고 있으며, 미생물 농도를 높일수록 악취관리에 효과적이다.
돼지 음용수에 미네랄을 투여해 관리하고 있다. 미네랄이 함유된 물을 마신 돼지는 일반 물을 마신 것보다 분뇨 배설 시 악취발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단기 계획만 철지히 이행해도 양돈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50% 이상 저감시킬 수 있다.
중기 계획은 기존 단기 대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더해 OH(오존)라디칼 안개분무 시스템과 냄새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OH라디칼 안개분무시스템은 양돈장 내·외부에 설치되며 타이머를 통해 24시간 주기적으로 가동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냄새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 악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물질들의 발생량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것으로 수치화된 악취관리 체계다.
△노후 돈사 현대화로 악취 줄여
장기 계획은 노후 양돈장 현대화를 통한 악취 저감 및 농장 환경 개선을 골자로 하고 있다.
양돈장 악취발생의 주요 원인인 슬러리돈사피트와 분뇨저장조내 험기성 발효로 생기는 악취물질 발생을 최소화하고 있다.
특히 양돈장에서 발행하는 축산악취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무창돈사로 리모델링하고 있는 것이다.
해지음은 기존 30년 이상 노후 슬레이트 경량 철골구조의 양돈장을 무창돈사, 우레탄 단열, 지붕코팅 강판을 적용했다. 또한 자돈 환기 시스템, 쿨링패드 100% 설치, 바닥과 벽체 철근콘크리트 100% 슬러리, 돈사 외벽체 드라이비트·스톤처리로 시설을 현대화 농장으로 리모델링 했다.
여기에 액비순환시스템 100% 적용, 냄새저감을 위한 'OH 라디칼' 기계설치로 자동음수급여, 퇴비사 밀폐화, 폐사축 처리기 등을 설치·도입했다.
해지움은 기존의 개방형 돈사를 밀폐형인 무창돈사를 바꾸는 동시에 실내 순환 및 정화시스템 등도 함께 갖춰 돼지사육에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악취를 최대한 저감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양돈장에서 발생한 축산분뇨를 숙성처리해 고품질의 액비를 생산한 후 주변 농가에 보급함으로써 자연순환형 농법도 확대하고 있다. 제주도가 도입한 액비순환시스템을 한층 업그래이드한 후 고령군에도 적용하고 있다.
현재 '해지움'은 고령군 등에 10여개 양돈장에서 약 4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 양돈장들은 30년 이상 노후 양돈장을 인수 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해 양돈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축산악취를 최소화하는 효과를 극대화시킨 것이다.
해지음 양돈농장이 수많은 군민들이 찾는 고령군 체육시설 인근에 위치해 있지만 현재까지 축산악취 등으로 인한 민원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해지음은 제주지역 역시 기존의 개방형 슬레이트 양돈장에 분뇨 유출 방지 시설과 단기·중기 계획을 적용할 경우 악취 제로를 실현할 수 있는 현대식 양돈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도내 양돈업계가 무창돈사, 바이오커튼, 액비순환시스템, 24시간 자동 고속발효시설, OH라디칼을 활용한 안개분무식 장치 등을 통해 고품질의 액비 생산과 악취 제어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기홍 해지음 대표는 "양돈의 핵심은 돼지의 습성을 알고,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관건"이라며 "사육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악취가 발생하며, 이를 최소화하기 농가들은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돈농가들이 악취 저감을 위한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데, 이는 생산성 향상과 직결되는 투자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가축분뇨처리와 악취해소를 해결해 지역과 상생할 수 있어야 양돈산업이 지속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