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작은 마을에서 이는 삶을 머물게 하기 위한 시도
우리는 '지방'에 산다 4. 담양군 전남 담양 도내 최대 규모 문화지구 조성 '눈길' 인구유입부터 지방세 증대 등 효자노릇 '톡톡'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은 국내 작은 도시에서 흔히 들려오는 위기다. 이에 따라 지방에서는 도시재생을 위한 다양한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인구 유치를 위한 무분별한 개발보다 가장 필요한 것은 지역의 특성을 이해하고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복지·교육·문화와 같은 것이다. 올해 지난 6월 기준 인구 5만명이 채 안 되는 조용한 도시, 전라남도 담양군에서는 지역의 고유성을 살리고 주변 자연 경관을 아우르는 문화복합단지를 조성했다. 제민일보가 도시재생 해법으로 모색해온 '지역력'의 사례를 들여다본다.
△ 전남 최대 규모 문화지구
담양군(군수 최형식)은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도시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담양읍 담빛리와 수북면 담빛리 일원에 대규모 전원택지개발사업단지 '담빛문화지구'를 조성했다.
지난해 9월 사업을 준공한 담빛문화지구는 주거 조건을 개선해 인구 순유출을 막고 '살아있는 도시'를 이뤄 최종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됐다.
지난 2014년 4월 사업을 시작해 특수목적법인인 담양대숲마루㈜를 설립하고, 2017년 공사에 착공해 지난해 9월 7일 전체 공사를 마무리했다.
지구의 명칭은 첨단문화복합단지 도시개발사업 준공에 따라 새로 부여된 것으로, 담양군이 추구하는 생태와 인문학, 문화가 융합된 담양의 이미지를 담았다.
담빛문화지구는 약 38만평(127만㎡) 규모로 전라남도에서는 가장 큰 문화지구로 꼽힌다. 현재 약 1400여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주택단지가 조성됐으며, 교육시설과 의료시설, 행정·복지시설, 커뮤니티센터, 상업·업무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최근 지구 내 유치가 확정된 페이스튼 국제학교가 설립되면 대안교육도시 담양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역을 담다
담빛문화지구의 핵심은 '자연친화'와 '지역색 보존', 그리고 '재생' 이다.
담양군은 우선 쾌적한 도로환경 조성을 위해 지구 내 전 지역을 대상으로 지중화 사업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가로등과 표지판를 제외하고 모든 통신선과 전신주 등이 철거됐다. 자전거 전용 도로를 마련해 도로와 인도를 구분해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 저탄소녹색도시 조성 계획에 따라서 빗물을 집수해 화장실용수와 조경용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빗물이용시설 설치를 적극 권장해 지구 내 들어서는 시설에 마련토록했다. 또 한 곳에서 100~200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의 폐기물 거점수거대를 설치했는데, 이동식으로 주민이 원할 경우 설치 장소를 바꿀 수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아울러 주변 산과 밭 등의 조망을 확보할 수 있게 단독주택은 낮은 층으로 설계하도록 했으며, 지붕과 외벽 등은 흰색 및 미색계열의 밝고 따뜻한 색상을 사용하도록 하면서 자연 풍광을 해치지 않고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야간경관에서도 주변 자연환경과의 관계를 고려해 건축물의 존재감을 최소화하고 자연의 빛에 순응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야관경관을 연출했다.
△경제 활성화 효자노릇 기대
담빛문화지구가 조성된 지 1년이 된 지금, 조성 목표에 한발짝씩 다가서고 있다.
담양군에 따르면 담빛문화지구에 조성된 아파트 680세대가 전 세대 취득 신고를 완료하고 주택단지에도 전원주택들이 지속해서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수요로 담빛문화지구를 통해 지방세 174억원이 신규세원으로 증대됐고, 지난해 지방세 결산액이 전년대비 37.2%로 증가한 797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꿈의 인구 5만'을 향한 인구 유입에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담양군 인구는 지난 2007년 5만441명을 끝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올해 4만6000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구 조성 이후 광주·전남을 비롯한 타 지역에서 담빛문화지구 내 공동주택으로 이사 온 입주자가 892명, 단독주택 관외입주자는 155명으로 파악되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서희 스타힐스와 대림 e편한세상 등 공동주택이 차질없이 추진된다면 군외지역 인구유입이 예상되면서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23년 개교예정인 페이스튼 국제학교 학생과 교직원 등 1000여명과 단독주택 471가구 등의 추가적인 유입요인도 고무적이다.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특색을 살려 이를 활용한 향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문성대 담양군청 투자유치과 주무관(사진)은 지방소멸을 극복하고 사람을 불러모으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 같이 밝혔다.
문성대 주무관은 "담빛문화지구 조성 계획 당시에도 주변의 산과 논·밭 등 자연환경을 최대한 해치지 않고 풍광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고려했다"며 "실제 주택 건축 때도 목조 등 친환경 소재를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3층 이상 건물을 짓지 않도록 규정해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할 때는 주민과의 협의가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주민설명회를 통해 주민과 소통하다보니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모두의 바램이 통했고 지난해 지구를 조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 주무관은 "옛날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지역색과 독특한 자연환경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제주도도 천혜의 경관을 가진 만큼 지역의 자연환경과 지역색을 보존한채 사람을 불러모을 수 있는 사업을 강구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