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트러스트호 선석 확보 요구…제주도 '난색'
선사 "앞바다서 5~6시간 대기 화물 선적 시간 부족" 도 "크루즈관광 재개 가능성 추가 선석 확보 어려움"
제주-인천 여객선 '비욘드 트러스트호'가 최근 제주항 선석 부족으로 운영난을 겪고 있다며 추가 선석 확보 등을 요구했지만 제주도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인천해양수산청이 제주와 인천 항로를 오가는 제주항 내항 정기여객선 비욘드 트러스트호의 제주항 크루즈선 부두 임시 사용 방안 등을 제안했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길이 170m, 너비 26m, 높이 28m의 2만7000t급 카페리로,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제주-인천 뱃길이 끊긴 7년만인 지난해 12월 운항을 재개했다.
제주도는 비욘드 트러스트호를 대형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제주항 연안여객터미널 4부두와 국제 6부두에 배정했다. 현재 모두 5척의 여객선이 해당 선석을 이용하고 있다.
선사 하이덱스스토리지㈜에 따르면 당초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기존 제주항 선석을 이용하는 선박의 선석 이용시간을 방해하지 않는 조건으로 인천해양수산청으로부터 선박 면허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현재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오전 9시30분 제주항 입항한 후 선석을 비워야 하는 오후 12시부터 5시30분까지 제주항 앞바다에서 대기하다 다시 제주항에 들어와 출항하고 있다.
평일 기준 4시간, 주말 기준 5시간 안에 화물 작업을 끝마쳐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차별 화물 운송량은 평균 500~600t으로 적재용량 3500t의 14~17%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선사 측은 "운항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화물 작업 시간이 촉박하고 선원 피로도도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 최근 유가 상승으로 기름값도 연초 대비 2배 정도 부담하고 있어 적자 누적 등이 계속되면 앞으로의 운항 계획이 불투명하다"며 제주항 선석 조정 또는 추가 선석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제주항에 대형 선박이 이용할 수 있는 부두가 한정돼 있다"며 "크루즈항의 경우 관세청에 보세구역 해제를 요청해야 하는 등 절차가 필요하고, 지난달말 해양수산부가 단계적으로 크루즈선 운항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무하선 입항을 시작으로 크루즈관광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어 사용 허가가 어렵다"고 말했다.신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