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과원 환경 파악 고품질 생산 기본
[제주 감귤 미래 50년 일구는 선도 농업인 / <2> 김진성 농가]
영양제 선택 기준 설정 필요
예비지설정·해거리방지 강조
농가 환경별 피복 시기 달라
수차례 구분 수확 가격 좌우
김진성 농가는 노지에 성목이식을 한 나무에서 타이벡 설치를 통한 철저한 물관리로 매년 해거리 현상 없이 고품질감귤을 생산하고 있다.
김 농가는 고품질감귤 생산 비법은 다름 아닌 농업인의 열정과 지속적인 노력이므로 각 과원의 환경과 나무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분석해 시기와 환경에 알맞은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영양제·유기질비료 선택 신중
김진성 농가는 영양제 선택은 기준을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반 관행재배 농가와 받는 가격이 비슷한데도 주변의 고품질감귤을 생산하는 농가가 쓰는 고가의 유기질비료나 영양제 등을 사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평균적인 가격을 목표로 한다면 그에 맞는 비료나 영양제, 시비횟수 등을 정해 비용 절감에 중점을 두고, 고품질감귤을 생산하고자 한다면 엽면시비 횟수를 늘리고 그 시기에 맞는 영양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분마다 나무가 필요로 하는 시기가 다른 만큼 양분별 함량표시를 고려하고, 미량원소 기능까지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컨대 질산칼슘이라도 5월은 질소함량이 높은 걸 고르지만, 여름으로 갈수록 질소함량은 낮고 칼슘함량이 높은 것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해거리현상 방지 중요
3, 4월은 감귤나무 전정 시기다. 김진성 농가는 전정은 해거리현상을 방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농작업임을 강조한다.
고품질감귤을 생산해서 좋은 가격을 받고 평년 이상의 고수익을 올리더라도 이듬해 해거리 현상으로 감귤이 열리지 않으면 큰 손해를 입는 것과 다름이 없다.
고품질감귤 생산으로 높은 가격을 받는 농가일수록 해거리현상에 따른 소득편차는 더 크다.
해거리현상을 극복하는 건 당장 고품질감귤을 생산하는 것만큼 중요하고, 따라서 과원의 환경과 토양상태, 나무의 생육상태 등을 면밀히 살피길 권한다.
자기 과원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그 에 맞는 영양공급과 물관리, 예비지 설정 등 적절한 재배법을 도입해 해거리현상을 극복하고 꾸준한 소득을 올릴 수 있다.
특히 해거리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 한 건 예비지를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열리고 올해도 꽃이 핀 나무는 예비지설정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지만, 해거리로 지난해 열매가 안 열려서 올해 꽃이 많이 핀 나무는 해거리 방지를 위해 예비지가 많이 필요하다.
김 농가는 예비지설정 전정을 하기 적당한 시기로 4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를 꼽는다.
꽃이 핀 상태를 보면서 예비지설정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일부 농가에서는 3월에 예비지설정 가지 훑기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너무 일찍 가지를 훑으면 순이 나면서 꽃도 함께 나오는 경우도 많아 4월 중순 무렵 시작하는 게 적당하다고 전한다.
△환경별 타이벡 피복 시기 고려
장마가 시작되는 6월에는 보통 타이벡 피복을 시작한다. 조금 이른 5월 설치하는 농가도 있고, 8월 이후에 피복하는 농가도 있지만 6~7월 피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타이벡 설치의 기본 개념은 나무에 수분 공급을 차단하는 등 인위적으로 악조건을 형성하는 것이다. 수분 스트레스는 양분 저장을 열매에 응집시켜 당도를 높여준다.
김 농가는 그렇다고 해서 타이벡 피복으로 고품질감귤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며, 엽면시비를 이용한 양분공급과 적절한 수분공급 등 과원관리를 철저히 하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강수량은 물론 본인의 과원 상태, 지역의 환경적 여건, 나무 상태나 착과량 등을 참고해 설치시기를 정할 것을 권한다.
나무의 영양 상태가 나쁘거나 착과량이 많은 나무에 일찍 피복하면 수분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해 나무가 시들 수 있고, 평지거나 물빠짐이 나쁜 과원은 경사지 과원보다 일찍 까는 게 좋을 수 있다.
영양상태가 좋고 튼튼한 나무가 많은 과원은 수분 스트레스도 잘 이겨내는 만큼 일찍 깔아서 당도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수확까지 노력 고품질 좌우
10월부터 수확기까지 농가에 한가한 시기가 찾아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김진성 농가는 이 시기 농가의 정성과 노력이 고품질감귤을 좌우한다고 전한다.
또 11월 이후에는 품질이 거의 완성된 만큼, 이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품질 관리에 소홀해 물을 과다하게 공급하면 부피과 발생률이 높아지는 만큼 알맞은 수분 공급을 통해 부피과를 예방해야 한다.
부피과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10월부터 착색이 이뤄지면 엽면시비를 통해 염화칼슘을 공급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양분공급으로 튼튼히 자란 감귤은 악조건에도 부피과 현상을 이겨낼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감귤은 작은 날씨 변화에도 부피과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
육성 후 수확때도 거듭 신경 써야 원하는 가격을 받을 수 있다.
김 농가는 수확하기 전 나무를 전수조사해 당도와 산도를 확인, 나무별로, 열매 상하 위치별로, 겉과 속 등으로 구분해 수확한다.
감귤 출하시 한 상자에 담긴 귤의 맛이 들쭉날쭉하면 제값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꾸준히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서는 한 번에 많은 물량을 출하하기보다는 일정한 수준의 물량을 꾸준히 출하하면서 높은 경락가격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정성을 다해 기른 감귤이라면, 그만큼의 정성을 더해 수확하는 것 까지가 고품질감귤을 출하하는 비법이다. 김수환 기자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으로 진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