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해결...성평등 문화 선행돼야"

[2022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 11. 제주 중앙고등학교 2학년 9반

2022-07-26     홍진혁 기자

저출산 고령화 심화, 출산율 세계 꼴찌

경기침체, 지방소멸 등 사회 문제 야기

다양한 가정 인정, 육아휴가 확대 도입

제민일보사(대표이사 사장 양치석)와 제주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2022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가 지난달 24일 제주 중앙고등학교 2학년 9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오승희 인구교육 전문가는 '인구변화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며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외국의 사례 등을 소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모색했다. 강의는 실시간 화상회의(ZOOM)를 활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한민국은 출산율 세계 꼴찌

"대한민국은 2018년부터 인구절벽(Demographic Cliff)에 직면할 것"

오승희 인구교육 전문가는 미국의 경제학자인 해리 덴트(Harry Dent)의 말을 인용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인구절벽은 국가 인구 통계 그래프에서 급격하게 하락을 보이는 구간을 비유한 언어로, 소비와 노동, 투자의 주체인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한다.

오 전문가는 "2021년 기준 대한민국의 '대체출산율'(현재의 인구 규모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생아 수)은 2.1명인 반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4명"이라면서 "이는 전세계와 비교해도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 문제 야기

오 전문가는 이날 강의에서 우리나라와 외국의 저출산 고령화 속도를 비교하는 시각 자료를 학생들에게 제시하면서 이해를 도왔다.

시각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18년으로 프랑스(115년)보다 약 100년이 빠른 수치다. 다른 국가의 경우에는 일본 24년, 독일 40년, 미국 72년 등이다.

특히 2019년 기준 OECD 주요국 합계출산율의 경우 한국은 0.92명으로, OECD 평균 1.61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오 전문가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 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사례를 들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오 전문가는 “일본의 경우 이미 경기 침체와 노인 소외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안고 있다”며 “특히,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일본보다 빠른 상황으로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출생아 수가 계속 줄어든다면 학령인구 감소, 노동력·병력자원 부족, 사회보장 부담 증가, 재정수지 악화 등 다양한 사회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며 "이미, 지방에서는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소멸이 현실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국가 성평등 정책 배워야

오 전문가는 핀란드와 프랑스, 노르웨이 등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국가들을 소개하며 대안을 모색했다.

시각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이들 국가의 출산율은 핀란드 1.53명, 프랑스 1.85명, 노르웨이 1.68명 등을 기록했다.

오 전문가는 “핀란드와 프랑스가 적정 출산율을 유지할 수 있는 공통점으로 미혼모 가정, 한부모 가정, 입양 가정, 외국 이민자 가정, 동성애 가정(핀란드) 등 다양한 가정의 형태를 인정하고 지원하는 데 있다”며 “특히 프랑스의 경우 출산 전·후의 삶이 비슷한 데, 이는 성적으로 평등한 사회 문화가 정착해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르웨이의 경우에는 1956년부터 도입된 ‘출산휴가 및 부모휴가 제도’가 효과를 보이는 것 같다”며 “특히 출산율 제고가 목적이 아닌 생활의 질 개선을 목적으로 정책을 추진한 결과로 보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육아휴직 등이 보장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홍진혁 기자